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미래 메타버스의 문화 중심지는 할리우드나 실리콘밸리에서 5000km나 떨어진, 미국 동해안 버몬트주의 한 창고 안이 될지도 모른다. 스타트업 슈퍼플라스틱(Superplastic) 창업자 폴 버드니츠(Paul Budnitz)와 그의 팀이 지난 5년간 만들어낸 디지털 캐릭터는 여명기에 있는 웹3 공간에서 수십억 달러의 기회를 끌어모으고 있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메타버스 비즈니스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슈퍼플라스틱의 디지털 캐릭터들. 사진=슈퍼플라스틱
메타버스 비즈니스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슈퍼플라스틱의 디지털 캐릭터들. 사진=슈퍼플라스틱

현재 54세의 시니어 기업가 버드니츠가 설계한 메타버스 공간과 기발한 캐릭터들은 이미 수백만 명의 팬을 SNS로 확보했다. 캐릭터는 NFT(대체불가능 토큰)로 발행돼 이미 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패리스 힐튼이나 구찌와도 콜라보하고 있다.

버드니츠는 회사가 “성장하는 캐릭터들이 만드는 우주”라고 말한다. 슈퍼플라스틱은 NFT가 유행하기 전인 2020년 첫 캐릭터를 데뷔시키며 디지털과 현실 세계 사이를 넘나들었다. 일찍부터 가상공간 비즈니스를 개척해 온 것이다.

홈페이지에 등장하는 고양이 같은 캐릭터 잰키는 팝컬처와 스니커즈를 좋아하고, 허세 부리는 성격으로 알려진 토끼 구기몬은 공포영화와 패션에 열중한다. 그리고 가상 래퍼 데이지는 테크와 e커머스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슈퍼플라스틱은 2018년 창업 자금을 모금해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후 구글벤처스, 인덱스벤처스 등 대형 벤처캐피탈에 더해 애슈턴커처, 저스틴 팀버레이크, 더 체인스모커스 등 셀럽들로부터 현재까지 총 4600만 달러(약 600억 원)를 조달했다. 버드니츠는 최근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과 일본 소니, 홍콩의 애니모카브랜즈, 그리고 구찌와 발렌시아가의 모회사인 켈링으로부터 추가로 4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아마존으로부터의 조달받은 자금은 장편 프로그램과 코믹을 개발하는데 투자됐다. 소니는 아시아에서 슈퍼플라스틱의 콘텐츠 전송을 고려하고 있다. 홍콩 애니모카는 이미 NFT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다. 켈링도 산하 브랜드 구찌가 슈퍼플라스틱과 협업한 NFT를 선보였다.

버드니츠는 2002년 완구와 엔터테인먼트 회사 키드로봇을 설립하고 2013년 회사를 매각한 바 있다. 그는 2014년 광고가 없는 SNS 플랫폼 '엘로우'를 공동 창업했고, 10년 전에는 벌링턴에서 자전거 가게 '버드니츠 바이클리스'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문을 닫았다.

슈퍼플라스틱의 캐릭터는 1913년부터 1944년까지 신문에 연재된 만화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전신인 키드로봇(KidRobot)은 10년 넘게 다양한 프로그램 및 브랜드와 협업해 심슨스, 아이언맨, 사우스파크 등의 피규어를 만들어냈다. 또 폭스바겐과 루이비통, 나이키, 버튼 상품을 취급헸다.

버드니츠는 IP(지적재산권)를 가장 핵심적인 자산이라고 지적한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품이나 아이디어를 대기업에 팔면 그 기업만 이익을 독차지해 비즈니스를 망치게 된다“는 것이다.

아바타와 디지털 셀럽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밥 아이거 전 디즈니 CEO가 3D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지니스에 출자하고 임원으로 취임한다고 발표했다. 또 할리우드의 대형 에이전시는 BAYC와 Meebits 등 인기 NFT에서 탄생한 캐릭터 매니지먼트를 통해 독자적인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갖게 됐다.

최근 메타버스와 함께 디지털 상품이 급부상하면서 버드니츠는 지금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에서 버드니츠는 예술,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등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창의적인 천재’로 불린다.

슈퍼플라스틱 캐릭터 팬들은 영화와 음악뿐 아니라 메타버스 세계에서도 이들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슈퍼플라스틱은 메타버스 세계에 디즈니월드를 만들 유력한 후보자이며 버드니츠 스스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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