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 기업들, 4분기 글로벌 시장 공략 ‘잰걸음’
기술력 기반으로 전략적 확장 도모…해외 시장 지속 도전
[아이티데일리] 국내 사이버 보안 기업들이 4분기 막바지 해외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지니언스, 모니터랩, 파수 등 국내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업계 대표 기업들은 미국, 중동, 싱가포르 등을 공략 지역으로 선정하고 각 지역의 요구와 환경에 맞춰 전략적으로 솔루션을 공급하며 매출 증대와 브랜드 신뢰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동향은 현지에서 열리는 대형 컨퍼런스 참가를 중심으로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 체결 및 유통망 구축은 물론 신제품 출시 및 홍보와 PoC(개념증명) 실적 창출, 그리고 현지 업계가 요구하는 최신 기술 트렌드에 대한 빠른 대응까지 맞물리며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중동 시장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등에서 디지털 인프라 투자가 가속화되면서 사이버 공격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네트워크 접근 제어(NAC),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 제로 트러스트 네트워크 액세스(ZTNA) 등과 같은 기술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지니언스는 올해 UAE 두바이에서 열린 ‘자이텍스 두바이 2025(GITEX Dubai 2025)’ 행사에 참여해 UAE 현지에 자사의 NAC, EDR, ZTNA 등 솔루션을 소개했다. 회사는 특히 현지 대형 ICT 인프라에 자사 솔루션들을 적용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PoC 등을 추진하는 것을 방문 고객들과 논의했다. 지니언스는 이 같은 기회를 통해 UAE 내 방대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업에서 전략적 입지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지니언스가 ‘자이텍스’ 행사에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참가했다. 회사는 지난해 행사에서 EDR을 글로벌 시장에 첫 공개하며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지니언스는 특히 자사 EDR 솔루션이 설치형(on-premise)으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자체 보안 체계를 선호하는 중동 시장 특성에 부합해 선호됐다고 전했다.
지니언스는 EDR 첫 공개 이후 현지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공공기관에 EDR을 공급하는 등 중동 지역에서의 비즈니스 기반을 꾸준히 강화해 왔다. 중동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협력사와 함께 공동 연구·수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UAE 두바이 신규 사무소 개설 및 주재원 상주를 통해 현지 시장 조사·영업·마케팅을 적극 추진하며 사업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니언스 해외사업본부 나세일 이사는 “지난해 자이텍스에서 EDR을 처음 공개한 이후,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고객을 확보하는 성과를 얻었다”며 “올해 역시 중동 시장 확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현지 고객 맞춤형 보안 환경을 제공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시장도 국내 보안 기업들이 주목하는 시장 중 하나다.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보안 및 관리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B2B SECaaS(서비스형 보안)와 AI 연동 보안 플랫폼 ‘아이온클라우드(AIONCLOUD)’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모니터랩은 자이텍스 두바이 2025뿐만 아니라 ‘테크 위크 싱가포르 2025(Tech Week Singapore 2025)’에 참가하며 해외 진출을 타진했다. 모니터랩의 아이온클라우드는 SWG(시큐어웹게이트), CASB(클라우드액세스보안브로커), RBI(원격브라우저격리) 등 다양한 클라우드 보안 분야 솔루션에 AI와 제로 트러스트 모델까지 결합해 제공된다.
모니터랩은 최근 싱가포르와 중동에서 연이어 열린 국제 전시회를 통해 현지 ICT 기업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와 중동 시장 내 인지도 제고와 함께 글로벌 파트너 네트워크를 확대했으며, 현지 파트너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서비스 현지화와 기술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보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모니터랩 이광후 대표는 “아이온클라우드는 단순한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를 넘어, EDR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보안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모니터랩의 기술력과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해외 고객에게 신뢰받는 보안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시장이지만, 미국 시장도 빼놓을 수 없는 공략 대상이다. 최근 미국은 제조업·반도체, 자동차 산업군을 중심으로 AI 활용 확장과 IP 데이터 보호 수요가 커지는 분위기다. 파수는 세미콘 웨스트 2025(SEMICON WEST 2025), 마누섹 USA 2025(ManuSec USA 2025) 등 미국에서 열린 대형 행사에 참여해 반도체 및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미 제조기업과의 접점을 적극 확대하고 해당 산업군 및 생태계에 특화된 데이터 보안 및 AI 전략을 제시했다.
파수는 이들 행사에서 반도체 및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기업들의 핵심 보안 문제로 떠오른 설계도면 등의 IP(지적재산권) 유출 사고를 방지하고 AI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한 데이터 보안 및 AI 전략과 실제 사례를 공유했다. 더불어 또다른 주요 관심사인 공급망 내 보안 강화를 위해 공급망 내에서 협업 생산성을 높이면서 보안성을 유지하는 세부 실행 방안을 소개했다.
파수가 글로벌 제조기업들의 핵심 자산인 중요 데이터를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소개한 ‘파수 엔터프라이즈 디알엠(Fasoo Enterprise DRM, 이하 FED)’은 로컬과 클라우드 환경에서 일원화된 정책 관리가 가능한 하이퍼 DRM(Hyper DRM)이다. 일반 텍스트, 설계도면(CAD 파일), PDF, 이미지 등의 다양한 문서를 생성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걸쳐 보호한다.
또한 공급망 데이터 보안 협업 플랫폼 ‘랩소디 에코(Wrapsody eCo)’는 외부 협업 과정에서 데이터 보안을 강화하면서 협업 편의성을 높인다. 파일 보안뿐 아니라 사용자별로 권한을 제어하고 외부에 문서 공유한 후에도 언제든지 권한을 회수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파수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손종곤 상무는 “최근 미국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제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투자를 활성화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보안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파수는 해당 산업에서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핵심 IP 보호에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AI 시대에 대비한 산업별 맞춤 전략을 통해 고객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