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결합 업무 수행 5년 맞이한 금융보안원…“건수와 품질 모두 개선”

데이터 결합 실적 지난해 102건 기록, 금융·비금융 결합 대세

2025-09-30     박재현 기자
데이터전문기관 지정 후 데이터 결합 실적 (출처: 금융보안원 데이터전문기관 데이터 결합 동향 분석 보고서)

[아이티데일리] 금융보안원이 국내 최초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된 지 5년이 지났다. 2020년 8월 지정된 이후 전문성을 토대로 데이터 결합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2020년 4건에 불과하던 결합 건수는 2023년 120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02건을 기록하며 연간 100건 규모가 안착했다.

금융보안원의 데이터 결합 실적은 건수 증가를 넘어 질적 확장으로 이어졌다. 결합 유형으로는 2021년까지는 금융권 내부 결합이 대세였지만, 2024년에는 금융과 비금융 결합 비중이 61%를 차지했다. 이는 통신·유통·공공 분야 등과의 협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결합 당 참여기업 수 및 데이터 크기 증가 현황 (출처: 금융보안원 데이터전문기관 데이터 결합 동향 분석 보고서)

참여 업권은 신용평가사(CB)가 전체 결합의 64.7%를 차지하며 허브 역할을 했고, 핀테크·카드사·은행·유통업체 등도 활발히 참여했다. 참여기업 수는 최대 13개, 데이터 용량은 9.3TB까지 확장됐다. 결합키도 최대 15개까지 처리 가능해지며 결합률을 높이고 데이터 품질이 정교화됐다. 특히 반복 결합도 확대됐다. 최신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수요로 연간 평균 결합 건수(기업 기준)는 2021년 6.8건에서 2024년 9건 이상으로 늘었다. 이러한 수치는 데이터 결합이 이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금융보안원은 단순한 데이터 결합 중개자를 넘어, 산업 혁신과 사회적 과제 해결에 기여하는 중추 기관으로 기능했다. 금융보안원이 공개한 ‘데이터전문기관 데이터 결합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금융이력이 부족한 소상공인을 위해 가명정보와 공공 데이터를 결합,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누적 10,275건, 507억 원 규모의 신용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보안원은 대안신용평가도 확산됐다고 평가했다. 통신데이터를 활용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고객에게 새로운 신용평가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기존 신용평가가 놓쳤던 소비 패턴, 통신 이력, 생활 데이터가 금융 포용성을 확장하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또한 사회 현안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통계청은 생활인구 통계를 작성해 지방소멸 대응 정책을 수립했고, 한국관광공사는 인구감소지역 관광 전략 설계에 데이터 결합을 활용했다. AI 데이터 확보 사례도 공유했다. 삼성화재는 가명처리 기술로 보험 심사 이미지를 AI 학습용 데이터로 전환, OCR 기반 자동 심사 도구 개발에 활용했다.

금융보안원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AI 대전환 전략에 따라 AI 학습을 위한 공공데이터 개방이 확대되고, 금융분야 생성형 AI 및 클라우드 SaaS에서 가명정보 활용이 허용돼 가명정보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금융보안원은 가명처리 적정성 평가·컨설팅 등의 지원을 확대하고, 비정형데이터·합성데이터 등 AI 효용성이 높은 데이터가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보안원 박상원 원장은 “AI 기술이 확산되고 데이터 활용 규제가 완화되면서 데이터의 결합과 가명정보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면서 “금융보안원은 데이터 활용이 개별 기업의 가치 창출을 넘어 사회 현안 해결과 국가의 AI 경쟁력 강화 등 사회적 편익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