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혁신의 아킬레스건: 비즈니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실전의 현주소와 과제

리비젼컨설팅 전용준 대표

2025-09-30     전용준
리비젼컨설팅 전용준 대표

[아이티데일리] AI는 이미 기업 경영의 한복판에 들어왔고 새로운 산업혁명 또는 더 나아가 최초의 산업혁명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이제 핵심 질문은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다. 많은 조직이 AI를 도입했음에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AI는 스스로 혁신을 만들어낼 수 없으며 AI를 움직이는 조종간인 프롬프트가 제대로 설계되지 못하면 혁신은 멈춘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AI의 잠재력을 현실로 전환시키는 촉매이며, 기술과 조직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다. 같은 모델을 사용해도 무엇을 지시하고, 어떻게 유도하거나 지원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극적으로 달라진다. 기업이 원하는 혁신의 성패가 여기에 달려 있다.

비즈니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아키텍처 (출처: 실전 비즈니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2025.)

비즈니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현재: 핵심 이슈들

프롬프트의 첫 번째 기준은 정확성, 일관성, 리스크 관리다. 오류 없는 출력, 일관된 톤, 안전한 결과.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위생 요소(Hygiene Factors) 즉, 반드시 충족되어야 하지만, 그 자체로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내지는 않는 기본 조건일 뿐이다.

공식적으로 관리되는 시스템의 프롬프트는 프롬프트 라이브러리와 같은 레지스트리와 가드레일 즉, 위험하거나 부적절한 답변을 생성하지 않도록 미리 설정해둔 안전 규칙을 통해 품질을 유지한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의 후처리 없이는 결과물을 그대로 쓰기 어려운 수준이다.

반면 공식 관리 밖의 숨은 AI 사용자들의 경우에는 일부는 놀라운 성과를 내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오류와 불안정성에 시달린다. 지금의 기업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위생 관리의 수준 이상이 아니다.

기업이 활용하는 프롬프트의 대부분이 전략적 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멀다. 회의록 정리, 이메일 초안, 보고서 요약 등과 같은 단순 작업에 집중되어 있다. 고객 만족도 개선, 영업 전환율 향상, 비용 절감 같은 전략 목표나 KPI와 직접 연결된 프롬프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프롬프트가 ‘잘 쓰는 법’을 넘어 ‘목표를 설계하는 언어’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단순 작업 자동화 도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성공에 대한 인과관계 네트워크 (참고: 보다 짙은 파란색으로 표시한 것들이 더 중요한 요소다.)

사용 방식에 따라 AI 결과물의 활용 수준에 극명한 차이가 있다. 조직차원에서 공식 관리되는 AI 시스템 사용자는 템플릿 기반으로 바로 고객 대응이나 내부 보고서에 활용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결과를 얻는다. 그러나 공식 관리 밖의 영역에서는 뼈대나 초안 수준 결과물이 다수다. 완성도가 30~40%를 넘지 않아 사람의 가공이 필수적이다. 소수의 파워유저만 고품질 결과를 뽑아낸다. 활용 역량의 격차가 성과의 격차로 이어진다.

AI 활용과 전사적 목표가 잘 연결되는 사례는 드물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성과를 내는 곳은 일부 부서에 국한된다. 고객센터 자동 응답, 법무 문서 검토, 금융 상담 프로세스 단축 같은 한정된 특정 영역에서 성과가 나온다. 파일럿 단계, 국소적 성공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성과가 확산, 증폭되지 못하면 경영진의 관심도 일시적 유행과 함께 사라질 수 있다.
 

숨은 AI 사용자의 존재와 가치

현실에서 가장 큰 AI 사용자 집단은 조직이 직접 제공하지 않은 AI를 스스로 사용하는 숨은 그림자(Shadow) 집단이다. 세부적 공식 통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규모에 대해 개념적으로 라도 추측해보면, 전체 직원 중 20~30%는 개인 계정으로 챗GPT, 클로드(Claude), 제미나이(Gemini) 같은 툴을 업무에 사용한다.

