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애플이 지난 4월 말 발표한 2분기(회계연도 기준) 실적은 우수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해 1~3월 분기로서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올 가을 출시될 예정인 아이폰14 시리즈의 전 세계 시판 가격이 환율과 공급망 문제 등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애플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애플에게 올해는 경영 측면에서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애플
애플에게 올해는 경영 측면에서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애플

투자은행인 레이먼드 제임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크리스 카소(Chris Caso)는 “현재의 달러 환율이 가을까지 지속될 경우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해 각국에서 판매하는 하드웨어 가격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과거의 유사한 사례와 데이터를 검토해 보면, 하드웨어 가격의 상승은 수요에 마이너스의 영향을 주었고 결과적으로는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애플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가격은 각각 1099달러와 1199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아이폰13 시리즈보다 100달러 높은 가격이다. 여기에 699달러짜리 아이폰13 미니 대신 투입되는 6.7인치 대화면 스마트폰인 아이폰14 맥스는 이전 모델보다 최대 300달러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300달러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크게 부담되는 금액이다.

아이폰 가격 인상은 새로운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신규 또는 교체 수요를 폭발시키며 아이폰 매출을 견인했던 종래의 사례와 반대로 아이폰 매출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금까지의 아이폰14 관련 유출 정보로 미루어 보면 매출 둔화로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디자인 면에서 보면 아이폰14 프로 및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디스플레이 상단에는 둥근 구멍과 가로로 긴 구멍 등 '두 개의 구멍'이 마련되며, 화면 네 모서리는 완만하게 둥근 커브를 형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형은 카메라 모듈 등을 제외하면 종전의 모델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기본 모델가 프로 모델 사이의 가격차를 벌리겠다는 애플의 전략이 달러 강세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가격이 전체적으로 상승하면 아이폰14 기본형이든 아이폰14 맥스 모델이든 매출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이폰14와 아이폰14 맥스는 모두 아이폰13 모델과 동일한 A15 칩을 탑재할 전망이다. 최신형 A16 칩은 아이폰 프로 시리즈에만 탑재된다. 게다가 카메라나 디스플레이의 리프레쉬레이트(디스플레이가 1초에 최대 몇 프레임의 영상을 고쳐 쓸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단위는 Hz(헤르츠)다)도 아이폰 13시리즈와 같고 디자인도 거의 다르지 않다. 즉 아이폰14 맥스가 대화면을 내놓는 것을 제외할 경우, 이 두 기종은 지난해 모델에서 거의 진화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도 가격은 상승한다.

새로 발표되는 아이폰14의 경우 화면이 큰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높음을 반영할 경우 아이폰14 맥스는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밖의 다른 모델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분위기가 월스트리트에 퍼지고 있다. 환율은 애플로서도 불가항력이기 때문에 애플은 그다지 좋지 않은 타이밍에 아이폰14 시리즈를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의 애플 주가의 하락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빅테크 전체적인 고민이지만 애플은 아람코에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도 내 주었다. 일시적이라고 해도, 전 세계 각국의 인앱결제 견제와 빅테크에 대한 규제 등을 감안할 때, 특별한 반전의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녹녹치 않은 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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