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리포트] AI PaaS의 필요성과 글로벌 AI PaaS 동향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김혜영 책임연구원 이노그리드 클라우드플랫폼 운영본부 정기봉 본부장

2025-10-31     김혜영, 정기봉
(좌)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김혜영 책임연구원 / (우) 이노그리드 클라우드플랫폼 운영본부 정기봉 본부장

[아이티데일리] PaaS의 등장과 역할

PaaS(Platform as a Service)는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배포에 필요한 플랫폼과 개발도구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비스의 형태로 제공하는 컴퓨팅 모델이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인프라 구축과 관리에 신경 쓰지 않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어 개발 생산성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핀테크, 이커머스, 게임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빠른 서비스 출시와 확장성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이러한 시장 수요에 대응해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서비스화하며 시장 표준화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자체 전산실(IDC)을 구축·운영하며 보수적인 접근을 선호하던 대기업과 금융권조차도 변화의 압력을 체감하게 되었다. 특히, 빠른 개발·배포 속도가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고, 대규모 트래픽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보장해야 하는 요구가 커지면서 클라우드 기반 PaaS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데브옵스(DevOps)는 속도와 안정성 요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방법론으로 자리 잡았으며, PaaS는 이를 구현하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다. 지속적 통합/배포(CI/CD)를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자동화된 테스트와 모니터링 기능으로 서비스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컨테이너 기반의 자동 스케일링 기술은 예상치 못한 트래픽 급증 상황에서도 서비스 중단 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부상했다.

국내의 경우, PaaS의 등장은 단순한 글로벌 트렌드의 수용하는 수준을 넘어 정부의 강력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전환 정책과 한국 특유의 치열한 서비스 경쟁 환경이 맞물린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시행한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법’에 따른 공공부문 클라우드 서비스 우선 도입 정책은 국내 PaaS 시장의 초기 수요를 창출하고 기술 도입의 정당성을 부여한 중요한 정책적 기반이 되었다.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에 부응하여 정부는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인 K-PaaS(Korean Platform as a Service)를 개발·보급했다. K-PaaS는 오픈소스 기반의 클라우드 파운드리(Cloud Foundry) 기술을 활용해 국내 보안·규제 환경에 최적화된 국산 PaaS 플랫폼으로, 공공기관과 기업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아울러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주요 국내 CSP들은 해외 사업자가 충족하기 어려운 규제·보안 요구사항에 최적화된 PaaS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 확산에 일조했다. 이로써 국내 PaaS는 정책적 지원, 기술적 혁신, 산업계 수요가 삼박자를 이루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오픈소스 기반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K-PaaS) 아키텍처 (출처 :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K-PaaS) 센터)

PaaS에서 AI PaaS로의 변화

과거에는 AI가 연구 목적이나 일부 특화된 산업 영역에서만 제한적으로 활용되었으나,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일반 대중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 잡으면서 AI 활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2022년 챗GPT(ChatGPT)의 등장은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개발 경쟁을 촉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Open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애저(Azure) 클라우드에 AI 기능을 통합하여 ‘코파일럿(Copilot)’ 서비스를 다양한 소프트웨어에 적용하고 있다. 구글은 제미나이(Gemini)라는 멀티모달 AI 모델을 개발하여 검색, 클라우드, 생산성 도구에 접목하고 있으며, 메타(Meta)는 라마(Llama) 시리즈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SNS 플랫폼과 연계한 AI 마케팅 도구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AI 모델 개발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플랫폼과 인프라에 AI 기능을 통합해 사용자가 손쉽게 AI 서비스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존의 데브옵스 중심의 PaaS로는 한계가 있으며, 이제는 AI 서비스 개발과 운영의 전 생애주기를 지원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AI PaaS로의 진화가 클라우드 업계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AI PaaS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표적인 기능들이 요구된다.
 

1. 데이터 운영(DataOps)

- 데이터 수집 및 통합 :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를 다양한 소스에서 자동으로 수집하고 통합하는 과정이다. API, 베이스, 실시간 스트리밍 등을 통해 를 수집하며, 메타 관리와 데이터 계보 추적을 통해 데이터의 출처를 투명하게 관리한다.

- 데이터 품질 관리 : AI 모델의 성능과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한 품질 확보 과정이다. 스키마 검증, 이상값 탐지, 중복 제거, 결측값 처리, 편향성 검사 등을 자동화하여 일관된 품질의 를 확보한다.

