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페이스북의 광고 보이콧 운동 조직자들이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소셜 미디어 회사 전체에 대한 혐오 발언 제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단계로 이행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경찰의 과잉 진압에 의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불붙기 시작한 인종차별 항의 시위는 미국을 벗어나 세계 각국으로 확대됐다. 문제는 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그는 항의 시위를 폭도들의 반란인 것처럼 표현하고 군 투입까지 시사하는 등 시위에 대한 격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트위터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경고 딱지를 붙였지만 페이스북은 트럼프의 발언을 여과 없이 게재했다. 페이스북에 대한 광고 보이콧 운동은 그 결과 시작됐다.

▲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격하하는 혐오발언 등을 그대로 실은 페이스북에 대한 광고 보이콧 캠페인이 전 세계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짐 스테이어 커먼센스미디어 대표는 "‘이익을 위한 혐오 중단(Stop Hate for Profit)’ 캠페인은 유럽의 주요 기업들에 대해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동참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버라이즌, 유니레버 등 160여 개 기업이 7월에 페이스북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시민권 단체인 컬러오브체인지(Color of Change)와 반명예훼손연맹(Anti-Demblement League), 자유언론 및 상식(Free Press and Common Sense) 등 3개 기관은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의해 살해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을 기리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반인권 반인종차별 운동은 확산 일로다.

스테이어 대표는 "다음 단계는 미국을 넘어선 세계적인 압력"이라며 "이번 캠페인은 유럽의 규제당국이 페이스북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페이스북 등 기술기업들이 코로나19 오보 처리방법에 대한 보고서를 매월 제출토록 하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한 미국의 분노는 전 세계 기업들의 전례 없는 동참으로 이어졌다. 그 영향은 미국 국경을 넘어 지구촌 전역으로 확산됐다. 광고 보이콧뿐만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는 인도에서 인기 높은 피부 발광 상품 브랜드 페어 앤 러블리(Fair and Lovely) 이름도 바꿨다.

주최 측은 더 많은 미국 기업의 참여를 촉구하면서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프리 프레스의 제시카 곤잘레즈 공동대표는 미국 주요 통신사와 언론사들을 접촉해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최근의 움직임은 잘못된 정보와 혐오 표현에 대한 페이스북의 느슨한 조치에 대한 응징을 넘어서 한 단계 발전하고 있다. 다급해진 페이스북은 28일 “혐오 발언을 막기 위한 더 많은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민권 단체와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할 일이 많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발표는 시기를 놓쳤다.

스테이어는 미국 광고 중단에만 전념해 온 유니레버, 혼다 등 글로벌 광고주들에게 페이스북 광고를 세계에서 모두 중단하도록 촉구했다. 페이스북은 매년 700억 달러의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그 중 약 4분의 1은 유니레버와 같은 대기업에서 나온다. 미국에서만 중단할 것이 아니라 전 세계 페이스북 모두에서 광고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페이스북으로서는 문제가 달라진다.

정치인들의 광고를 금지하고 혐오발언에 꼬리표를 붙이겠다는 페이스북의 발언은 광고 불매 운동을 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비판만 이끌어냈다.

스테이어와 곤잘레스 대표는 소셜 미디어 기업들에 대해 임기응변식의 일회성 정책이 아닌 종합적인 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요구한다. 얼마나 많은 혐오 발언들이 보고되고 있는지 더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물론, 유해한 콘텐츠를 이용해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보이콧 캠페인에 동참한 광고회사 애드컴플리렉스의 이언 오레콘디 사장은 “페이스북은 정책 위반으로 삭제되는 콘텐츠에 붙은 광고로도 돈을 벌었으며 삭제된 광고에 대한 환불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불매운동은 트위터와 같은 다른 디지털 플랫폼까지 포함시킬 움직임을 보인다. 스타벅스는 이참에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광고를 중단하는 한편 시민권 단체들과 함께 "혐오 발언의 확산을 막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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