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독일의 와이어카드는 독일 내 최대의 결제서비스 업체다. 와이어카드는 지난 1999년 벤처 붐을 타고 설립된 핀테크 회사로 전자 결제와 가상 신용카드 서비스를 진행하는 촉망받는 기업이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도 와이어카드에 거액을 출자했다.

독일의 디지털 금융산업을 선도하던 와일드카드는 지난달 해외 톱 뉴스에 오르내리는 중심에 서게 된다. 쥐드도이체자이퉁, 파이낸셜타임스, 로이터통신, CNN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한 와일드카드 뉴스는 거액의 회게부정이다.

▲ 디지털 금융을 선도했던 독일 핀테크 유망주 와이어카드가 몰락하면서 금융계가 술렁이고 있다. 금융기관의 희대의 회계부정으로 투자자들도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로이터

와이어카드에 대한 감사 결과 현금 19억 유로(2조 5000여억 원)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 회사의 경영진은 이 돈이 필리핀의 은행에 잘 보관되어 있다고 강변했지만 필리핀은 와일드카드 돈이 필리핀으로 들어온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필리핀의 은행은 와일드카드 감사기관인 언스트영이 받았다는 계좌잔고 서류는 조작된 것이 틀림없다고 했다. 언스트영은 필리핀 은행에 이 돈의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와일드카드의 마르쿠스 브라운 CEO는 필리핀 은행 이름이 공개되자 사임했고 거액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번졌다. 그 후 와일드카드는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고 지난 1일에는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스캔들을 ‘대규모의 범죄 행위’라고 보도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와일드카드에 9억 유로(1조 2150억 원)를 투자했던 최대 투자자 소프트뱅크에 이목이 쏠렸다. 그러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서 타격을 입는게 아니냐는 우려였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와일드카드로 인해 그리 손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그룹이 와이어카드에 출자하면서 인수한 전환사채(CB)를 담보로 발행된 리패키지채의 입찰방식 매각절차가 시작된다고 전했다.

리패키지채는 액면 9억 유로로 오는 8일까지 희망자를 모집한다고 한다. 스위스 금융 대기업인 크레디트스위스가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

와이어카드가 지난주 파산 수속을 신청함에 따라 관재인은 자산 매각을 개시했다. 채권자의 상당수는 회사가 발행한 사채의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의 와이어카드 출자는 주식 취득이 아니라 주식으로 전환 받을 권리를 부여한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이뤄졌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소프트뱅크 출자 직후 크레디트스위스는 소프트뱅크 전환 사채를 담보로 9억 유로 상당의 신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에게 판매했다. 리패키지채(구조채)로서 이는 소프트뱅크 그룹에 이익을 가져왔다.

리패키지채는 유명 투자가 워런 버핏이 투자할 때 자신의 투자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활용한 수법으로 유명하다.

와이어카드 리패키지채를 현재 보유한 채권자는 이번 매각으로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리패키지채는 2일에 액면 1유로 당 13.5센트로 거래돼 3주 전의 73.5센트에서 급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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