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7·아이폰 에어·애플워치 등 발표…빅테크 글로벌 전쟁 달궈
‘초슬림 디자인’, ‘AI 보조’, ‘건강·안전 기능’ 등 세 가지 키워드가 핵심
[아이티데일리] 애플이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연례 이벤트를 개최하며 아이폰17 시리즈를 비롯한 스마트 기기를 대거 선보였다. 애플의 9월 이벤트는 신제품 발표 행사를 넘어 미래 스마트폰 생태계를 조망하고, 이에 대응하는 애플의 전략을 총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무대다. 애플코리아도 행사와 함께 발표된 신저품을 홈페이지에 상세히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팀 쿡 애플 CEO가 직접 선보인 아이폰17 시리즈와 초슬림 모델 아이폰 에어, 차세대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 3, 그리고 세 가지 애플워치 라인업은 애플의 스마트 기기 하드웨어 혁신과 인공지능(AI), 그리고 건강 관리 기술을 결합해 ‘애플 생태계’의 확장을 보여줬다.
◆ 아이폰 에어, 초슬림 경쟁 본격화
이날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기기는 아이폰17 시리즈보다는 오히려 아이폰 에어였다. 두께 5.6mm라는 기록적 얇기를 내세웠다. 애플은 이미 알려진 대로 아이폰 에어에 대해 ‘역사상 가장 얇은 아이폰’이라는 표현과 함께 내구성 강화를 위해 항공우주용 티타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초박형 디자인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정확히 겨냥한 전략적 제품이다.
6.5인치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에는 프로모션 기술이 적용돼 최대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며, 새롭게 강화된 ‘세라믹 실드 2’를 탑재해 일상적 충격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했다. 내부에는 최신 A19 프로 프로세서가 장착됐으며, 새롭게 선보인 N1 네트워크 칩은 와이파이 7, 블루투스 6, 그리고 스마트홈 기기에 최적화된 쓰레드 규격을 지원한다. 여기에 전력 효율을 높인 C1X 모뎀까지 더해져 연결성과 배터리 지속시간 모두 개선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Z 시리즈를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은 ‘얇고 단단한’ 단일 폼팩터 전략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특히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께’와 ‘휴대성’은 프리미엄 소비자의 선택 요인으로 작용해, 향후 아이폰 에어의 판매 성적은 삼성과 애플의 차세대 경쟁 구도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함께 공개된 아이폰17, 17 프로, 17 프로 맥스는 카메라와 성능에서 한층 진화했다. 특히 아이폰17 프로는 4800만 화소 트리플 카메라 시스템을 갖췄으며, 최대 8배 광학 줌과 ‘센터 스테이지’ 전면 카메라를 통해 전문가 수준의 사진·영상 촬영 기회를 제공한다.
◆ 아이폰17 프로 모델 가격 인상, 소비자 반응은 엇갈릴 듯
아이폰17 프로 모델은 7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기본 256GB 모델이 1,099달러로 책정돼 전작보다 100달러 비싸졌다. 저장 용량이 두 배로 늘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가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소비자 반응은 엇갈릴 전망이다. 그래서 성능은 향상됐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아이폰17 포준 모델이 소비자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 시장에서도 200만 원 안팎으로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초기 반응은 ‘충성도 높은 애플 팬층’과 ‘가격 대비 가치’를 따지는 실용 소비층으로 갈릴 것으로 보인다.
◆ 에어팟 프로 3, AI 경쟁의 최전선
에어팟 프로 3은 강화된 노이즈캔슬링과 심박수 측정, 실시간 번역 기능을 내세웠다. 이는 단순한 음향기기에서 AI 보조 기기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다국 언어 사용 환경에서는 실시간 통역 기능이 특히 주목받을 수 있다. 구글이 픽셀 버즈를 통해 번역 기능을 강조하고, 삼성전자가 갤럭시 버즈 AI 기능을 확대하는 가운데, 애플은 생태계 내 기기 사이의 긴밀한 연동으로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 애플워치, 건강 관리에서 생존 직결된 헬스케어로 진화
애플워치 시리즈 11과 울트라 3는 건강 관리에서 나아가 생존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혈압 측정, 심전도, 위성 연결 기능은 단순히 피트니스 추적기를 넘어 의료기기와 비상 통신 장비의 영역을 넘나든다. 특히 고령화 속도가 빠른 현 사회에서 ‘손목 위 헬스케어’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애플워치의 헬스케어 기능은 고급형 보험 서비스나 병원 원격 모니터링 시장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 iOS 26에서 나타난 ‘애플 인텔리전스’ 경쟁력은
운영체제 iOS 26은 새로운 디자인 언어 ‘리퀴드 글래스’와 애플 인텔리전스 기반 오프라인 AI 기능을 내세웠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애플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AI 부문에서 뛰진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의 현실적인 선택이었는지, 미래 전략인지는 내년에 판가름 날 것이다.
애플과 달리 구글은 클라우드 기반 AI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삼성은 오픈AI·앤트로픽과의 협업으로 AI 기능을 강화하는 중이다. 각사 전략이 충돌하는 가운데, 애플은 ‘디바이스 온보드 AI’라는 차별화된 길을 택한 셈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 시장은 전통적으로 삼성전자의 텃밭이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해 왔다. 이번 아이폰 에어와 아이폰17 시리즈는 고급 소비층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 상승과 원화 환율 변수는 걸림돌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초슬림 디자인’, ‘AI 보조’, ‘건강·안전 기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애플이 다시금 혁신의 리더십을 과시했다. 그러나 삼성의 폴더블 혁신, 구글의 AI 우위, 중국 제조사의 가격 경쟁력이 여전히 위협 요인으로 남아 있다. 이번 이벤트는 치열해지는 빅테크 간 전면전의 서막을 알린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