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지난주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의 프라이버시 정책을 둘러싼 날 선 대립이 포브스지나 로이터통신 등 여러 주력 외신들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애플이 소비자의 광고 수신 선택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프라이버시 정책을 변경한 것에 대해 페이스북 등이 반발하고 있지만 논리적으로는 애플의 주장이 맞다는 지적이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애플이 소비자의 광고 수신 선택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프라이버시 정책을 변경한 것에 대해 페이스북 등이 반발하고 있지만 논리적으로는 애플의 주장이 맞다는 지적이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애플이 새로 발표되는 iOS 14에서 새로운 프라이버시 정책을 도입한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알려졌던 일이다. 애플은 앱의 투명성을 높이는 정책인 앱 추적 투명성(ATT: App Tracking Transparency)를 도입키로 했으나 중소 개발업체들의 반발로 미루다가 2월부터 본격 적용하기로 했다. 애플의 광고 식별자를 타깃 광고에 이용하는 앱은 앞으로 사전에 사용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애플은 1월 27일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고 사용자의 권리를 지키는 시책’으로 이 정책을 도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정책이 페이스북에 타격을 줄 것은 확실하다.

애플은 페이스북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정책 도입 사례로 소개한 스크린샷 화면에는 뚜렷하게 페이스북 이름이 새겨져 있다. 거기에는 "Allow Facebook to track your activity across other companies apps and websites?(페이스북이 다른 기업의 앱이나 사이트에 걸쳐 당신의 행동을 추적하는 것을 허용합니까?)“라고 적혀 있다. 동의할 것인가 동의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권한읋 개인에게 준 것이다.

이에 동의하면 앱 개발사들은 자신의 상품을 사용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푸시 형태로 광고할 수 있다. 반대로 동의하지 않으면 광고나 마케팅 내용이 뜨지 않는다. 기업들의 앱 마케팅에 제동이 걸린다는 의미다.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들의 매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은 뉴욕타임스 등 메이저 신문에 광고를 내 애플의 정책 변경이 중소기업의 광고를 제한하고 이들에게 타격을 준다고 대대적으로 비판했다.

애플은 기업이나 광고주들이 개인에게 접근할 수 있게 할지의 결정권을 사용자 본인에게 맡긴다는 원칙이다. 그렇게 되면 디지털 경제에 참여하는 기업의 상당수가 애플의 규약 변경의 영향을 받게 된다. 기업은 별도의 막대한 마케팅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달 28일 EU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개인의 행동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모두 수집돼 기업의 마케팅에 활용된다면 우리는 데이터 이상으로 많은 것을 잃고 프라이버시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지칭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이 회사를 저격했다.

저커버그는 애플에 대해 공공연히 비난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광고주나 마케팅 담당자, 대기업 플랫폼이 비즈니스 방식을 재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드는 비용은 향후 12개월간 2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저커버그는 결산 발표에서 ”애플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규정을 바꾸었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 움직임은 분명히 페이스북과의 경쟁을 의식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다른 기업들과 함께 이 움직임에 대항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더 인포메이션은 페이스북이 애플에 대한 독점 금지법에 초점을 맞춘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까지 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장은 어느쪽 손을 들어줄까. 양자의 분쟁은 분명 밥그릇 싸움이라는 측면도 강하다. 그러나 시장은 이제 사용자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소비자의 권리를 중요시하고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소비자들은 필요없는 광고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스마트폰에 뜨는 것을 원치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광고만 선택해서 볼 권리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싸움에서 누가 이기든, 논리적으로 따지면 애플의 주장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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