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산업 및 해외 클라우드 비즈니스 확장 ‘집중’

[아이티데일리] KT, NHN, 네이버 등 국내 IT 대표기업 3사가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사활을 건다. 네이버에 이어 KT와 NHN도 각각 클라우드 독립 법인을 설립하며 클라우드 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각 사명은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다. 이들 기업 모두 사명에 ‘클라우드’를 넣음으로써 해당 분야 비즈니스에 전사 역량을 쏟겠다는 것을 부각하고 있다.

아울러 이 기업들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구체적인 클라우드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대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 3곳의 올해 클라우드 비즈니스 전략을 조명해봤다.


CSP 3사, 공공 클라우드와 글로벌 비즈니스 ‘총력’

네이버클라우드, KT, NHN은 국내 대표 CSP로 손꼽힌다. 이 기업들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클라우드(GCP) 등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가능한 많은 자본과 기술 전문인력을 투입해 클라우드 역량과 시장 경쟁력을 기르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 모두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산업군으로 공공 산업을 낙점하며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외국 CSP들은 정부에서 요구하는 서비스 제공 기준인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충족할 수 없어,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공기관에 공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의 CSP가 모두 빠진 상황에서 공공부문 클라우드 시장 경쟁 상황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SaaS 지원 사업 등 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많지만, 이 중에서도 행정안전부의 ‘정보시스템 클라우드 통합‧전환 사업’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이번 사업은 국내 정부의 정보시스템 10,009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국내 CSP는 거대한 예산과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클라우드와 KT, NHN은 행정안전부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1, 2, 3차로 나뉘어 발주됐던 1차년도 사업 성과를 보면, 전환 시스템 수로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전체의 42%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KT와 NHN은 각각 23%를 차지하며 동률이었다. 다만 전환 기관의 수를 비교할 경우 NHN이 14곳, 네이버클라우드 12곳, KT 12곳으로 대동소이했다. 올해도 CSP 3사는 행정안전부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비롯해 공공기관에서 쏟아져 나올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CSP 3사는 해외 클라우드 비즈니스 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KT클라우드의 경우 기존부터 강점을 보유했던 클라우드 IDC 사업을 해외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클라우드 IDC 사업 특성에 맞게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사업 성장을 위한 제휴와 투자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NHN클라우드는 회사가 보유한 오픈소스 역량을 십분 활용해 해외 시장 진출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NHN 관계자는 “최근 온프레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이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그 핵심으로 오픈소스의 활용이 손꼽히고 있다”면서, “벤더 종속성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NHN클라우드는 이 부분에 집중하고자 한다. 최근 오픈소스의 대표 주자 CNCF로부터 인증받았고, 다양한 조사기관에게 제품 경쟁력도 인정받았다. 이러한 오픈소스 역량을 녹여낸 클라우드 서비스로 해외 시장에서 다양한 CSP들과 경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글로벌에 위치한 리전을 국내 리전 수준까지 고도화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고객사 확보에 돌입한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지난해 간담회에서 공개했던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CSP 톱3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우리는 꾸준히 해외 리전의 품질을 고도화하기 시작했다”면서, “국내에서 개발하는 모든 SaaS, PaaS, IaaS, AI, ML, 고성능 컴퓨팅 등 다양한 서비스 상품을 해외 리전을 통해 공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클라우드, 클라우드‧IDC 사업에 집중…“‘AI 풀스택’ 사업자 되겠다”

4월 1일 공식 출범한 KT클라우드는 기존 축적해왔던 클라우드 IDC 사업에 집중하면서 AI로 확장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비즈니스는 KT에서 클라우드‧IDC 사업추진실장을,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에서 협회장을 겸임하는 윤동식 부사장이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번 KT클라우드는 기존 KT에서 추진해왔던 클라우드·IDC 사업부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됐다. 강남, 여의도 등 주요 IDC를 포함한 자산을 KT클라우드로 포함시켰다. 지분은 KT가 100% 보유하는 구조다.

KT클라우드는 ‘클라우드 IDC’와 ‘AI 클라우드’에 역점을 뒀다. 국내 클라우드 IDC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16%를 기록, 2025년 11.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디지털 인프라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KT는 클라우드 IDC 사업의 별도 법인화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KT클라우드 윤동식 대표 내정자
KT클라우드 윤동식 대표

KT클라우드는 2026년까지 매출 2조 원 규모의 DX 전문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공공부문, AI 클라우드, 해외 IDC 진출 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먼저 KT클라우드는 행정안전부에서 발주한 8,680억 원 규모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KT클라우드는 공공기관에게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공공분야 전담 사업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치열한 공공 클라우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KT클라우드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클라우드’에도 집중한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말 출시한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 서비스를 필두로 AI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고 AI 플랫폼과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향후에는 초대규모 ‘GPU 팜’과 ‘전용 AI 반도체 칩’도 개발해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동시에 제공하는 ‘AI 풀스택’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KT클라우드는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운용사 등과 협력해 2024년까지 대규모 IDC도 공급할 예정이다. 글로벌 사업자와 제휴해 해외 연결 서비스를 확장하고, 우즈베키스탄 등에 IDC 구축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글로벌 IDC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NHN 클라우드, AI 특화 클라우드로 해외 사업 확대한다

KT클라우드와 마찬가지로 4월 1일 공식 출범한 NHN 클라우드는 AI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NHN 클라우드는 사업 현장 속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을 위해 백도민, 김동훈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두 대표는 클라우드 시장의 높은 이해도와 경험을 바탕으로 NHN의 클라우드 사업 초기부터 전 과정을 함께하며 협업을 이어왔다. 백도민 대표는 회사의 목표 수립, 비전 공유, 인재 선발 및 직원 소통 등을, 김동훈 대표는 사업본부장을 겸임한 사업 전반의 전략 수립 및 수행 총괄 등을 담당한다.

