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해명’ 2% 부족하다

NHN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유리한 기사만 메인화면 노출하고 있다는 중립성 논란과, 검색 순위 조작 등에 관한 논란에 휩싸이자 "네이버가 드리는 글"을 통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다"라며 네이버에 대한 반발여론은 더 확산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된 BBK논란, 삼성과 이건희 회장 검찰 조사, 삼성과 관련된 서해 기름유출 사고, 촛불시위와 광우병 관련한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관련 기사를 메인화면에 노출하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최근 촛불시위와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내용이나 정부의 발표만을 부각시키는 등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빚어지자 네티즌들은 네이버 배너광고를 안 보이게 하는 '광고거부 프로그램'을 유포하는 등 적극적으로 반네이버 운동을 벌여왔다.

특히 지난 3일 MBC의 PD수첩을 통해 보도된 "한게임의 사행성"과 맞물리면서 네이버 방문자 수가 감소하고,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NHN은 적지 않은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런 영향으로 사이트 접속 통계에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이 지난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디어다음은 4월 마지막주 7억825건이던 페이지뷰(PV)가 광우병 쇠고기 논란이 확산된 5월 첫째주 7억9129만건을 기록, 같은 기간 7억8296건을 기록한 네이버뉴스를 추월했다. 미디어다음의 5월 마지막주도 페이지뷰도 10억6650만건을 기록하며 7억6199만건을 기록한 네이버를 앞질렀다.

'공정'하거나 '불공정'하다라고 판단 내릴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은 어디에도 없다. 또한 네티즌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된 기업이라 해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 만큼 '공정성'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불공정 시비에 휘말렸을 때 네이버측이 적절한 대응을 취하지 못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4월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기업 대응전략"이라는 발표자료를 통해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공개'와 '솔직'이라며 "'개방과 참여'로 대표되는 웹 2.0 시대에는 '숨기고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언급했다. 물론 네이버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거나 통제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지만 네이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공개'와 '솔직'에 미흡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약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된다면 "인터넷의 성역 없는 감시·고발 기능으로 인해 이전에는 적당히 넘어갔을 일도 공개되고 날카로운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될 수도 있다. 또한 자칫 잘못된 대응을 할 경우 "네티즌 對 기업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어 문제가 더욱 확대되고, 해당 네티즌이 골리앗과 싸우는 영웅이 되고 기업은 공공의 적이 되는 상황으로 발전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 삼성경제연구소의 지적이다.

네이버의 이번 해명이 '진실'이라고 해도 네티즌들이 네이버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면 네이버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또 다른 진실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또한 이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네티즌들은 네이버의 '절대적인 공정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솔직하고 투명하게" 오해를 풀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이 같은 요구는 네이버가 신뢰할만한 기업이라는 걸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이 깨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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