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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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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기본료 통화료 인하해야''이동통신 요금현황 및 정책'세미나를 보고
"이동통신 요금이 비싸다는 거야? 뭐야?"


지난 20일 방송통신위원회 주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관으로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동통신 요금현황 및 향후 정책방안' 세미나가 끝날 무렵 한 참석자가 중얼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세미나 종료 후 인터넷에 소개된 관련 글들을 보면 도대체가 뒤죽박죽, 방향을 종잡을 수 없다.

'요금에 비해 효용성이 높다', '휴대폰 요금이 OECD평균보다 싸다', '휴대폰 요금이 비싸다', '보조금을 낮추고 요금을 인하한다' 등등 다양하고 심지어는 상반되는 제목들도 있다.

세미나 내용을 보면 이렇듯 헷갈리는 기사가 오를 수 밖에 없었다. 발표 내용 자체가 관점에 따라 달랐기 때문이다. 또 참석한 패널들도 서로가 다른 이해 관계자였던 탓에 제각각 목소리를 냈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웃기지도 않은 코미디를 보는 듯 씁쓸하기만 하다.

이 논쟁의 가닥을 잡고 해답을 찾기 위해 우선 세미나 발표 및 패널 토의에서 나타난 핵심 팩트(facts)를 정리해 보자.

1. GDP에 비교해 볼 때 통신비가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2. OECD 발표에서는 우리나라의 통신요금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메릴린치 조사에서는 한국의 시간당 이동전화 요금이 가장 싸다. 효용가치 면에서 볼 때 조사대상자의 월평균 이동전화 요금이 51,852원인 데 비해 효용가치는 81,418원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3. 소득수준은 OECD 국가 중 22위로 낮은데 통신 이용량은 최상위에 속한다.
4. 우리나라의 이동전화 요금 인하는 06년 대비 지난해까지 평균 약 14%로 OECD 평균인 21.7%에 비해 크게 낮다. 그만큼 국내 사업자들은 요금인하에 인색했다는 말이다.
5. 단말기 보조금을 주는 대신 그 만큼의 금액이 이용료로 더해진다. 번호이동 시에는 보조금이 파격적이다. 단말기 보조금이 판을 치니 초등학생까지 휴대폰을 이용하고 1년이 멀다하고 휴대폰을 바꾼다.
6. 우리나라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영업이익률이 외국에 비해 높지 않다. 다시 말해 초과이익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게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주장이다.
7. 법적으로는 정부에서 강제로 요금을 인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제도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8. 방통위 통신이용제도과 전성배 과장은 OECD 분석보고서에 근거해 과도한 보조금이 높은 요금수준의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법적으로 직접적인 요금 규제가 어려운 만큼 경쟁을 활성화해 자율적으로 인하될 수 있도록 유도하되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겠다고 표현했다.

패널로 참가한 사업자들은 이구동성으로 OECD 등 해외 기관들의 요금비교 결과로 정책의 기준을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또 요금이 비싸서 가계통신비 비중이 높은 것이 아니라 통신 이용량이 많기 때문이라며 통신량을 감안하면 이동전화 요금은 높은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요금 규제는 시장에 맡기는 것이 대세인 만큼 정부는 나서지 않을 것을 주문했다.

오직 한 사람, 소비자시민모임에서 나온 윤명 패널만이 소비자 체감 요금 수준이 너무 높다며 기본료와 통화료의 직접 인하를 요구했을 뿐이다.

이에 따라 '통화료의 직접적인 인하보다는 보조금을 줄이고 그 만큼 통화료를 낮추는 방안이 채택되고 중장기적으로 경쟁 활성화로 요금의 자율인하를 유도하는 방안'이 최종적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사업자들의 주장은 맞지 않다.

먼저 사업자들이 줄기차게 주장하는 '단위시간당 이동통신 요금이 가장 싸다'는 사실을 잣대로 우리나라의 이동전화 요금 수준을 판단할 수는 없다. 통신량이 월등히 많고 사실상 가족 구성원 대부분이 이동전화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정당 통신비 총량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맞다.

통신량은 많을 수 밖에 없다.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이나 자녀들의 교육환경, 인터넷 없이는 업무가 불가능한 현실 등을 고려하면 당연하다. 따라서 통신비 총액을 기준으로 삼는 것 또한 당연하다.

이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의 투자설비 활용율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투자에 대한 회수 기간이 짧다고 해석할 수 있다. 투자회수 기간을 따져보면 당연히 외국이 길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영업이익률이 낮은 것이 이동전화 요금이 낮아서가 아니라 회사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은 아닐까.

나아가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보조금을 빌미로 다수의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가계통신비 비중이 높아진 데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책임도 크다. 그 보조금을 그대로 요금으로 전가했으니 초과이익을 누렸다고 해도 부정할 수 없다.

보조금을 줄이고 그만큼 이용료를 할인해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단다. 그러나 이는 눈속임이다.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통신비 총량은 단말기까지 포함하면 결과적으로 같다. 이는 요금 인하가 아니다.

기본료와 통화료를 낮추는 것만이 작금의 요금 논쟁을 끝내는 궁극적인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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