반면 공식 시스템 사용자는 많아야 10~15% 정도다. 즉 기업 내 AI 활용량과 결과물의 상당 부분이 숨은 집단에 의해 생산된다. 문제는 이들이 관리 체계 밖에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 보안, 품질 일관성, 정책 준수 모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 그림자 집단이 리스크와 혁신을 동시에 내포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데이터 유출, 환각 출력, 보안 사고의 위험이 크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과감한 실험이 이루어지는 장이기도 하다. 새로운 마케팅 카피, 파격적인 제품 아이디어, 사업 방향 전환의 단초가 여기서 나오기도 한다. 통제 없는 자유가 혁신을 낳을 수 있지만, 위험 또한 크다. 기업은 이 모순된 양면성을 이해하고 대처해야 한다.

사용자 집단별 프롬프트 활용 현황 및 평가 (주의: 이 표의 수치들은 개념적 추정을 나타낸 것이므로 정밀한 조사 자료가 아니다. 기업별 특성에 따라서도 편차가 매우 클 것이다.)

비관리형 공식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부상

새로운 중간 지대가 생겨나고 있다. 회사가 챗GPT나 코파일럿 등의 계정을 제공하지만 관리와 가이드라인이 없는 ‘비관리형 공식’이다. 숨은 사용에 비해서는 위험하지 않고, 관리형 공식만큼 통제되지 않는다. 특히 아이디어 발굴과 전략 기획에 유리하며 신제품 아이디어, 마케팅 캠페인, 사업 시나리오 같은 창의적 결과물도 이 영역에서 많이 나온다. 공식과 비공식의 경계에 존재하는 유형이다.

따라서 관리형 공식, 비관리형 공식, Shadow라는 삼분법 시각이 필요하다. 관리형 공식은 보안과 품질을 대표한다. 비관리형 공식은 창의와 실험의 공간이다. Shadow는 자유와 위험의 상징이다.

한 직원이 세 집단 모두에 속할 수도 있고, 이 세 집단이 얽혀 조직의 프롬프트 생태계를 형성한다. 따라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차별적 전략이 필요하다. 사용자 집단에 대한 비교표를 보면, Shadow의 전략 목표 기여는 단순히 낮은 것이 아니라 편차가 크다. 다수는 기여도가 미약하지만, 일부 파워유저는 높은 성과를 창출한다. 한편 혁신 기여도는 Shadow 집단이 압도적이며 현재 성과는 낮아도 미래 기업 성장 잠재력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AI 사용 유형에 따른 사용자 집단 비교

비즈니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핵심 과제

많은 기업은 관리 자동화에 집착한다. 프롬프트 라이브러리, 평가 체계, 가드레일을 통해 기본적 관리에 힘쓴다. 그러나 전략적 가치 창출과 혁신적 성과는 이런 자동화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성과는 결국 사용자의 역량과 전략적 목표와의 정렬(alignment) 능력에서 나온다. 기술적 관리에만 몰두하면 프롬프트의 본질적 가치, 즉 전략적 활용은 놓치게 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Shadow와 비관리형 공식 사용자의 전략적 활용 능력과 보안 준수다. 단순히 차단하고 억제하면 혁신의 원천까지 막아버린다. 흡수와 육성이 해법이다. 실험의 자유는 유지하되, 검증 절차와 보안 가이드라인을 붙인다. 파워유저의 노하우는 공유 라이브러리를 통해 확산시킨다. 보안 툴과 데이터 마스킹을 적용해 기밀 유출을 막는다. 이 과정에서 숨은 AI 사용이 위험에서 혁신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다. 네 가지로 핵심 과제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정렬: 오류 관리 수준을 넘어서 전략 중심 설계가 필요하다. 프롬프트는 매출 증대, 비용 절감, 고객 경험 개선과 직접 연결돼야 한다.
  • 가능성 강화: 출력이 초안이 아닌 완성품에 가까워야 한다. 보고서, 전략 문서, 고객 대응에 곧바로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사용 유형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방법론에 대한 체계적 교육과 훈련이 요구된다.
  • 관리: Shadow와 비관리형 공식 집단을 억제하는 대신 흡수해야 한다. 자유로운 실험을 허용하되, 검증과 보안을 덧붙여야 한다.
  • 확장: 일부 부서의 국지적 를 전사적 차원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프롬프트 활용 결과와 지표를 연결하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비즈니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현주소는 균열과 불균형으로 요약된다. 관리형 공식은 안전을 확보했지만 창의성이 부족하다. Shadow는 혁신을 품었지만 리스크가 크다. 비관리형 공식은 그 사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성패는 Shadow와 비관리형 사용자를 어떻게 흡수하고 육성하는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