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그린테크 스타트업 투자, 2030년까지 증가세 이어갈 것”

세계 벤처캐피탈 생태계, ‘스마트한’ 그린테크 스타트업에 초점 맞춰 변신 중 일부 정치 역풍에도 불구, 넷제로, 에너지 전환, 생산 효율화 전반으로 확대

2025-10-30     조민수 기자
그린테크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그린테크·생산 효율화·에너지 전환 솔루션을 향한 벤처캐피탈(VC) 자금의 유입으로 인해 미국 트럼프 정권이나 화석연료 산업의 반격 등 역풍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투자 흐름은 2030년까지 호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2024년의 그린테크 투자 총액에 대한 시장 데이터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 투자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전 세계 에너지 전환 관련 투자는 11% 증가,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2조 1,000억 달러에 달했다.

또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의 데이터는 같은 기간 채권 및 대출을 통한 지속가능 금융 발행 규모가 1조 5,000억 달러를 넘었음을 보여주고, 모건스탠리의 연말 보고서에 따르면 지속가능 펀드의 운용자산은 3조 5,60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러한 많은 그린 투자 중심에는 VC 자금의 뒷받침이 있었다고 포브스지는 진단한다. 그러면서도 불안정한 거시경제 환경과 여러 국가에서의 그린 이니셔티브에 대한 정치적 반발로 인해 VC 투자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보았다.

실제로 2024년은 그린테크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환경이 그리 좋은 해는 아니었다. PwC에 따르면 VC 자금 유입은 지난해 대비 약 16% 감소해 6,730억 달러로 줄었다. 하지만 향후 10년간 투자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금융계 VC이든 기업계 VC이든, 많은 이들이 그린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더욱 스마트한 VC 지원 생태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독일 뮌헨의 브이스퀘어드벤처스(Vsquared Ventures) 창립 파트너 하버트 망게시우스는 포브스지에서 현재 그린테크가 직면한 정치·경제적 역풍이나 코로나19 시기에서와 같은 과도한 관심 등은 모두 “왔다가 사라지는 국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하지 않는 것은 스마트 전력망을 구현하는 초기 단계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부터 넷제로(탄소제로) 항공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지원하는 지속 가능한 자본이 필요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에머슨벤처스(Emerson Ventures) 책임자 서스턴 크롬웰 역시 “생산성과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중단되지 않는 필수 과제이며 앞으로 유망한 분야”라고 말했다.

새롭게 부상하는 트렌드는 ‘소프트웨어 주도형 그린이 주도하는 미래’에 대한 투자다. 산업 및 에너지 소프트웨어의 육성은 하드웨어 혁신만큼 중요하며, 금융계와 기업계 VC 모두가 시장 호조를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월드펀드 VC(World Fund VC)의 창립 파트너 다리아 사하로바는 포브스 인터뷰에서 “대규모 탈탄소화와 중공업 효율 개선을 위한 솔루션은 하드웨어 혁명일 수도 있고, 소프트웨어 코드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넷제로로의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개발한 과학 기반 평가법을 통해 “연간 최소 100메가톤(1억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잠재력을 가진 스타트업만 투자 대상으로 선정한다”며 “이들 대부분은 점점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산하 SE벤처스의 글로벌 책임자 아밋 차투르베디도 “기후·산업 기술 투자의 대부분이 소프트웨어 기반”이라고 말했다. “AI, IIoT(산업용 사물인터넷), 고급 분석 기반 스타트업들은 우리가 제품을 제조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며 “문제는 ‘성장할까’가 아니라 ‘얼마나, 어떤 속도로’ 성장할까”라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저탄소·무탄소 기술과 생산 효율 향상을 동시에 추구하는 움직임이 산업계 전반에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CNBC, 로이터 등 주요 언론들이 보도한 글로벌 에너지 전시회 ADIPEC(아부다비국제석유전시회)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뚜렷이 감지됐다.

언론에 보도된 주최사 dmg이벤트에 따르면, 2022년 이후 기후·에너지 VC, 지속가능 펀드 매니저, 투자은행가, 헤지펀드 관계자의 참여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금융 전용 프로그램 스트림’이 신설됐다. 이는 에너지 효율, 기후테크, 생산성 개선에 대한 투자가 새로운 프론티어이자 글로벌 에너지 이벤트 산업이 놓쳐선 안 될 거시적 변화다. 2024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후 VC, 지속가능 펀드, 사모펀드, 그리고 20개 주요 투자은행이 참가했고, 100억 달러 이상의 거래가 체결됐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투자 환경 속에서도, 그린테크 분야는 단기 이익보다 장기적 수익 관점에서 조망된다. 미쓰비시중공업그룹의 그린솔루션 담당 CEO 가기우치 히토시는 “우리는 그린테크 스타트업의 경우 20년 이상을 내다보고 투자한다”며 “단기 이익을 내는 VC가 아닌 기술 발전의 파트너가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에너지 탈탄소화 분야에서 지금까지 15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VC를 통해 유입되는 그린테크 투자 자본은 2030년대까지 증가세를 그리며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넷제로 목표와 보조를 맞추는 흐름이다. 블룸버그NEF는 2025~2030년 사이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투자 수준을 연간 5조 6,000억 달러로 추정하며, VC가가 그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