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2020년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이 휩쓴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크게 변했다.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 비대면 트렌드가 대두된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IT 기업들에게 기회가 되기도 했다. 비대면 트렌드 확산에 따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마련한 ‘디지털 뉴딜’ 정책 역시 IT 기업들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20년은 국내 IT 산업을 뒤흔들만한 법·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데이터 3법, SW 진흥법, 전자서명법 등이 개정된 것이다.

2021년 새해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를 맞아 본지 컴퓨터월드/IT DAILY는 지난 2020년의 주요 이슈를 정리하고, 2회에 걸쳐 ▲클라우드 ▲보안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각 분야의 2021년을 전망했다.

[④ 하드웨어] 파일·오브젝트 스토리지, VDI, 서비스형IT 등 전략 솔루션 모색

2021년 국내 스토리지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한풀 꺾인 성장세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아니면 시장조사기관의 예측대로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IDC는 2020년 스토리지 시장 매출을 5,444억 원으로 잠정 집계한 바 있으며, 2024년까지 연평균 1.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저성장 전망에 따라 스토리지 기업들 역시 빠르게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핵심 솔루션을 선정, 시장 개척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에 데이터 경제가 강조되고 있는 올해, 의외로 국내 스토리지 시장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파일 및 오브젝트 스토리지, 연평균 9% 성장 예상

스토리지 부문은 과거 정형 데이터 저장에 적합한 블록 스토리지(SAN)가 표준 솔루션이었으나, 이후 비정형 데이터 저장을 위한 파일 스토리지(NAS)를 거쳐 최근에는 비디오, 이미지, 소셜 미디어 콘텐츠 등과 같은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저장할 수 있는 오브젝트 스토리지로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측은 “비정형 데이터는 이미 전체 데이터의 80%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기존 NAS의 파일시스템이 갖는 성능과 확장성을 넘어서는 것으로, 이를 대체하는 오브젝트 스토리지(혹은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다양한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되고 있다. 확장성과 개방성, 높은 데이터 보호 기능으로 대용량 데이터 저장, 아카이빙, 백업 등 주로 보조 스토리지 영역에서 활용되던 오브젝트 스토리지가 운영 스토리지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HCP’라는 이름의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선보이고 있으며, 고성능 스케일아웃 NAS ‘HNAS 5000’ 시리즈를 출시하며 분산 워크로드 환경이 늘어나는 최근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 역시 스케일 아웃 NAS 베스트셀러인 ‘아이실론(Isilon)’을 업그레이드, 분산파일시스템 기반의 파일 및 오브젝트 스토리지 솔루션인 ‘파워스케일(PowerScale)’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새롭게 선보였다. 회사는 다양한 곳에 위치해 있는 데이터를 단일 볼륨에서 관리하면서도, 비정형데이터와 정형데이터를 모두 아울러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레이크’를 구축하는 데 ‘파워스케일’이 적합한 솔루션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한국IBM 역시 ‘스펙트럼 스케일(Spectrum Scale)’ 파일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파일 및 오브젝트 스토리지 ‘엘라스틱 스토리지 시스템(Elastic Storage System, ESS)’ 솔루션으로 올해 스토리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IBM은 “국내 파일 및 오브젝트 스토리지 시장이 2024년까지 연평균 9%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바이오(Bio), 온라인 교육, 스트리밍, 전자설계 자동화(EDA),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등의 수요처를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형(as a service) 모델 전환 본격화

클라우드가 떠오르면서 사용량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과금 모델 역시 많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장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HPE 조사에 따르면, 이미 2019년에 전 세계적으로 IT 의사결정권자의 87%가 서비스형 솔루션 도입을 시작했거나 이미 구축을 완료했다고 응답했다. 올해는 이러한 서비스형 IT 인프라의 도입이 국내에서도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퓨어스토리지는 일찌감치 3년마다 최신 성능의 스토리지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에버그린(Evergreen)’ 프로그램을 제공해왔으며, 최근에는 국내 고객들의 관심 역시 높아지는 추세라고 밝히고 있다. 넷앱 역시 사용량 기반 지불 방식의 구독 모델인 ‘넷앱 키스톤 플렉스 서브스크립션’ 업데이트를 선보이는 등 클라우드 대응에 나서고 있다.

