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 환경 갖춰졌다”…업계 반응 긍정적

[아이티데일리] 최근 KT,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탈(脫)통신을 선언했다. 심지어 정체성과도 같은 ‘텔레콤’이라는 사명을 지우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 기업들이 통신 사업을 탈피하고, 새로운 먹거리로 선택한 영역은 바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가상·증강현실(VR·AR) 등의 신기술 기반의 ‘디지털 전환’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통 3사가 추진하는 ‘탈통신’은 코로나19가 만든 환경 때문에서라도 성공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이유는 기존의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와 무선 통신 사용료(MNO) 중심의 기존 통신 사업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을 이뤄낼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 이후에도 이통 3사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은 줄어들거나 정체됐지만, 기술 기반의 신사업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도 이통 3사의 기술 기업 도약 선언을 이끌어낸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산업 각기에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AI 등과 같은 신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이 본격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환경이 갖춰지면서 이들 기업이 개발하고, 고도화해오던 기술로 비즈니스를 넓힐 수 있게 된 것이다.

먼저 SK텔레콤과 KT는 기업의 수장이 직접 나서 사업 모델 변화를 선언했다. SK텔레콤은 ICT 멀티플렉스인 ‘T팩토리’ 오픈 기념 간담회를 통해 SKT의 ‘T’가 텔레콤(Telecom)의 ‘T’가 아닌 기술(Technology)과 미래(Tomorrow)의 ‘T’라며 사명을 재정의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5G 클라우드 기반 B2B 사업에서 3년 후 2,000억 원 규모 매출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비통신 영역을 책임지고 있는 핵심 자회사를 상장할 계획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원스토어’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를 준비 중이고, ADT캡스, 11번가, SK브로드밴드도 IPO에 나설 예정이다.

KT 역시 ‘디지털 전환(DX)’ 플랫폼을 새롭게 론칭하며, B2B 브랜드인 ‘KT 엔터프라이즈’를 새롭게 공개했다. 또 이러한 기술 기업으로의 변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인 IDC도 용산에 새롭게 지었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B2C 부문 미디어에 초점을 맞추고 탈통신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을 인수한 것이 가장 눈에 띄고, 무인 지게차·로봇에 투자하기도 했다. 또 5G 핵심 콘텐츠로 꼽히는 AR·VR을 일본·대만에 수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이통 3사들의 탈통신 행보를 10년 전 이들 기업들이 추진했던 탈통신과는 달리 평가하고 있다. 이번에는 통신을 탈피하고 진정한 체질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2011년 새로운 통신망 4G LTE 시대를 맞아 탈통신을 선언했던 때와는 다르게 ‘디지털 전환’이 확대되며 환경이 갖춰졌다”면서,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룬 지금, 한국의 ICT가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이통 3사의 탈통신 시도는 통신을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서비스를 얹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0년 전 카카오, 네이버 같은 서비스 기업들이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할 때, 통신사들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통신 인프라가 다양한 ICT 신기술의 기반으로 자리 잡은 지금은 기술 기업으로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 기회를 이통 3사가 잘 살려 기술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할지,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지속될지,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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