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전력 해법 ‘재생에너지’로 찾는다

13일 ‘2025년 한국RE100 컨퍼런스’ 개최

2025-11-13     성원영 기자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자 새 정부는 재생에너지 중심 대전환과 더불어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확대에 따라 재생에너지가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3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정책과 임국현 과장은 ‘2025년 한국RE100 컨퍼런스’에서 “최근 AI 데이터센터 유치 및 투자가 확대되면서,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중 절반 가까이는 재생에너지로 충당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새 정부는 재생에너지 중심 대전환과 더불어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력망의 유연성 확보와 대규모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강조된다. 임 과장은 “2030년까지 누적 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을 100GW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며 “작년 한 해 국내 누적 설치 용량이 33GW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3배 이상 확충하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유휴 부지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 등에서 공공기관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PA는 전력 생산자와 소비자가 일정 기간 정해진 가격으로 전력을 거래하는 제도다.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계약할 수 있어 RE100 및 ESG 경영 실천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의 개편도 추진된다. 20년 장기 고정가격 계약 체계를 기반으로, 정부는 매년 적정 입찰 물량을 제시해 사업자들이 안정적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계획이다. RPS 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에게 신재생에너지로 일정 비율 이상 전력을 생산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임 과장은 “이러한 정책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세액공제 확대 및 생산세엑공제와 같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관계 부처와 협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에너지 고속도로에 힘입어 2026년 재생에너지 관련 기후부의 예산안은 1조 2,703억 원으로 2025년 8,973억 원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한국RE100 컨퍼런스’ 현장 (사진=성원영 기자)

이날 컨퍼런스에서 BS산업 솔라시도사업단 황준호 전무는 재생에너지 기반 분산형 전력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고속도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수도권 중심의 전력망 확충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며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개념에 맞춘 지역 분산망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력 다소비 기업의 지역 분산 유치를 정책적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남·영암 솔라시도 기업도시(이하 해남 솔라시도)는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후보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후보지로도 지정됐다. 이는 인근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를 통한 저렴한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 역량이 AI 데이터센터 유치의 강점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라는 게 황 전무의 설명이다.

황 전무는 “전력망 확충뿐 아니라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라시도는 독립적인 지역 분산망을 구축하되 일부는 한국전력공사의 전력망과 연계하는 구조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허브터미널’ 계획을 구상해 대규모 재생에너지 자원과 수요를 연결하는 분산형 전력망 구축 전략도 구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한계(간헐성, 잉여전력 발생 등)를 보완하기 위해 허브 터미널 내에서 잉여전력과 보완전력을 관리하고, 필요시 한전망과 연계해 전력계통의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내용이다.

한편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특별법(RE100산단조성법)이 지난 10월 발의됐으며, 연내 제정될 경우 2026년 4월에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지정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해남군이 재생에너지 자립도시로 지정될 경우 기존 솔라시도 데이터센터파크의 부지를 1단계에서 120만 평, 2단계에서 200만 평까지 확장할 수 있어 향후 대규모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유리한 조건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