HPE는 지난해 ‘HPE 그린레이크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 퍼블릭 클라우드의 장점을 취하면서도 구축형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HPE 그린레이크 클라우드 서비스’는 컨테이너 관리, 머신러닝 운영, 가상머신, 스토리지 컴퓨팅, 데이터보호, 네트워크 관리 등 기업의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IT 제반의 최신 애플리케이션 및 데이터 환경을 지원한다.

스토리지 분야 업계 리더 기업인 델 테크놀로지스도 최근 서비스형 모델을 자사 솔루션 전체에 도입한다는 전략을 수립, 본격적으로 드라이브에 나섰다. ‘프로젝트 에이펙스(Project APEX)’라고 이름 붙여진 이 계획은 단순히 클라우드 전환과 도입을 돕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공급하는 수준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클라우드의 대표적인 특징인 ‘서비스형(as-a-service)’ 방식을 자사 솔루션 전체에 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로젝트 에이펙스를 통해 델 테크놀로지스는 고객과 파트너들이 스토리지, 서버, 네트워킹, HCI(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 PC 및 기타 솔루션 등 회사가 공급하는 기술을 가장 간편한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프로젝트 에이펙스’는 향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프라, PC 등 델의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서비스형(as-a-service)’ 공급 모델을 적용한다. 기업들이 온프레미스, 엣지, 퍼블릭 클라우드 등 IT 업무를 어디에서 운영하건 상관없이 모든 위치에서 ‘서비스형’ 방식으로 일관된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우선 프로젝트 에이펙스의 일환으로 올해 상반기 중 ‘서비스형 스토리지(STaaS)’를 출시할 예정이다. 고객은 종량제를 통해 사용하는 만큼의 비용을 지불하게 되고, 클라우드 콘솔 스토리지를 통해 서비스를 확장 및 축소할 수 있다. 온프레미스에서 블록 및 파일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델 테크놀로지스 STaaS’는 폭넓은 엔터프라이즈 기능은 물론, OPEX(운영비용) 트랜잭션에 최적화된 탄력적인 스토리지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VDI 관심 높아지며 관련 솔루션 재정비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VDI(가상데스크톱인프라)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 하드웨어 인프라 기업들은 VDI 관련 시장이 향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기존 솔루션을 정비해 VDI 대응에 나서고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앞서 소개한 고성능 스케일아웃 NAS ‘HNAS 5000’ 시리즈를 기반으로 VDI 시장에 대응하고 있으며, 한국HPE도 ‘VDI용 HPE 그린레이크 클라우드 서비스(HPE GreenLake for VDI cloud services)’를 출시했다. ‘VDI용 그린레이크 클라우드 서비스’는 100~1000유저까지 사전에 지정된 규모에 맞춘 적합한 설정에 따라 가격이 책정돼 완성형 솔루션으로 제공된다.

넷앱 역시 재택근무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해 ‘애저 넷앱 파일스(Azure NetApp Files, ANF)’, ‘클라우드 볼륨 서비스(Cloud Volume Service, CVS)’, ‘클라우드 볼륨 온탭(Cloud Volume ONTAP, CVO)’과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해 VDI를 구축하도록 하고 있다. 넷앱은 이러한 서비스들을 사용하면 개별 워크로드 환경에 따라 사용자가 클라우드로 빠르고 유연하게 마이그레이션하거나 클라우드로 전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VDI에 적합한 인프라로서 HCI(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의 성장세 역시 주목할 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IDC는 2020년 1,45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하이퍼컨버지드 시장이 2024년까지 5년간 연평균성장률(CAGE) 13.4%를 달성하면서 2,743억 원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안정적인 재택근무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HCI 도입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 수요가 회복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역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