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ㆍ애플ㆍMSㆍ구글, 연동서비스 구축ㆍ세력확장에 총력

휴대폰 시장에서 단말기가 아닌 운영체제들(OS)이 경쟁에 돌입했다. 미래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현상이다. 다양한 웹기능을 발휘하는 스마트폰은 과거 단말기와 달리 PC와 유사한 OS를 필요로 한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약 2억1,000만대 규모로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2년에는 4억6,000만대로 늘어날 전망으로, 6.5%에 불과한 휴대폰 시장의 성장률과 비교해보면 스마트폰의 성장에 대한 기대는 상당히 높다.

노키아와 같은 기존 휴대폰 기업에서부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등의 PC 및 OS 기업들까지 이 사업에 열정적인 것도 스마트폰의 미래 전망이 그만큼 밝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래 스마트폰 시장에서 OS의 지휘권을 가지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지금으로선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반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노키아가 유리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블랙잭, T옴니아폰 등에 OS를 거머쥔 MS, 아이폰1, 2 출시로 지난 3분기 매출 기준 소니에릭슨을 누르고 3위에 올라선 애플, 대만 HTC G1을 통해 안드로이드 OS를 공개하며 심비안에 도전장을 내민 구글까지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이 시장에 포진돼 있어 향후 시장은 박빙의 주도권 경쟁이 예상된다.

◆노키아, 점유율 50%, 글로벌 1위 지켜나간다 = 노키아의 강점은 전세계 시장의 절반을 거머쥐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노키아의 심비안 OS의 판매 대수는 1,817만9,000대로 전체 시장에서 49.8%를 차지했다. 물론 2분기보다 약 7% 점유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2위인 캐나다의 RIM과 1,300만대 차이가 나 이 시장에서의 주도권은 여전하다.

더욱이 OS가 없는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의 휴대폰 기업을 포함한 유수의 글로벌 통신기업들이 심비안재단에 가입한 상태여서 휴대폰 시장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위 자리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심비안은 10여년 전부터 개발해 온 OS 역사가 짧은 타 사업자의 OS보다 안정성 및 사용편의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을 듣는다.

대기화면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고 쉽게 열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블루투스, 음악재생 등도 간단한 방향키를 통해 구동 단계를 단축시켰다. 특히 음악, 지도, 게임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유무선 통합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 '오비(OVI)'를 출시해 단말기, OS, 서비스 플랫폼과의 원활한 연동이 가능하다.

◆애플, 단말기 매력 이어간다 = 애플이 두 번째로 내놓은 3G 아이폰은 출시 3일만에 100만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는 이전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인 아이팟의 영향이 크다. 애플은 아이팟에서 돋보였던 UI를 강점으로 내세워 아이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3분기 OS 판매율을 보면 약 470만대로, 단번에 MS를 따라 잡았으며, 매출 기준으로도 당당히 3위에 올랐다.

아이폰에 탑재된 OS는 애플PC에 사용되던 맥을 휴대폰에 맞게 변형시킨 맥 OS X로, 애플 PC와 같이 사용편의성과 화려한 화면 이동 등이 돋보인다. 특히 아이폰 사용자들은 네비게이션 기능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사이트 '앱스토어'를 선보이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다만 애플리케이션 사이트의 경우 애플뿐만 아니라 노키아(모시), MS(스카이마켓), 구글(안드로이드 마켓)도 서비스를 하고 있거나 예정 중에 있어 차별화된 경쟁력이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맥 OS가 노키아의 심비안, 구글의 안드로이드처럼 오픈소스형이 아닌 폐쇄형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기는 했지만 단말기에만 의존적이라는 것도 경쟁에서 걸림돌일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는 분석했다.

◆MS, PC OS의 위력 '발휘한다' = MS는 노키아, 애플처럼 스마트폰이 아직 없는 상태다. 이전 준(ZUNE)이라는 모델이 있었지만 현재처럼 OS의 비중이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MS의 OS '윈도우 모바일'은 이미 1만8,000여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갖고 있으며, 전세계 스마트폰 데이터 트래픽의 13%를 차지할 정도다.

하드웨어에서는 경쟁할 무기가 없지만 소프트웨어에서 만큼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의 PC 환경이 대다수 윈도우로 돼 있어 PC와 연결 및 애플리케이션 구동에서도 타 OS에 비해 호환성이 좋다는 평가다.

'윈도우 모바일(IE6 모바일)'은 라이브 검색을 통합 제공하며, 터치 및 제스쳐팬, 어도비 플래시 등을 지원하는 등 PC에서의 OS 강점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UI와 단말기 매력에서 아이폰에 열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플랫폼은 오픈이지만 폐쇄형 소스코드를 고집하고 있다는 점도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글, 복병 역할 톡톡히 해낼 듯 = 아직 시장 파급력은 미약한 수준이지만 구글은 노키아의 심비안처럼 OS 플랫폼과 소스코드를 개방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 통신사업자들에 의해 OS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안드로이드는 개방형인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와 서비스 개발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 보급의 확산과 막강한 광고주를 활용해 모바일 광고 수익을 내는 데 목적이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단말기는 현재까지 HTC의 G1이 전부지만 구글맵, 인터넷 포털 구글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웹과 연동되는 모바일 시장에서 1위인 노키아의 심비안과 대적할 수 있다.

더욱이 구글이 주도하는 안드로이드 이용모임 'OHA(Open Handset Alliance)'에 최근 보다폰, 소프트뱅크모바일, 소니에릭슨, 도시바 등 14개 기업이 더 참여함에 따라 안드로이드 확산에 더욱 힘이 실어졌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옥의 티'는 있다. 소프트뱅크미디어랩 관계자는 "단말기 출시가 경쟁자들에 비해 너무 늦게 나왔다는 것과, 아이폰처럼 단말기의 매력이 없다는 점이 안드로이드의 향후 진로에 먹구름을 끼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 검증과 성공사례가 부족해 신뢰성 면에서 약세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쉽고 단순해야 하며, 재미있어야만 보급이 확산된다. 이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OS이며, OS는 또 잘 정리된 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와 SDK(Software Development Kit), 그리고 매력적인 모바일마켓플레이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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