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완 클라우드그램 대표

[아이티데일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물결에 올라타기 위해 최근 대한항공과 LG그룹, 두산그룹 등의 국내 대형 엔터프라이즈들이 자사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처럼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클라우드 전환 작업은 매우 복잡하며, 기업 자체 역량만으로 클라우드 전환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에 클라우드와 관련한 작업들을 대신해주는 매니지드 서비스 프로바이더(MSP)들이 등장했지만, 대기업의 규모를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MSP는 사실 그동안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대형 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 전환 작업을 도맡아 완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 기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배경에서 지난 1월 시스템통합(SI) 기업 강자인 ‘LG CNS’와 클라우드 MSP 핵심 기업으로 손꼽히는 ‘메가존 클라우드’가 ‘클라우드그램’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 국내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클라우드그램은 메가존 클라우드가 가진 클라우드 구축, 관리 역량을 LG CNS가 가진 SI 역량과 결합해 국내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이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주완 클라우드그램 대표를 만나 클라우드그램의 설립 과정과 향후 비즈니스 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이주완 클라우드그램 대표


업종별 클라우드 전문성 갖춘 ‘전문가 그룹’ 필요

SI기업 LG CNS와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기업인 메가존 클라우드가 지난 1월 엔터프라이즈 특화 클라우드 구축 및 전환 기업인 ‘클라우드그램’을 설립했다. 대형 엔터프라이즈들의 클라우드 전환 작업을 보다 전문성을 갖추고 수행하기 위해서다.

이주완 클라우드그램 대표는 클라우드그램의 설립에 대해 “클라우드는 현재 국내 제조사, 유통사, 리테일,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 다양한 업종에서 각광받고 있음에 틀림없다”며 “하지만 클라우드가 다양한 업종에서 각광받는 만큼 요구 또한 다양하다. 각 업종별로 기업들이 클라우드 구축 및 전환하는 과정에서 요구하는 클라우드 기술이 모두 다르다. 이러한 클라우드 구축 및 전환 작업을 MSP가 전부 아우를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스타트업 게임사의 경우, 클라우드 제공사의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를 사용해 서버자원을 늘리고, API로 게임 내 주요 구성요소(Component)를 호출해 사용하길 원한다면 어느 한 곳의 MSP가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며 “하지만 대한항공과 같은 대형 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을 선언한다면, 하나의 MSP가 클라우드 역량만 가지고는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예를 들며 클라우드그램의 설립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앞서 말한 대한항공의 경우, 기존의 수많은 자체 서버들이 존재하며 이 같은 레거시 시스템들을 분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를 고려한 클라우드 전환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클라우드로 전환하게 될 부분과 이미 클라우드를 사용하던 것과의 연동도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전통적인 SI 기업과의 클라우드 전환 및 구축 부문에서의 ‘전문가(expert) 그룹’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첫해 매출 300억 원 기대…올해는 제조, 금융에 집중

클라우드그램은 메가존 클라우드와 LG CNS 양사가 각각 50%씩의 지분을 투자해 설립했으며, 공동 경영이 가능한 형태의 조인트 벤처로 본격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그동안 시장에서 많은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회사 측은 첫 해 매출로 약 200억 원~3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클라우드그램의 주요 핵심 타깃 산업군은 제조, 유통, 리테일, 공공, 금융 등 총 다섯 가지다. 제조업종의 경우 인더스트리얼(Industrial) 클라우드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 공장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정부의 지원과 각 기업들의 노력 하에 많은 공장들이 스마트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반드시 투입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클라우드그램이 IoT 기술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클라우드그램의 인더스트리얼 클라우드 서비스는 공장의 기계들이 만들어내는 생산 관련 데이터나 운영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장비들의 고장을 예방하고 정비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공장의 모든 기계들은 수명이 존재하는데, 각 기계들의 수명 사이클을 기반으로 운영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이를 선제적으로 정비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드그램은 IoT 센서, 부품별 수명 사이클 데이터 분석 가공, 모니터링 서비스 등 솔루션과 아키텍처 등 클라우드 기술을 집대성해 각 공장마다 비즈니스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공부문의 경우에는 최근 공개된 경일대학교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대구에 위치한 경일대학교는 ‘올 인 마이그레이션(All In Migration)’이라는 방식을 채택, 기존 레거시 시스템을 전부 버리고 100%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그램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경일대학교의 IT 인프라를 신속하고 유연한 AWS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했고, 교내 협업 시스템을 고도화해 사용자의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더 나아가 경일대학교측은 향후 AWS 및 클라우드그램과의 협력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교육 선진화를 위한 전략적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외에도 클라우드그램은 올해부터 규제가 완화된 금융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주완 클라우드그램 대표는 “LG CNS가 갖고 있는 금융권의 수많은 레퍼런스들을 기반으로 보다 규제가 완화된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라며 “제조 업종에서도 현재 많은 고객들과 클라우드 구축 프로젝트를 계획,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인력 충원과 내부 체계 구축 한창

