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당 최대 400만 원 상당 바우처 제공, 비대면 서비스 도입 가속화
올해 6만 개 기업 추가 지원으로 비대면 대표 제품 수요 증가 기대

[아이티데일리] 지난 2020년은 코로나19(COVID 19)로 인해 모든 산업계가 큰 변화를 맞이한 한 해였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택근무의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이를 위한 다양한 IT 제품과 기술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코로나 특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국내 기업들이 강제적인 재택근무로의 전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비대면 바우처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해당 사업은 중소기업들이 화상회의, 재택근무, 에듀테크, 네트워크‧보안 등 비대면 환경 구축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들을 손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기업당 최대 400만 원(자부담 10%)의 바우처를 지원해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비대면 바우처 사업, 한 달 만에 4만 개 기업 지원

중기부는 먼저 지난해 8월 13일부터 24일까지 비대면 바우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공급기업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총 613개사가 신청해, 약 한 달에 걸친 요건 검토와 전문가 평가, 수요자 체험평가 등 3단계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361개사가 서비스 공급기업으로 선정됐다. 1개 공급기업이 최대 3개 서비스까지 제공이 가능해 총 407개 서비스가 제공 대상이 됐다. 서비스 공급기업들은 중기부가 마련한 ‘K-비대면 바우처 플랫폼(www.k-voucher.kr)’에 자사의 서비스를 등록함으로써, 수요기업들이 단일한 채널에서 필요한 비대면 서비스들을 손쉽게 확인하고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 바우처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K-비대면 바우처 플랫폼’에 접속해 수요기업으로 신청하면 된다. 수요기업 신청 및 선정, 비대면 서비스 카탈로그 제공, 바우처 사용 및 결제 등 모든 과정을 플랫폼 상에서 비대면‧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다. 채무 불이행, 국세‧지방세 체납 등 지원제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누구나 수요기업으로 신청 가능하다.

공급기업들이 선정되고 비대면 서비스들이 등록되기 전부터 약 5천여 개 중소기업들이 신청하며 원격‧비대면 서비스 도입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높은 수요를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10월 5일부터 본격적으로 비대면 바우처 지원사업이 실시되자 일 평균 1,500개 이상의 수요기업이 집중됐다. 수요기업들의 요구에 따라 ▲대표자 개인의 채무불이행에 의한 신청 제한요건 제외 ▲중소기업 확인서 제출의무 완화 등을 시행하자 수요기업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한 달여가 지나자 수요기업은 4만개사를 돌파했으며, 중기부는 2020년 한 해 동안 8만개사에 대한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K-비대면 바우처 플랫폼’을 통해 편리하게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
‘K-비대면 바우처 플랫폼’을 통해 편리하게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

공급기업 추가 확보하며 서비스 대상 확대

비대면 바우처 지원사업에 대한 높은 수요에 힘입어 중기부는 2021년에도 해당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더욱 많은 공급기업과 비대면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한 2차 공급기업 선정을 추진했다. 김주화 중기부 비대면경제과장은 “그간 3차례의 공급기업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계속 청취하면서 공급기업 추가 선정, 결제수단 추가 도입 등 수요자 편의를 계속 높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추가 모집에서는 평가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발표평가를 진행했고, 수요기업들을 중심으로 체험평가단을 구성해 실제로 제공될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등 우수한 기업을 선별하기 위한 체계를 강화했다. 총 874개사가 1,111개 서비스를 신청했으며, 서류 및 대면평가를 통해 281개사의 287개 서비스가 선정됐다. 이를 통해 총 공급기업수는 642개사, 서비스 수는 694개로 크게 확장됐다.

