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선두를 달려 온 넷플릭스가 이상 징후를 보인다. ‘오징어 게임’의 대 흥행에 이어 최근 ‘소년심판’이 다시 글로벌 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K-콘텐츠로 대박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하다.

넷플릭스가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넷플릭스가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지난 1월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신규 가입자가 대폭 줄어들어 2021년 연간 신규 가입자가 1820만 명에 머물렀다. 2020년의 경우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는 무려 3600만 명이었다.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은 전년보다 더욱 줄어들어 250만 명 정도로 예상한다. 비관론자들은 기존 고객 중 이탈자 증가로 이마저도 위태롭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야심차게 내놓은 게임 서비스도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여기에 디즈니플러스 등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으로 넷플릭스의 고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 주가는 올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1월 실적 발표와 함께 무려 20% 이상 폭락한 데 이어 현재까지 회복을 하지 못하고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달 14일에는 주가가 더 떨어져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투자자들은 경쟁의 격화, 가입자 수의 정체, 비용 상승에 직면한 넷플릭스 전망을 어둡게 보고 주식을 계속 팔고 있다.

넷플릭스 주가는 14일 3% 가까이 하락해 331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약 700달러에서 50% 이상 떨어진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시점인 2020년 3월 20일의 종전 최저치 333달러 마저 밑도는 가격이다. 15일의 경우 343.75달러로 다소 회복했지만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넷플릭스의 현재 주가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와 가정에서의 가입자 급증, 회사 실적 호조에 따른 상승분을 모두 잃어버린 수준이다. 봉쇄 시작 무렵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넷플릭스 주가는 가정에 발이 묶인 직장인과 학생이 대거 늘어난 2020년에 60% 이상 뛰었다. 이듬해에도 11% 상승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급전직하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스트레인저 싱스’ 등 자사 오리지널 콘텐츠의 스트리밍 전송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이나 ‘배트맨’ 등 넷플릭스가 제작하지 않은 극장 개봉작들이 더 큰 대박을 터뜨렸다. 앞으로도 극장으로 이동하는 영화 팬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로서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넷플릭스 역시 최근 결산 발표 자리를 통해 스트리밍 업계에서 애플TV,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등 라이벌들과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제작비 상승과 맞물려 넷플릭스는 미국․캐나다는 물론 한국 등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월정액을 인상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 인상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는 것. 기존 고객의 이탈 기미도 뚜렷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악재다. 러시아에서의 서비스 중단이 실적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분명하다. 미국에서는 기준금리가 인상된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증시에서는 빅테크 주식에 대한 폭넓은 매각세가 엿보인다. 넷플릭스 주가도 그 여파로 하락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포브스지는 월스트리트에서 넷플릭스에 대해 가장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웨드부시증권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패치터가 최근 투자자 노트에서 “넷플릭스 주가가 단기간에 회복될 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동영상 스트리밍 분야의 선구자 위치를 활용해 구축한 탄탄한 사용자 기반은 경쟁 우위에 있다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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