클라우드그램은 위와 같은 각 업종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분야별 특화조직을 갖추고 있다. 현재 인원은 60명 정도로, 1월부터 본격적으로 합작법인이 출발했기 때문에 2개월이 지난 지금은 인력 보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주완 대표에 따르면 각 업종별 인력은 아직 정확하게 고정되지는 않았고, LG CNS와 메가존 클라우드에서 TF(태스크포스) 형식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기술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주완 클라우드그램 대표는 “다음 달은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 엔지니어, 솔루션 아키텍트, 구글 클라우드 아키텍트, 엔터프라이즈·공공·금융 부문 세일즈 등의 부문에서 인재를 모집할 계획이며, 더 나아가 올해 하반기에는 업종별 전담팀별 엔지니어를 구성할 것”이라면서, “2/4분기 내에는 현재 인원에 더해 40명이 신규 채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클라우드그램은 지난 1월에 AWS코리아에서 삼성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병윤 상무를 클라우드그램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어 김종완 LG CNS 인프라 이행담당 상무를 부사장급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해 내부체계를 구축했으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다음은 이주완 클라우드그램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을 문답식으로 구성한 것이다.

▲ 이주완 클라우드그램 대표는 “클라우드 업계에 속한 각 기업들이 특화된 솔루션을 기반으로 협업해야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종별 특화조직 기반으로 고객에 적합한 유연한 프로젝트 추진한다”

Q. 다섯 가지 산업군을 각각 클라우드로 어떻게 지원하는지 설명해달라.

클라우드그램이 겨냥하고 있는 산업군은 제조, 유통, 리테일, 공공, 금융 등 다섯 가지다. 먼저 제조 업종에서는 스마트 공장 구축에 필요한 신기술인 IoT, 빅데이터, AI 등을 구축하기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팩토리 클라우드(Factory Cloud)’ 혹은 ‘인터스트리얼 클라우드(Industrial Cloud)’라고 불리는 클라우드를 지원하고 있다.

가령 TV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TV 프레임을 붙이는 기계의 수명이 만 시간이라면, 이를 IoT 센서가 부착된 기계에서 수집된 생산 데이터를 분석해 기계 라이프사이클이 다해 공정이 멈추기 이전에 사전에 예방정비를 통해 공정 중단을 막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정 중단 시 발생하는 불이익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된다.

유통 사업자들을 클라우드로 지원하는 것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빅데이터 기반의 매출 분석과 생산에 재고를 반영하는 것 등이다. 설이나 추석과 같이 과일이 대량으로 판매되는 기간에 작년 이맘때에는 몇 개가 판매됐는지,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를 예측할 수 있다. 혹은 상품의 재고를 확인하는 데 데이터 저장에도 유용하다. 어떠한 시점에서 몇 개가 판매됐고 몇 개가 남았는지, 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유통 사업자들에게 모니터링 서비스나 재고 통계 서비스 등 최적화된 플랫폼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것이다.

금융 부문에서는 올해부터 금융 클라우드 관련 지침이 완화돼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금융사들도 서서히 뱅킹 코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서서히 이관할 것이다. 이를 위해 LG CNS의 레퍼런스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LG CNS가 구축했던 카카오뱅크의 IT 시스템 구축, 신한카드의 핵심 IT 시스템 운영 아웃소싱, NH농협은행의 중앙회와 단위조합 간 IT 시스템 분리구축, KB 국민은행의 고객 상담용 AI 기반 챗봇 시스템 구축 등 이들과 연계된 서비스를 적극 제공할 계획이다.

