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수 알서포트 대표

[아이티데일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가 전 산업계에 엄청난 타격을 가져온 가운데, 한편에서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삼은 기업들이 있다. 알서포트는 자사의 핵심 역량인 원격 기술을 타고 코로나19라는 파도를 효과적으로 이용한 기업으로 꼽힌다. 또한 가장 어려운 시기에 자사 제품들을 무상 제공함으로써 코로나19가 가져올 혼란을 줄이는 데에 공헌하고,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라는 시장이 열리는 데에 기여한 기업이기도 하다.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를 만나봤다.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

원격 기술에 집중해 코로나19 정면돌파

코로나19가 최초 발견된 지도 일 년이 지났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잘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사회적·경제적·문화적으로 입힌 영향은 엄청나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다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기업의 근무여건도 크게 변화했다. 특히 그동안 국내에서 등한시되고 있던 재택근무가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재택근무에 요구되는 다양한 원격(remote) 지원 제품들의 수요가 급증하며 관련 기업이 ‘코로나 특수’로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알서포트가 있다.

알서포트는 2001년 11월 설립된 국내 원격 기술 전문기업이다. 설립 당시부터 클라우드 기반의 원격 기술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며,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미팅(RemoteMeeting)’, 원격제어 서비스 ‘리모트뷰(RemoteView)’, 원격지원 서비스 ‘리모트콜(RemoteCall)’ 등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부스 형태의 박스형 화상회의실 ‘콜라박스(ColaBox)’나 웹 세미나 지원 서비스 ‘리모트세미나(RemoteSeminar)’를 출시하며 원격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알서포트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하자 발 빠르게 서비스를 확장하고 국내 공공기관·학교·기업들의 서비스 정상화를 지원한 기업 중 하나다. 지난 1월, 갑작스런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 환경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관·기업들을 위해 ‘리모트뷰’와 ‘리모트미팅’ 무상 제공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후 사용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캠페인 기간을 6월까지 확대 운영했으며, 초·중·고 교육기관 대상으로는 기한 없이 완전 무료화를 선언했다.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고 대다수 기관·기업들이 재택근무 체계를 갖추게 되자 캠페인을 종료했지만, 8월부터 다시금 확산되기 시작하자 2차 무상 제공 캠페인을 실시했다.

또한 무상 지원 캠페인으로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전 직원을 투입, 일 단위로 발 빠르게 서버 증설에 나섰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4월 초에는 ‘리모트미팅’ 서버를 최대 50배까지 증설했다. 캠페인이 종료되고 사용자가 줄어들자 서버 운용량도 조정해, 지난 10월 기준으로 1월 대비 약 10배 정도의 ‘리모트미팅’ 서버를 운용하고 있다.

한편 알서포트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일본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사용자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 이전에도 일본 시장을 순조롭게 공략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가 이러한 성장세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현지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로부터 안정적인 서비스 지원에 대한 감사패를 전달받기도 했다. NTT도코모는 알서포트의 ‘리모트콜’을 활용해 원격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서비스 이용자는 9월 말 기준 2,200만 명에 달한다. 일본은 이전부터 재택근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 전 세계 원격 서비스 기업들의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었던 만큼, 해당 시장에서 알서포트의 선전은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다음은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국내 ‘리모트미팅’ 월간 사용량 추이 (출처: 알서포트)
국내 ‘리모트미팅’ 월간 사용량 추이 (출처: 알서포트)

“미리 준비된 원격 서비스 기업”