중기부는 올해 약 6만개 수요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당 400만 원 한도의 바우처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목표였던 8만개 수요기업과 합치면 약 14만 개 기업을 지원하는 셈이다. 다만 지원대상 목표가 줄어든 만큼 예산은 지난해 2,880억 원에서 올해 2,160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번 사업에 공급기업으로 참여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비대면 서비스 도입에 대한 수요가 높아 예산 소진이 매우 빠르게 일어났다”며, “올해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하며, 수요기업은 서둘러 원하는 서비스를 신청 및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0년의 인기 비대면 서비스는 ‘화상회의’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만성적으로 자리잡고 비대면‧원격근무 트렌드도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IT 제품 수요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대면 서비스들에 대한 전체적인 수요는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핵심적으로 부각되는 분야는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팬데믹(pandemic)을 일으켰던 지난해에는 그야말로 집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과 부대껴야 하는 출퇴근길이나 사무실은 그 자체로 위험지대였고, 한 교실 안에 수십 몇의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는 학교 역시도 안전하지 않았다. 특히 이들은 개인의 선택에 따라 이용하지 않을 수 있는 편의시설이나 여행시설과 달리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정상적인 운영이 필요했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심각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도입했고, 학교 역시 비대면 원격교육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가장 큰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것은 화상회의와 원격제어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었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대면회의가 불가능해지고 고객사나 거래처에도 방문할 수 없게 되면서 화상회의 제품 도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상회의 및 원격기술 전문업체인 알서포트는 지난해 ‘코로나 특수’의 혜택을 가장 크게 받은 기업으로 꼽힌다. 알서포트는 클라우드 기반의 원격 기술을 자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으며,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미팅(RemoteMeeting)’, 원격제어 서비스 ‘리모트뷰(RemoteView)’, 원격지원 서비스 ‘리모트콜(RemoteCall)’ 등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알서포트의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미팅’
알서포트의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미팅’

특히 알서포트는 지난해 코로나19가 가장 기승을 부렸던 시기에 자사 제품들의 무상 제공 캠페인을 진행하며 재택근무 환경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관‧기업들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전 직원을 투입해 발 빠르게 서버 증설에 나서며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데에 총력을 다했다. 지난해 4월 초에는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미팅’ 서버를 최대 50배까지 증설하기도 했다. 무상 제공 캠페인 이후 사용자가 다시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종전 대비 약 10배 정도의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집-사무실 오가는 근무형태 대비한 클라우드 서비스 각광

화상회의와 원격제어 기술이 지난해 비대면 서비스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것은 이들이 비즈니스 정상화를 위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대다수 업무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해결할 수 있었지만, 메일이나 SNS 등을 통해 대면회의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화상회의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는 것이다. 물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화상회의 기술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던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들고 많은 기업들이 정상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게 되면서 각광받는 비대면 서비스 종류도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은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사무실에 직접 출근하는 것보다 업무를 보는 게 불편한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사무실에는 업무를 볼 수 있는 환경과 SW들이 모두 갖춰져 있지만, 자신의 집과 개인 PC에서는 이러한 환경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SW가 각광받고 있으며, 집에서 사무실 PC를 조작해 업무용 SW를 활용하는 원격제어 기술 역시 관심을 받고 있다.

필수적인 업무용 SW중 하나인 오피스(Office) 제품군에도 이러한 추세가 반영되고 있다. 가령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출시한 ‘한컴스페이스’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사용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한컴스페이스’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문서작성이 가능한 웹오피스를 핵심 서비스로 제공한다. 별도의 설치 과정 없이도 ▲‘한글’ ▲‘한워드’ ▲‘한셀’ ▲‘한쇼’ 등 기존 오피스 제품들과 호환되는 ‘한컴오피스’ 제품 포트폴리오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컴의 대표 제품이었던 PC용 ‘한컴오피스’는 물론, 이미 전 세계에서 6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모바일 오피스와도 완전히 호환된다.

한컴의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서비스 ‘한컴스페이스’
한컴의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서비스 ‘한컴스페이스’

또한 실시간 파일 관리 및 동기화가 가능한 클라우드 스토리지도 갖추고 있어 별도의 파일 전송 과정 없이도 사무실 PC와 동일한 업무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 단위 고객을 위한 개별 직원에 대한 접근 권한 관리나 라이선스 정책 적용, API를 활용한 사내 시스템과의 데이터 연동 기능도 갖추고 있어 보다 안전하고 통제된 상태에서 직원들의 업무 환경을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컴은 최근 중기부의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공급기업으로 선정되며 자사의 ‘한컴스페이스’를 재택근무 지원 솔루션으로 공급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해당 사업을 활용하면 최대 400만 원의 바우처를 지원받을 수 있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 도입이 가능하다.

사그라들지 않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게 유지되는 가운데, 중기부의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이 국내 기업들의 IT 제품 도입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전략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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