공공 부문에서는 주로 대학교들의 AWS로의 클라우드 전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령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경일대학교의 경우 단순히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이 아닌 기존의 레거시 시스템을 전부 버리고 모든 걸 클라우드로 구축했다. 물론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등은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는 있다. 하지만 레거시 시스템을 전부 교체한 사례는 경일대학교가 최초다. 향후 교육 업종에서도 ‘올 인 마이그레이션’ 사례가 점차 나올 것이고 확산이 시작된 것 같다.


Q. 메가존과 LG CNS 모두 AWS가 주력인데, 멀티 클라우드 구축 요청에는 어떻게 대응하나.

메가존 클라우드와 LG CNS 양사 모두 AWS를 주력 비즈니스로 초점을 맞춘 것은 맞다. 하지만 클라우드그램은 고객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를, 혹은 구글의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을 구축하길 원하면 모두 구축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이 멀티 클라우드를 요청하면 멀티 클라우드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요청하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두 클라우드 방법론 모두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메가존 클라우드는 지난해 ‘제니스앤컴퍼니’라는 MS 애저 1위 파트너사를 인수해 MS 애저 전담 법인으로 만들었고,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위해 ‘락플레이스’라는 GCP 파트너사를 인수해 GCP 전담 법인으로 만들었다.

즉 클라우드그램은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안하고, 고객 상황에 적절한 클라우드를 구축, 전환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에 ‘전문가 그룹’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고객의 입장에서 최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컨설팅해 선정하고 있다. 이로써 단순히 멀티 클라우드 개념으로 무조건 판매한다는 개념이 아닌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나가고 있다.


국내 엔터프라이즈에 초점 맞춰 클라우드 전환 시장 선점

Q. 향후 클라우드그램의 비즈니스 방향은.

클라우드그램은 이제 막 첫발을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내디뎠다. 현재는 내부 체계를 구축한 상태이며, 당분간은 국내 제조, 금융, 공공, 유통 부문 엔터프라이즈들의 클라우드 전환에 무게를 둘 계획이다. LG CNS와 메가존 클라우드의 협업으로 탄생한 클라우드그램인 만큼 타 기업과의 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대형 엔터프라이즈 중 최초로 전사 IT 시스템을 AWS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하는 ‘대한항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LG CNS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서 LG CNS는 기존 대한항공의 레거시 시스템을 이해하며 분석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고, 클라우드그램도 이 사업에 투입돼 AWS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설계를 담당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23년까지 LG그룹 계열사의 클라우드 전환율을 9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클라우드그램과 LG CNS, 메가존 클라우드가 함께 협업해 프로젝트를 완수할 계획이다.


Q. 데이터 3법 통과가 향후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는지.

올해 연초부터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활기를 불어넣게 된 계기가 데이터 3법이라고 생각한다.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면서 물꼬가 트였다. 수많은 산업군에서 다양한 서비스들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고객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 고객사들은 클라우드 구축 및 전환을 수의로 계약한 사례도 있다. A고객사의 경우 비즈니스에는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클라우드로 애플리케이션을 전환하는 것에 대한 개념검증(PoC)이 끝났다면 바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자 한다며 수의계약을 요청했다.

이번 데이터 3법의 통과는 ‘시작이 됐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데이터 3법이 완벽한 환경 속에서 마련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거나 시행령으로도 새롭게 규제돼야할 부분도 많다. 하지만 물꼬가 트였다고 홍수가 나지 않듯, 막 통과된 데이터 3법으로 인해 어떠한 불이익이 발생한다거나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지금 시점에서 데이터 3법은 향후 클라우드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클라우드그램의 비즈니스 중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큰 이익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클라우드그램은 LG CNS와 메가존 클라우드가 합작해 설립된 만큼 양사의 SI 및 MSP 역량이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클라우드 구축 시장에서의 기존 어떤 기업보다도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첫 해 300억 원의 매출 목표가 허황되지만은 않다고 생각되는 이유다. 국내 엔터프라이즈들 역시 클라우드그램이 등장함으로써 보다 손쉽게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그램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 판도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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