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익률 폭락 겪은 ‘슈퍼스타 투자자’ 캐시 우드, AI 붐으로 화려한 부활
[아이티데일리] 미국의 유명 토자자 아크 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가 운용하는 대표 펀드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는 2021년 14% 하락, 2022년 67% 폭락이라는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이후 3년간 AI 관련 종목이 급등하면서 수익률은 저점 대비 3배로 회복됐다. 우드는 이번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하며, 시장의 ‘AI 거품’ 우려를 일축했다.
지난 1년간 이어진 AI 붐 속에서 성장주에 집중한 투자자들은 수익을 크게 늘렸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주인공은 캐시 우드의 펀드였다. 포브스가 캐시 우드의 AI 투자를 성공 사례로 전했다.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9월 말까지 1년간 87.1% 상승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가 추적하는 모든 ETF 및 뮤추얼펀드 가운데 단일 종목형 펀드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상승의 핵심 동력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AMD, 템퍼스AI, 테슬라 등 주요 AI 관련주였다.
우드의 대표 펀드는 2022년 67% 폭락한 후 바닥에서 3배 회복했지만, 여전히 2021년 2월 정점보다 42% 낮은 수준이다. 운용 자산도 2020년 말 170억 달러에서 현재 83억 달러로 반토막 났다. 이는 하락기 동안 상당수 투자자가 이탈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드는 AI 붐에 의한 상승세가 “코로나 시기의 단기적 거품”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우드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AI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모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고수익 기업들”이라며 “추론 모델은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그 잠재력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AI 관련주 대부분이 호조를 보였지만, 우드는 그중에서도 ‘진짜 승자’를 골라냈다. 아크는 반도체 섹터에서 엔비디아보다 AMD 비중을 더 높게 유지해왔다. ETF 내 비중은 AMD 4.0%, 엔비디아 1.1%다. 올해 AMD 주가는 2배 오른 반면, 엔비디아의 상승률은 36%에 그쳤다. 우드는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4조 5,000억 달러에 달하지만, AMD는 4,000억 달러 수준으로 저평가된 만큼 성장 여력이 크다”며 “AMD는 더 큰 메모리를 탑재한 칩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337% 급등했다. 정부와 민간의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기술력 덕분에, 최근 1년 매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34억 달러, 순이익은 7억 6,3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가치투자자들은 팔란티어를 ‘AI 버블의 상징’으로 본다. 시가총액은 4,300억 달러로, 매출의 126배에 달한다. 우드는 2024년 8월 이후 팔란티어 주식의 70%를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지만, 여전히 펀드 내 9위(비중 4.2%)의 주요 보유 종목으로 남아 있다. 팔란티어는 PaaS(플랫폼형 서비스) 분야의 리더다.
테슬라는 우드가 약 10년간 장기 보유해온 종목이다. 2020년 주가가 731% 급등하며 펀드의 대표 수익원으로 떠올랐으나 2022년에는 68% 급락했다. 아크는 지난해 테슬라의 2029년 목표 주가를 1주당 2,600달러로 상향했다. 이는 시가총액 기준 9조 달러 규모다. 아크는 2029년까지 테슬라 수익의 86%가 로보택시 사업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우드는 “전기차(EV) 판매는 일회성 거래지만, 로보택시는 구독형 모델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며 “이익률 또한 훨씬 높다”고 말했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테슬라에 약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2위 보유 종목인 코인베이스의 2배 규모다. 우드는 그러나 테슬라를 제외하면 시가총액 1조 달러가 넘는 초대형 기술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아마존, 메타, 엔비디아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위 15개 종목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우드에 대한 평가는 투자 시점에 따라 엇갈린다. 9월말 기준 최근 3년간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연평균 수익률은 31.8%로 S&P500의 24.9%를 웃돈다. 그러나 최근 5년간의 누적 성적은 마이너스 0.8%, 같은 기간 S&P500의 연 16.5% 상승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다만 2014년 펀드 설립 이후의 연평균 수익률은 15.3%로 시장 평균을 약간 상회하며 나스닥100의 16.9%와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포브스는 정점에서 바닥까지 80% 하락을 경험한 투자자가 다시 일어서는 일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닷컴버블 당시 나스닥도 약 80% 폭락했으나, 그 뒤 25년 동안 약 2,000% 상승했다. 우드는 자신이 겪은 2022년의 폭락이 먼 훗날에는 ‘작은 조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