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김주현 원장 ‘영림원CEO포럼’에서 ‘한국경제의 현황과 전망’ 주제로 강연

한 여름인 8월의 한반도 날씨는 변화무쌍해서 예측하기가 매우 힘들다. 한국경제의 미래를 전망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에 대한 CEO의 관심사항은 ▲한국경제 과연 건강한가? ▲내년도 경제의 대외 불안요인은 무엇인가? ▲내년도 한국경제는 어떻게 되나? 등으로 요약된다.

저성장기조ㆍ경기 널뛰기로 투자 위축
'지금 한국경제는 건강한가?' 라는 관심사항에는 ▲경제성장률이 낮아진다는데 그 실상은? ▲기업들의 투자가 살아나고 있는 건가? ▲수출은 잘되고 있다는데, 정말 좋은 건지? ▲주가와 부동산 가격에 거품은 없는지? 등의 의문이 담겨있다.

최근 5년간 한국경제의 특징은 5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저성장 기조의 고착 현상이다. 1980년대만 해도 한국경제성장률은 평균 8.5%로 세계경제성장률에 비해 2배가 높았지만 1990년대 들어 6.5%로 떨어지고 최근 5년간은 세계경제성장률에 못미치는 4.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즉 IMF 기준으로 세계경제성장률은 2003년 4.1%, 2004년 5.3%, 2005년 4.9%. 2006년 5.5%. 2007년 5.2%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경제성장률은 현대경제연구원에 의하면 2004년 3.1%, 2004년 4.7%, 2005년 4.2%, 2006년 5.0%, 2007년 4.7%에 그쳤다.

둘째, 경기 불안정성의 심화이다.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지난 80,90년대에 비해 극히 짧아졌다. 이러한 경기의 널뛰기 현상은 지난 5년 동안 지속적으로 반복되었으며, 기업 투자 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셋째, 투자 침체로 인한 성장잠재력의 저하이다. 1997년 IMF 이후 10년간 국내 기업의 투자는 극히 저조했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국내의 설비투자는 지난 1996년에 비해 실질설비투자규모, 설비투자증가율, GDP 대비 설비투자 비중 등 모든 면에서 뒤져있다. 현재 한국경제의 체력은 매우 저하된 상태이다.

넷째, 제조업의 경쟁력 하락이다. 연구개발(R&D) 비용이 줄고,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소홀히 했던 것이 그 이유다.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 지수는 2001년~2004년 동안 평균 5.01%p로 일본 76.3%p, 미국 73.56%p에 비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 지수는 노동생산성 증가율에서 노동비용 증가를 뺀 것이다.

다섯째, 저부가가치의 중국수출 의존도 심화이다. 지난 5년간 국내 경기는 내수가 침체되고, 설비 및 소비 활동은 저조했다. 반면 수출은 매년 15~20% 성장하면서 한국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그런데 그 수출 내용이 썩 좋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 예로 대 중국 수출 비중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대 미국 수출 비중은 줄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나라별 주요 수출품을 보면 미국은 자동차, 통신, 조선 등 최종 완제품으로 중간재가 대부분인 중국에 비해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 지난 2002년 나라별 수출 비중은 미국 20.2%, 중국 14.6%였지만 2007년에는 중국 21.4%, 미국 12.9%로 바뀌었다.

세계 경제 5대 불안요인 지속
2007년 1월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는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으로 5개를 선정한 바 있다. 그것은 ▲달러화의 지속적 약세 ▲세계 부동산 가격의 급락 ▲석유 가격의 상승 ▲중국 경제의 과도한 투자로 인한 경착륙 ▲고령화로 인한 주요 선진국의 재정적자 확대 등이었다.

실제로 달러화, 부동산, 석유 등 세가지는 2007년 내내 심각한 문제를 빚었으며, 중국과 고령화는 앞으로 큰 문제로 떠오를 것임을 예고했다.이러한 5개의 세계 경제 불안요인은 2008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2008년 국내 경기는 어떠할까? 결론적으로 말해 1분기, 2분기는 신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예년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다가 3분기, 4분기에는 다시 침체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상고하저 현상을 보여줄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수출 부문은 앞으로도 10%대의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수출 증가율을 보면 전년동기 대비 1분기에 14.7%, 2분기에 14.1%, 3분기에 9.6%를 기록했다.

2008년에는 민간소비 부문의 회복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몇 년간 민간소비 증가율을 보면 2005년에 3.6%, 2006년에 4.2%를 기록했다. 그런데 2007년에는 1분기에 4.1%, 2분기에 4.2%, 3분기에 4.9% 등으로 점차 회복되는 추세를 보여줬다.

기업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회복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04년 5.7%에서 2006년에는 7.6%로 높아졌다. 2007년에는 1분기에 10.9%, 2분기에 12.2%를 기록했다.

2008년 국내 거시 경제 지표를 전망하면 GDP 성장률은 5.1%, 총소비지출은 4.6%, 건설투자는 3.8%, 설비투자는 8.5%, 소비자물가는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4,110억 달러, 수입은 4,050달러를 기록하며,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2007년 평균 925원에서 2008년에는 평균 915원을 유지하며, 실업률은 2007년 3.5%보다 낮은 3.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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