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에픽게임즈가 애플과의 힘든 법정 투쟁을 시작했다. 3일부터 시작된 반독점 재판에서 포트나이트 제조사 에픽게임즈가 패소하면 미국 정부 감독 당국이 애플에 대해 유사한 소송을 제기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법조계 전문가들은 말했다.

포트나이트 게임을 개발한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소송전이 막을 올렸다. 누가 이기든 에픽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며 애플은 전방위적인 플랫폼 규제 위기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사진=에픽게임즈 홈페이지
포트나이트 게임을 개발한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소송전이 막을 올렸다. 누가 이기든 에픽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며 애플은 전방위적인 플랫폼 규제 위기에 부딪혔다는 분석이다. 사진=에픽게임즈 홈페이지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법정 분쟁은 전체 모습의 절반만을 보여줄 뿐이라는 지적이다. 애플의 반독점 문제에 대한 논쟁의 한 단편이라는 것이다.

다만 재판에서 승패와 관계없이, 애플에 대한 공격적인 홍보 캠페인을 진행해 온 에픽게임즈로서는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을 거대 기술 기업의 규제와 방법에 대한 전 세계적인 논쟁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애플은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아이폰은 틈새 상품일 뿐이라고 주장해 규제의 십자포화를 대부분 피했다. 그러나 이제는 10억 명이 넘는 아이폰 사용자들로 인해 이런 주장을 계혹 펼치기가 어렵게 되었다.

에픽은 애플이 사용자들에 대한 강한 통제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앱스토어는 애플이 독점력을 배경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옥죄는 수직계열화된 시장을 구성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에픽은 “애플이 개발자들에게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앱 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애플과 경쟁하는 제품을 차별하는 앱 리뷰 가이드라인을 제출하도록 함으로써 독점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밴더빌트 로스쿨의 레베카 호 알렌스워스 교수는 “에픽이 이길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지만 에픽은 이미 많은 목적을 달성했다. 이 소송은 애플이 많은 개발자들을 학대하는 관행을 일삼는 회사로 인식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에픽의 주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코닥,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대한 반독점 소송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은 그 자체가 소프트웨어 시장이라는 논쟁에서, 에픽은 코닥이 자사 복사기 소유주들에게 코닥 수리 서비스를 받도록 강요하는 것을 미국 대법원이 금지시킨 1992년의 판결에 부분적으로 의존한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유럽과는 달리 높은 가격을 부과하는 시장 지배적인 회사가 그 자체로 반경쟁적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애플의 앱 내 결제 수수료 30%가 높다는 에픽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지만 법원 판결이 그에 상응할 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모바일 소프트웨어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도, 이는 소비자를 편하게 해주는 아이폰과 큐레이션된 앱스토어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시카고 대학 로스쿨의 랜달 피커 교수는 "당신이 합법적으로 독점권을 얻었다면, 당신은 높은 가격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에픽과 애플의 법정 분쟁은 그러나 여론전에서 에픽의 손을 들어 주었다. 애플의 반독점 사업 관행이 전 세계적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은 애플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미 법무부가 애플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하는데 이어 영국과 호주의 감독 당국이 조사를 시작하거나 규제를 요청했다. 유럽연합 규제당국은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인 스포티파이를 옹호하며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 경쟁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캐드왈더의 파트너이자 전 미 무역위원회 재판변호사인 조엘 미트닉은 "애플 앱스토어에 가장 큰 위협은 소송이 아니다. 디지털 플랫폼을 규제하는 새로운 법률이다"라고 말했다.

유럽 의원들은 이미 개발자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애플에 요구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 미국에서도 새로운 규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에픽이 애플의 수수료 제도에 반발해 도입했던 결제 시스템이 법안으로 허용되는 셈이다. 에픽과 애플의 싸움이 기술기업 전체에 대한 디지털 플랫폼 규제로 진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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