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미국의 중국 업체에 대한 제재가 중국 최대의 반도체 주문생산 업체인 SMIC로 향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SMIC를 블랙리스트(엔티티 리스트)에 올려 수출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CN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 미국의 중국 업체에 대한 제재가 중국 최대의 반도체 주문생산 업체인 SMIC로 향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고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 화웨이 제재의 연장선상이다. 수차례에 걸친 대 화웨이 제재의 마지막 정점은 ‘미국 기술과 장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외국의 반도체 기업들도 화웨이에 반도체를 수출할 수 없다’는 규제가 장식했다. 제 3의 반도체 업체들에게까지 화웨이에 대한 공급의 문을 차단시켰던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저 화웨이에 대한 수출은 여의치 않아졌다. 일본에서 스마트폰 카메라용 센서를 공급하는 소니 등도 이에 해당된다.

중국과 화웨이는 이에 대응해 자국 반도체 업체인 SMIC를 통한 반도체 제조 및 공급을 차선책으로 마련했다. 공정 기술은 여전히 대만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 같은 경쟁업체들에 떨어지지만 우회로를 통해 수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 낌새를 눈치 챈 미국 정부가 SMIC로의 반도체 공급 루트까지 끊어버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현재 상무부의 엔티티 리스트에 SMIC를 추가할지 여부를 최종 평가하고 있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 조치를 통해 SMIC에 대한 모든 수출이 보다 포괄적인 검토를 거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SMIC도 미국의 칩 제조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엔티티 리스트에 추가된다면 SMIC는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조달하는 길이 더 어려워지고 생산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

화웨이의 경우 초기 블랙리스트 제재에서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것을 차단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은 중국 내수 외에 해외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것 만으로 여의치 않자 올 초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선마저 차단하는 추가 제재를 내렸다. 지금까지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4회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SMIC에 대해 검토하는 중점 사항은 중국의 군사 및 국방장비를 지원하는지의 여부라고 보도했다. WSJ은 SMIC가 중국 대형 방산업체와 협력해 왔으며 군과 연계된 대학 연구원들이 SMIC의 기술에 맞게 업무를 조정했다고 주장하는 미국 방산업체 SOS인터내셔널의 보고서를 지적했다. 그러나 SMIC는 군대와 함께 일한다는 것을 부인했다.

회사 측은 25일 위챗에 올린 성명에서 "컴퍼니가 중국 군대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어떤 가정도 거짓 진술과 허위 고발"이라고 밝혔다.

SMIC는 미국 정부기관과의 진실하고 투명한 소통을 통해 미국의 오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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