Q. 알서포트 창업을 결정한 이유는?
창업 이전에는 보안 전문기업 하우리에서 백신 개발을 맡고 있었다. 보안 업계에 근무하면서 답답하게 생각했던 게 원격지의 PC에 문제가 생겨도 이를 직접 도와줄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이럴 때 원격 지원이 가능한 IT 도구가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서 사업화를 시작한 게 알서포트다. 다시 말해 알서포트의 비즈니스 모델은 처음부터 원격 기술에 집중돼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20년 가까이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기에 전 세계 어느 회사보다도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가령 우리의 대표 서비스 중 하나인 ‘리모트뷰’는 사용자가 원격제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할 만큼 빠른 응답속도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조작하는 PC에서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면 원격제어되는 PC의 마우스가 조금의 딜레이도 없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실제 조작과 화면의 움직임이 동시에 일어나는 100% 리얼타임 서비스를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스트리밍 기술과는 차별화되는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Q. 코로나19로 수요가 크게 증가했는데, 실제로는 얼마나 늘었나?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미팅’은 무상 지원 캠페인으로 사용자가 최대로 늘었던 시점에는 1월 대비 약 50배 가까이 서버를 증설했다. 무상 지원 캠페인을 오랫동안 유지하다보니 당시 막대한 서버 비용을 감당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비스 품질을 유지했다. 이후 하반기에 들어서며 서버 운용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했으며 현재는 1월 대비 10배 정도로 운용하고 있다.

원격제어 서비스 ‘리모트뷰’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국내외 기업에서 사용량이 많았던 제품이기 때문에 ‘리모트미팅’과 비교해 드라마틱하게 사용량이 늘지는 않았다. 지난 3월에는 1월 대비 서버를 2배 가량 증설했다. 한편으로는 ‘리모트미팅’과 달리 무상지원이 종료된 후에도 사용량이 줄지 않고 꾸준히 증가했는데, 이에 따라 11월 현재는 3월보다도 서버를 약 50% 증설해 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일부 직원들의 원격제어 용도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의 재택근무용으로 도입하는 기업이 늘어난 데다, 무상 지원 캠페인 이후 예상보다 많은 사용자가 유료 고객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Q. 알서포트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은 선택을 받은 이유는?
아무래도 미리 준비돼 있었던 기업이라는 점이 사용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 같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처럼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이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을 도입할 때 품질을 검증하고 테스트하는 절차가 완전히 무시된다. 어떻게든 빨리 도입해서 업무를 정상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믿을 수 있는 회사, 이미 검증된 제품을 가지고 있는 회사, 다년간의 레퍼런스가 있는 회사를 찾게 된다.

당시 알서포트는 지금만큼 유명한 기업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5년 전부터 웹브라우저 기반의 화상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알음알음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그래서 무상 지원 캠페인을 펼쳤을 때 약 4,500개 이상의 국내 기업들이 사용하겠다고 연락해왔다. 단순히 데모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도입해 사용하겠다고 한 기업들이 4,500개에 달했다.

또한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쉬운 회상회의 서비스라고 자부할 만큼 손쉬운 사용성을 갖추고 있다.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도 필요하지 않을뿐더러 딱히 매뉴얼을 읽어보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이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은 기업들이 도입을 결정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일본 시장서 가장 뛰어난 서비스 품질 인정받아

Q. 알서포트는 일본 시장에서도 순조롭게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받은 인상적인 피드백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레 재택근무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일본은 오래전부터 정부 주도로 재택근무 활성화가 추진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알서포트는 일본 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 2015년까지는 국내 매출이 일본 매출보다 많았지만, 지금은 일본 매출이 알서포트 전체 매출의 7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원격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자 전 세계 원격 전문 기업들이 죄다 일본 시장에 몰려들어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급격히 증가하는 사용자 수와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 서버가 다운되는 등,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케이스가 많았다. 심지어 경쟁사 중 한 곳은 중간부터 아예 추가적인 서비스 가입을 받지 않는 상황까지 갔다. 물론 우리도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한 번은 서버가 다운돼 약 30분간 서비스가 중지되기도 했다. 우리가 내부적으로 세운 서비스 품질 목표에 못 미칠 정도여서 스스로 실망을 많이 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피크 타임을 지나고 보니까 파트너사와 고객들로부터 알서포트가 최고의 서비스 운영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쟁사들까지 다 확인해봐도 30분 정도 서비스 마비에 그친 게 가장 양호한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는 목표로 한 서비스 품질에 미달돼 아쉬울 따름이지만, 고객들이 알서포트의 비교적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 덕분에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해줘서 많은 격려가 됐다.