백도민 NHN 클라우드 공동 대표
백도민 NHN 클라우드 공동 대표

NHN 클라우드의 올해 비즈니스 초점은 AI 기술력을 접목한 ‘AI 특화 클라우드’ 상품군을 통해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는데 맞춰졌다. NHN 내 클라우드 사업과 AI 사업을 통합해 분리된 NHN 클라우드는 IaaS, PaaS, SaaS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전 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NHN 클라우드 내 ‘AI 본부’는 지난 2015년부터 AI 패션(FASHION), 얼굴인식 등 NHN의 AI 서비스 및 연구 전반을 이끌어온 박근한 본부장이 맡는다.

아울러 NHN은 김해, 순천 등 지역에 IDC를 순차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인프라 기반을 확보하고, NHN R&D센터, NHN아카데미를 중심으로 특성화 산업을 유치해 지역 사업의 브레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글로벌 지역에도 IDC를 늘릴 예정이다. NHN이 겨냥하고 있는 지역은 동남아로, 2019년에 구축한 일본, 북미 리전에 이어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IDC를 구축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해 11월 간담회를 개최하며 올해에도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정조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출처: NHN)
지난해 11월 간담회를 개최하며 올해에도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정조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출처: NHN)

마지막으로 NHN은 글로벌 기술 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오픈스택(OpenStack) 기반의 기술 경쟁력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NHN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빠르게 개발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오픈스택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NHN은 단순 투자를 넘어 AT&T, MS, 메타 등 글로벌 기업이 함께 하는 글로벌 재단 오픈 인프라 재단(OIF), 리눅스 재단,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재단(CNCF)에도 참여하고 있다.

백도민 NHN 클라우드 공동대표는 “NHN 클라우드는 오랜 기술력과 솔루션 완성도, 그리고 서비스 경험 등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시장 내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위해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적극적인 투자 유치 및 전략 파트너십 구축, 글로벌 MSP 사업 확대 등을 통해 국내·외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 해외 리전 고도화 및 서비스 상품 확대 집중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 대표 CSP 3사 중 가장 먼저 클라우드를 분사한 기업이다. 2009년 네이버는 클라우드를 비롯해 B2B IT 관련 사업을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으로 통합‧분사했고, 이어 2020년 10월에는 네이버클라우드로 브랜드를 바꿨다. 이처럼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일찍이 초점을 맞춰온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앞서 네이버클라우드의 김태창 사업총괄은 “국내 시장 1위는 아마존웹서비스(AWS)지만, 2위는 네이버클라우드다. 이제 더 이상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경쟁은 끝났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와 경쟁하는 단계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2위를 확실히 굳히고,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 전체에서 톱3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올해 클라우드 비즈니스 방향은 크게 △공공 클라우드 시장 세 확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리전과 클라우드 상품 포트폴리오 고도화 △중소기업 SaaS 전환 지원 등 3가지다.

먼저 네이버클라우드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 굳히기에 돌입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 과기정통부와 NIPA에서 진행하는 ‘클라우드 이용지원 사업(바우처)’에 공급기업으로,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에서 5개 산업군 클라우드 공급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네이버클라우드 측 관계자는 “올해로 3차를 맞이한 클라우드 플래그십 사업에서 1, 2차 때는 3곳의 CSP가 모두 균등하게 사업을 나눠 수행했다. 하지만 올해 3차 사업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만 5곳 산업군 전체를 담당하고 있다”면서, “NIPA가 한 곳의 사업자만 선정했다는 의미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지난 1, 2차 사업을 월등히 수행해왔기 때문이라는 증거다. 플래그십 사업의 지원을 받았던 기업들의 우수한 평가도 한몫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공공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서 1차년도 정보시스템의 42%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며 가장 많은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클라우드 전환 기관수도 12곳으로 1위인 NHN과의 차이는 2곳뿐이었다.

다음으로는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리전과 클라우드 서비스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주력한다. 올해 네이버클라우드의 주된 비즈니스 목표 중 하나는 해외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에 위치한 리전의 기능을 고도화하고자 한다. 이를 위한 HW적인 투자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네이버클라우드의 모회사인 네이버에서 개발한 ‘클로바’, ‘파파고’ 등 AI 특화 서비스도 클라우드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꾸준히 클라우드 상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해외 리전에서도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부터 해외에서도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SaaS N 프로그램’ 개요 (출처: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의 ‘SaaS N 프로그램’ 개요 (출처: 네이버클라우드)

마지막으로 네이버클라우드는 중소기업들의 SaaS 전환도 지원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aaS N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SaaS로 전환하는 것부터 해외진출 지원, 비즈니스 기회 발굴, 마케팅까지 전반적으로 지원한다. 실제로 웨인힐스벤처스, 옴니어스, 비즈니스캔버스 등 3개 기업이 네이버클라우드를 통해 SaaS 전환에 성공했고, CES 2022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3가지 비즈니스 방향성을 수립한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 매출로 지난해 기록한 3,800억 원의 2배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내 대표 CSP 3사는 그간 외국 CSP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이번 CSP들의 클라우드 법인 분사는 외국 CSP들과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CSP 3사 중 어떤 기업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지, 또 더 나아가 클라우드 시장 경쟁 구도를 어떻게 재편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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