- 데이터 전처리 및 피처 엔지니어링 : 원시 를 ML 모델이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과정이다. 정규화, 인코딩, 피처 추출 및 선택, 증강 등의 작업을 통해 모델 훈련에 최적화된 데이터를 생성한다.

- 데이터 버전 관리 : 셋의 변경 사항을 추적하고 재현 가능한 실험 환경을 제공하는 과정이다. 셋 스냅샷, 변경 이력 추적, 브랜치 관리, 롤백 기능을 통해 의 버전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2. 머신러닝 운영(MLOps)

- 실험관리 : ML 실험의 체계적 관리 및 재현성을 보장하는 과정이다. 하이퍼파라미터, 메트릭, 결과를 로깅하고, 여러 모델의 성능을 비교하며, 실험 결과를 팀 간에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 모델 훈련 및 최적화 :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훈련 환경을 제공하는 과정이다. 분산 훈련, 하이퍼파라미터 튜닝, AutoML, 조기 종료, 체크포인트 관리 등을 통해 최적의 을 개발한다.

- 모델 검증 및 테스트 : 훈련된 을 프로덕션 환경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배포하는 과정이다. 블루-그린(Blue-Green), 카나리(Canary), 롤링(Rolling) 배포 패턴을 활용하여 REST API, gRPC, 배치 추론 등 다양한 형태로 을 서빙한다.

- 모델 배포 : 의 성능과 안정성을 다각도로 검증하는 과정이다. 성능 평가, 교차 검증, A/B 테스트, 편향성 테스트, 적대적 테스트를 통해 의 품질을 보장한다.

- 모델 모니터링 : 프로덕션 환경에서 성능과 동작을 지속해서 감시하는 과정이다. 실시간 성능 추적, 데이터 드리프트 탐지, 드리프트 탐지, 이상 탐지, 알람 시스템을 통해 의 안정성을 보장한다.

- 모델 재훈련 및 업데이트 : 성능 유지를 위한 자동화된 재훈련 및 업데이트 과정이다. 성능 저하 시 자동 재훈련, 정기적 업데이트, 증분 학습, A/B 테스트, 롤백 메커니즘을 통해 의 지속적인 개선을 지원한다.
 

PaaS vs AI PaaS

- 아키텍처 관점
기존 PaaS가 CPU 중심의 범용 컴퓨팅 환경을 제공했다면, AI PaaS는 GPU, TPU, NPU 등 AI 연산에 특화된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설계된다. 스토리지 역시 기존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나 NoSQL에서 벗어나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데이터 레이크, 벡터 검색을 위한 벡터 데이터베이스, 분산 파일 시스템으로 확장된다. 네트워킹 또한 단순한 HTTP/REST API를 넘어 대용량 모델 서빙과 실시간 스트리밍 추론을 위한 고대역폭 통신을 지원해야 한다.

- 개발 및 운영 프로세스 관점
기존 데브옵스에 머신러닝 운영(MLOps)과 데이터 운영(DataOps)이 추가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코드 관리는 Git 기반의 소스코드 버전 관리를 넘어 학습 데이터셋과 AI 모델까지 함께 버전을 추적해야 한다. 빌드 프로세스도 전통적인 컴파일-패키징-배포 단계에서 데이터 전처리-모델 훈련-성능 검증-배포로 완전히 달라진다. 테스팅 역시 단위/통합/성능 테스트에 더해 모델의 정확도, 편향성, 데이터 드리프트 등 AI 특화 검증이 필요하다.

- 데이터 관리 관점
기존 PaaS가 주로 구조화된 비즈니스 를 GB~~TB 규모로 처리했다면, AI PaaS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비디오 등 다양한 모달리티의 를 TB~~PB 규모로 다뤄야 한다. 처리 방식도 CRUD 연산과 트랜잭션 처리 중심에서 대규모 배치 처리, 실시간 스트림 처리, 복잡한 피처 엔지니어링으로 확장된다. 특히 품질 관리에서도 기존의 일관성과 무결성 확보를 넘어 AI 모델의 편향성, 훈련 의 대표성, 라벨링 품질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 스케일링 및 성능 관점
기존 PaaS의 수평적 인스턴스 확장과 달리, AI PaaS는 GPU 클러스터 기반의 특화된 확장 방식을 사용한다. 성능 지표 역시 초당 처리 건수(TPS)나 응답 시간 중심에서 모델 정확도, 추론 지연 시간, AI 서비스 처리량으로 달라진다. 비용 모델도 단순한 컴퓨팅 시간 기반에서 GPU 사용 시간과 모델 호출 횟수를 종합한 복합 과금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근본적 차이로 인해 AI PaaS는 기존 PaaS의 단순한 확장이 아닌,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AI PaaS 동향