“알서포트는 일본 고객들로부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최고의 서비스 운영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알서포트는 일본 고객들로부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최고의 서비스 운영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Q. 일본 시장에서 알서포트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브랜드의 위상을 확인하는 방법은 해당 브랜드에 대해 얼마나 자주 보고 듣느냐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쉽게 말해 고객들에게 얼마나 자주 노출되고 있느냐다. 유통업자는 고객들이 관심 없어할 제품을, 팔리지 않을 제품을 굳이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B2B SW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기업들의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면 현재 알서포트의 위상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올해부터 일본 B2B SW 전문 유통사 대부분에서 알서포트의 원격 제품들을 메인 화면에 걸어놓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메인 화면에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어도비와 같은 대기업 제품들이 걸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재택근무 확산 대비해 성능 더욱 고도화할 것

Q. 향후 서비스 확대를 위한 로드맵은?
알서포트의 원격 제품은 전 세계 유수의 제품과 경쟁해도 이길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와 일본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어 글로벌 다각화가 부족하다. 이러한 점을 깨닫고 최근 몇 년간 중국 시장의 대형 제조사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왔는데 하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방해를 받았다. 빠르면 내년에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중국 B2B 시장 공략을 위해 다시 노력해볼 계획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용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국내에서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알서포트가 화상회의 전문기업이라는 인식이 퍼졌는데, 사실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미팅’은 전체 매출의 10%도 안 되는 수준이다. 우리는 원격 기술을 기반으로 화상회의 이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들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콜라박스’나 ‘리모트세미나’를 추가하며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내년에도 중소기업·스타트업들을 위해 다양한 바우처 지원 사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바우처 사업을 통해 더욱 폭넓은 분야에서 다각도로 매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Q. 현재 계획 중인 제품 업데이트 계획이 있다면?

알서포트의 대표 제품 3종 세트는 화상회의 서비스 ‘리모트미팅’, 원격제어 서비스 ‘리모트뷰’, 원격지원 서비스 ‘리모트콜’이다. 그런데 화상회의 제품을 제외하면 나머지 2개 서비스는 주로 관리자를 위한 도구로 사용됐다. 관리자가 원격지에서 사내 PC나 서버에 접근해 조작하기 위해 ‘리모트뷰’를 이용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리모트뷰’에 관리자를 위한 편의성 높은 기능들을 다수 추가해왔다.

그런데 지금은 원격제어 서비스가 재택근무에 사용되면서 일반 사용자들에게까지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알서포트는 ‘리모트뷰’에 재택근무자들을 위한 기능들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R&D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전체 제품들에 대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지속적으로 탑재해 서비스 품질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미 ‘리모트미팅’에는 음성인식을 통해 회의록을 자동으로 작성해주거나, 영상에서 사람만을 추출하고 배경을 자동으로 블러(Blur) 처리해주는 기능 등이 탑재돼있다. 앞으로도 AI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편리한 기능들을 꾸준히 추가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개발 중인 기능으로는 화상회의를 시작할 때 최적화된 품질을 자동으로 설정하거나, 회의 참석자들의 마이크나 카메라 작동 상황을 명확하게 시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회의 준비와 진행을 돕는 큐레이션 관련 기능 등이 있다.

‘리모트미팅’에는 배경을 자동으로 블러 처리해주는 AI 기능이 탑재돼 있다.
‘리모트미팅’에는 배경을 자동으로 블러 처리해주는 AI 기능이 탑재돼 있다.

Q.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원격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는데?
그 의견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수요에 직접적인 타격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알게 됐기 때문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이 활짝 열린 거라고 본다. 가령 원격제어 서비스만 봐도 기존에는 관리도구로만 쓰였지만 지금은 재택근무로도 사용되고 있지 않은가?

가트너에 따르면 코로나19라는 경험을 통해 전 세계 기업 중 74%는 완전한 원격근무 환경으로 전환될 것이며, 2024년에는 직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면회의를 하는 비중은 1/4로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재택근무나 화상회의는 이미 기업들에게 효과적인 근무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들 시장은 이제야 막 열리기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으며, 기업의 근무 문화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화로도 연장되면서 더욱 큰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알서포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세계적인 원격 기술을 활용해 더욱 큰 성장의 기회를 붙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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