[아이티데일리] 암호화폐 가격의 변동성은 주식시장보다 심하다. 암호화폐 시장은 짧은 역사 속에서 여름의 폭염과 겨울의 혹한 사이클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부침을 거듭해 왔다. 지금의 침체 직전의 겨울은 2018년 초 시작돼 약 2년 반 지속됐다.

암호화폐 대장 비트코인. 사진=유튜브
암호화폐 대장 비트코인. 사진=유튜브

지난 3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 와중에 암호화폐의 대장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4만 8000달러 고점에서 약 2만 1000달러까지 급강하했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번에 암호화폐 시장에 찾아온 겨울철 혹한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운용자산이 10억 달러를 넘는 암호화폐 펀드 ‘일렉트리컬 캐피털’의 아비찰 거그 파트너는 “암호화폐 시장은 향후 2년은 거친 시기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암호화폐 시장의 장래에 대한 낙관론은 버리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새로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진입이 이어지면서 우수한 창업자들을 만날 기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워런 버핏이 가치 투자에 집중하면서 암호화폐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단언하는 것이나, 빌 게이츠가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낸 것과는 상반되는 견해다. 여전히 암호화폐 신봉자들은 시장의 미래를 낙관한다.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조정 국면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일론 머스크도 같은 논리다.

페이스북 구글 등 빅테크의 간부들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신규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올해 가격 폭락으로 거의 전부 원금을 까먹고 있다. 이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암호화폐 예찬론자와 마찬가지로 거시경제 관점에서의 경기 하강이다.

암호화폐 시장이 거시경제상 침체 또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에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암호화폐 시장으로서는 큰 도전이기도 하다. 비트코인이 탄생한 시점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끝나기 직전인 2009년 초였다.

암호화폐 투자회사 해크VC의 알렉스 팩 파트너도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겨울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최소 2년을 버틸 수 있는 여유 자금은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 붕괴로 대형 암호화폐 대출기업 셀시우스의 안정성도 흔들리고 있다. 셀시우스는 지난 13일 공개한 블로그에서 인출 및 계좌 간 자금이동을 일시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셀시우스의 지불능력을 의심하게 됐다.

그러나 불안감이 팽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2018년 시작된 암호화폐 시장의 침체보다는 지금이 더 나아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2018~2019년에는 많은 투자자와 개발자 사이에 암호화폐 가격이 더 이상 2017년 고가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2019년의 불안은 비트코인 가격이 2020년 12월 3년 전 가격을 넘어서며 2만 달러를 돌파했을 때 해소됐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지금은 암호화폐 시장의 기초가 닦여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반이 공고하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위축은 금융의 어느 분야에서나 겪는 일이기 때문에 암호화폐만의 고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암호화폐 가격이 회복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투자자도 있다. 브로커 기업인 지니시스의 조슈아 림 책임자는 "일단 현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돼 활기를 찾으면 비트코인 시세도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암호화폐 재무모델링 전문가들도 "암호화폐와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는 향후 12~18개월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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