글로벌 빅테크 기업(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들은 기존의 DevOps 중심의 클라우드 플랫을 넘어, AI 개발 전주기(DataOps, MLOps 등)를 통합 지원하는 AI PaaS로 전환을 위해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AI Times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글로벌 빅테크 4사가 AI 클라우드 인프라에 투입할 투자 규모는 3,200억 달러로, 이는 국내 정부 전체 예산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각 사는 이러한 막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저마다의 AI PaaS 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AWS(Amazon Web Services) : 생성형 AI와 머신러닝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AI PaaS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을 통해 앤트로픽(Anthropic), 메타(Meta), 코히어(Cohere), 스태빌리티 AI(Stability AI) 등 주요 글로벌 AI 기업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단일 API로 제공할 수 있도록 연계하여 손쉽게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배포하도록 지원하고, 세이지메이커(Sagemaker)를 통해 데이터 준비‧학습‧배포‧운영까지 엔드투엔드 ML 수명주기를 통합 관리하는 AI PaaS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 Google cloud : 검색‧데이터 기반의 강점을 살려 데이터와 AI를 긴밀히 연결하는 AI PaaS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버텍스 AI(Vertex AI)를 중심으로 160개 이상의 다양한 파운데이션 모델 제공 및 gemini 2.0을 통해 텍스트‧이미지‧영상‧음성 데이터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멀티 모달 AI를 제공하고 있다.

- MS(Microsoft Azure) : Open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생성형 AI 경쟁에서 가장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였고, 생산성 툴 중심의 AI 내재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애저 오픈AI 서비스(Azure OpenAI Service)’를 통해 실시간 오디오 API 및 CUA(Compuer-Using Agernt)등 신기능을 지원하고, Copilot을 통해 오피스 365(Office 365), 깃허브(GitHub) 등 전사 서비스에 AI 보조기능을 내장하는 등 생산성과 업무 자동화를 지원하고 있다.

- Meta : 오픈소스 모델 중심의 생태계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Lama 시리즈를 통해 전세계 연구자‧개발자가 무료로 대규모 언어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를 기반으로 광고, 마케팅, 메타버스, SNS 연계 등 개방형 전략으로 차별화를 표방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4사의 AI PaaS 발전 전략은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자료는 아래와 같다.
 

글로벌 4사의 AI PaaS 발전 전략 (출처 : The New Stack)

국내 역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기존 DevOps 중심의 PaaS를 기반으로 아래와 같이 AI 서비스를 잇달아 개발한 AI PaaS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클로바 스튜디오(CLOVA Studio)’, ‘하이퍼클로바 X 먀 PaaS(HyperCLOVA X AI PaaS)’를 출시하여 PaaS 기반 AI 모델 학습/배포 환경 및 국산 LLM 기반 한국어 성능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KT클라우드 : GIGA Genie AI 서비스를 출시하여 산업 특화 AI API 및 통신 인프라 기반 실시간 처리 강점을 활용한 B2B 기업용 AI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 NHN클라우드 : AI EasyMaker 서비스를 출시하여 게임·커머스에 특화된 중소기업에 적합한 AI 전주기를 지원하는 개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마무리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PaaS의 발전은 단순히 DevOps 중심의 애플리케이션 개발 편의성과 운영 안정성 지원을 넘어, 생성형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AI 서비스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모델 학습과 고도화를 플랫폼 차원에서 지원하는 AI PaaS로의 진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막대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확보한 자원을 재투자하며, AI PaaS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금도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도 정부 차원에서의 선제적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단순한 AI 서비스 연구개발 지원을 넘어, 이를 지속해서 고도화하고 실제 활용으로 연결하기 위해 필수적인 AI PaaS 인프라 및 생태계 구축을 국가 전략에 포함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산업계에서는 정부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국내 개발자들이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는 AI 오픈소스 생태계와 협업 환경을 강화하고, AI PaaS 표준화를 통해 서로 다른 AI PaaS 간 상호운용성을 확보하여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국산 AI PaaS가 실질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토대를 공동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