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는 작은 클라우드, ‘에지 컴퓨팅’

[아이티데일리] 최근 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해 스마트홈까지, ‘스마트 X’가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 X가 떠오르면서 이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인 ‘에지(Edge) 컴퓨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에지 컴퓨팅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함께 미래 사회를 변화시킬 신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를 비롯해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제공사(MSP), 이동통신사, 콘텐츠 네트워크(CDN) 제공사 등 수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만 봐도 에지 컴퓨팅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 수 있다. 떠오르고 있는 ‘에지 컴퓨팅’에 대해 알아봤다.

1부 - 데이터 폭증 해결에 적합…전송보다 수신에 초점
2부 - 통신사·CSP 등 전문 영역 집중하며 협력 모색
3부 - 에지와 클라우드가 결합해 디지털 트윈으로 진화

컴퓨팅 트렌드의 변화 (출처: IDC)

컴퓨팅은 과거 중앙화된 메인프레임에서 분산 환경인 클라이언트/서버를 지나, 현재에는 다시 중앙 집중 형태인 클라우드 컴퓨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제 클라우드가 떠오르던 시기에 일부 전문가들은 “역시 중앙집중화가 정답”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시 분산 환경이 주목받고 있다. 에지 컴퓨팅이 부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이 여전히 주류를 형성하고 있지만 에지컴퓨팅이 떠오르면서 분산 환경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폭증 해결에 적합…컨테이너 확산도 한몫

에지 컴퓨팅은 말단 디바이스(에지단)와 가까운 곳에 컴퓨팅 자원을 배치해 중앙 데이터센터에 집중되는 네트워크 트래픽 부담을 덜어준다. 즉, ‘중앙 데이터센터-디바이스’라는 기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구조에서 ‘중앙 데이터센터-에지 데이터센터(퍼블릭, 프라이빗 클라우드)-디바이스’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앙집중형 아키텍처라는 특성을 가진 클라우드 컴퓨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데이터 전송과 가공, 이를 통해 얻은 AI 알고리즘을 수신하는 데 발생하던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지 컴퓨팅의 구조 (출처: MS)

이에 대해 정현석 베스핀글로벌 이사는 “에지 컴퓨팅은 각각의 디바이스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중앙 데이터센터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수집된 데이터를 디바이스 근처에 위치한 에지 클라우드로 보내 1차적으로 데이터를 가공하고 처리한다”면서, “이후 에지 데이터센터에서 중복되지 않고 유의미한 데이터만을 추출해 중앙 데이터센터로 보내는 구조”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중앙집중형 구조를 갖는 이유는 데이터센터에서 동작하는 다수의 서버를 하나의 플랫폼처럼 구동하고자 하는 방식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방식은 필연적으로 사용자 증가에 따른 데이터 송·수신 지연이 발생하게 된다.

에지 컴퓨팅이 최근 주목받는 이유는 데이터 폭증과 컨테이너(Container) 환경의 확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이하면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바이스의 개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수백 억 개에 달하는 디바이스에서 생성해 내는 데이터의 양은 실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 데이터를 전송하고 인사이트를 도출, 다시금 전달 받는 일련의 과정에서 데이터 전송 지연(레이턴시) 문제가 발생했다. 클라우드만으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에지 컴퓨팅이 떠올랐다. 컨테이너 환경 역시 에지컴퓨팅이 주목받는 이유로 작용했다. 컨테이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배포, 구동하기 위한 환경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담는 그릇에 비유된다. 인프라 위에 운영체제(OS)를 구성하고 그 위에 컨테이너 엔진을 설치한다. 컨테이너가 애플리케이션과 WAS(Web Application Server)를 포함해 올라가게 되는 구조로 하부 자원에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 시스템 운영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컨테이너라는 그릇에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에지 컴퓨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력인 셈이다.

에지 컴퓨팅의 대표 사례인 스마트팩토리를 예로 들면, 공장 내 수 백 개의 단말기(에지) 각각에 고장 예측 알람을 보내는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고 설치해야 할 경우가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기기 별로 구축하고 배포해야 하는 이런 비효율성을 컨테이너로 해결할 수 있다.

컨테이너 관리 자동화 플랫폼인 쿠버네티스도 적극 사용되고 있다. 소수의 개발자만으로도 쿠버네티스를 통해 수백여 개의 기계에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고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컴퓨팅 환경이 주목받으면서 에지 컴퓨팅의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데이터 전송보다 수신에 초점

에지 컴퓨팅의 핵심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데 있다. 에지 컴퓨팅 출현 초기에는 에지단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에지 데이터센터로, 그리고 다시 중앙 데이터센터로 보내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에지 컴퓨팅 활용이 늘어난 지금은 데이터를 수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에지 데이터센터를 거쳐 중앙 데이터센터로 보내진 데이터가 에지단이 학습할 수 있는 알고리즘 형태로 내려오는 데이터를 수신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에지 컴퓨팅의 대표 사례인 자율주행차의 경우, 자율주행차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한다. 수집된 데이터를 에지 데이터센터에 보내게 되는데, 에지 데이터센터에서는 중복 데이터나 불량 데이터를 배재하고 에지단과 실시간으로 통신하게 된다.

또 에지 데이터센터에서는 중앙 데이터센터에 1차적으로 정제된 데이터를 송신하고, 중앙 데이터센터로부터 수신한 AI 알고리즘 및 에지단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에지로 보낸다. 이때 사용자는 주변에 위치한 에지 클라우드와 통신한다고 생각한다.

MS ‘애저 IoT 에지’에서의 머신러닝 실행 (출처: MS)

에지단은 이처럼 AI 알고리즘을 전달받아 학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 AI 기술을 이용해 거의 실시간으로 시스템을 빠르게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이건복 MS IoT 솔루션 사업부 팀장은 “스마트팩토리의 경우 이미 공장에 있는 기기들은 하는 일이 정해져 있다. 여기에 AI를 적용함으로써 스스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클라우드에서 AI 서비스를 구현해 에지로 내려주는 것 보다 에지에서 AI 알고리즘을 스스로 학습해 응답성을 높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에지단의 HW 성능도 매우 중요해졌다. 에지단에서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HW 성능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령, 매트릭스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네오가 헬리콥터 운행 방법을 몰라 네트워크 통신으로 조종법에 대한 정보를 요청할 때, 외부 서버에서 이를 네오의 머릿속으로 넣어준다. 이때 네오의 키가 150cm라면 조종법을 알아도 운행할 수는 없다. 이처럼 외부 컴퓨팅 인프라를 통해 AI 서비스가 수신되더라도 HW가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에지 하드웨어의 역량 변화 (출처: MS)
에지 하드웨어의 역량 변화 (출처: MS)

이에 대해 이건복 팀장은 “단일 기능을 수행하던 산업용 장치에 AI 모듈이 결합돼 기기 자체에서 AI 서비스를 구현하게 될 것”이라며, “이때 고정된 기능이 아닌 서버와 연결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서비스가 핵심이다. 또 단말에서는 다양한 센싱과 인지서비스를 처리 및 추론하는 기능을 주로 많이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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