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도입 마무리는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제대로 된 사후 대처도 중요

[아이티데일리] 클라우드는 디지털 전환 시대의 주역이다. 기업부터 정부 기관까지 디지털 전환이라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필수 기반 기술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토종 OTT 플랫폼인 ‘웨이브’에서 아동용 콘텐츠를 시청하던 고객이 성인물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클라우드 운영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클라우드 관리에 보다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제공사(MSP)의 한 담당자는 “어떤 고객은 클라우드 도입을 목표로 막연하게 프로젝트만 진행했기 때문에 도입이 끝나면 끝인 줄 알고 있었다. 관리에 대해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다”면서 “클라우드 도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고, 도입이 끝나는 즉시 관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사고도 발생했다. 국내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웨이브에서 클라우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웨이브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로 전사 IT 자원을 전환한다고 밝히며, 업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예상치 못한 사고를 냈다. 웨이브에서 제공하는 아동용 프로그램 ‘뽀로로’에서 베드신이 포함된 성인물이 노출된 것이다.

웨이브는 ‘MS 애저’ 클라우드 서버에서 대량 삭제된 콘텐츠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파일이 꼬이며 성인 콘텐츠가 아동 콘텐츠인 뽀로로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영상 데이터 하나가 통째로 스트리밍 되는 방식이었지만, 현재는 콘텐츠를 조각조각 낸 후 스트리밍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잘게 쪼개진 조각에 다른 콘텐츠가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웨이브는 빠른 사과와 보상을 제시해 이용자에 대한 인식을 잘 보여줬다. 몇몇 커뮤니티에는 사과 직후 빠른 처리와 대응을 되려 칭찬하고 있다. 클라우드 운영 사고 직후 이태현 웨이브 대표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보상 방안과 직·간접적인 사과를 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용자 보상을 위해 한 달간 프리미엄 영화 40편, 어린이 영화 100편을 무상으로 제공키로 했다.

물론 사과와 보상만으로 클라우드 운영 사고에 대한 책임을 면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고 발생 직후 사과와 보상을 통해 이용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대처가 빠르다”, “보상과 사과는 확실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책임소재가 있는 기업은 빠르게 사과하고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웨이브와 정반대되는 사례도 있다. 바로 구글이다. 지난해 12월 구글 클라우드의 스토리지 시스템 문제가 발생하며, 전 세계의 구글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구글은 영어로 된 짤막한 사과문만 내놓았을 뿐 그 어떠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 접속 장애 문제를 해결한 뒤 구글은 “해당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검토를 진행하겠다. 불편을 겪은 모든 이용자분들께 사과 말씀드린다”는 입장만 트위터에 게재했을 뿐이다. 클라우드 시스템 상 문제를 그저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 여기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클라우드 운영 사고는 비단 단순히 웨이브만의 문제는 아니다. 클라우드를 도입한 기업이라면, 운영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해커의 공격에 빗대어 표현하면, 해커는 시스템을 설치해 주는 기사가 있을 때 공격하지 않는다. 시스템 설치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고객이 시스템을 사용할 때 공격한다.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할 때 보다 운영할 때가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클라우드는 많은 기업들의 시스템 및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등을 보다 잘 활용하고 운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약’인 동시에 ‘독약’이다. 잘 활용할 경우 비즈니스를 넓히고 확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비즈니스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본격적으로 클라우드를 도입하기 시작한 가운데, 클라우드를 비즈니스에 ‘약’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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