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무 대체에서 나아가 사무실·관리자는 물론 업무 자체까지 바꾼다”
고투(GoTo)-워크플레이스 인텔리전스(Workplace Intelligence) 공동 조사 발표
[아이티데일리] 고투(GoTo)와 워크플레이스 인텔리전스(Workplace Intelligence)가 발표한 새로운 연구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체감하기 시작한 사실을 확인해 준다. AI가 더 이상 단순한 직장에서의 보조 도구가 아니라, 직장 그 자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투 홈페이지에 실린 ‘2025년 업무의 맥박: AI의 트렌드, 진실, 그리고 실용성’이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은 전 세계 2,500명의 기관 직원과 IT 리더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응답 직원의 51%가 “AI가 결국 물리적 사무실을 불필요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는 AI가 업무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이야기해 왔지만, 이제 AI는 업무 장소, 방법, 목적, 그리고 도움을 청할 대상까지 바꾸고 있다고 한다.
결국, AI는 단순히 업무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구조, 피드백, 때로는 공감까지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 사무실은 AI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원격 및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은 이제 단순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시대의 임시방편이 아니다. AI 활용은 많은 이들에게 선호되는 근무 방식이 되었고, AI가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AI가 진일보시킨 회의 진행, IT 지원, 생성형 보조 도구, 자동화 도구 등은 사무실이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를 풍부하게 전달하고 있다.
분석 결과를 보면 ▲71%의 직원이 AI가 유연성과 워라밸을 높여준다 ▲66%가 AI 덕분에 어디서나 생산성을 잃지 않고 일할 수 있다 ▲65%가 AI가 재택근무 중에도 고객 서비스를 더 효과적으로 제공하게 도와준다고 응답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61%의 직원이 라운지, 간식, 공간 업그레이드 등 사무실 복지 혜택보다 AI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전히 사무실에 출근하는 직원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메시지는 명확하다. 직원들은 이제 단순히 하이브리드 모델을 원하지 않는다. 자신과 함께 이동하는 지원을 원하며, 많은 사람들이 ‘AI가 물리적 사무실보다 그 역할을 더 잘 수행한다’라고 믿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힌다.
◆ AI가 관리자가 될 때
지금까지 AI는 ‘업무를 더 빠르게 만드는 도구’로 생각됐다. 그러나 AI는 갈수록 업무를 더 안전하게 느끼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응답을 분석하면 특히 젊은 직원들에게 그렇다.
예를 들어, 일부 Z세대 학생들은 교수나 관리자에게 이메일을 보낼 때 톤에 자신이 없어 챗GPT를 활용한다. 또 일부 학생이나 초급 직원들은 직장 내 문제 해결이나 진로 탐색에 AI를 사용하기도 한다. 실수할 위험을 피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응답한 한 학생은 챗GPT를 ‘그들(they)’이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남성이나 여성으로 지칭하지 않고 더 중립적이고 판단하지 않는 존재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AI는 단순히 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방해하지 않고, 말을 가로막지 않으며, 눈치를 주지 않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러한 특성은 특히 젊은 직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효율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 Z세대만의 변화가 아닌 전반적인 패러다임 시프트
Z세대가 AI에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세대일 수 있지만, 이 변화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원격 및 하이브리드로 근무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90%, 밀레니얼 세대의 84%가 AI 덕분에 원격 근무 생산성이 향상되었다고 응답했다. X세대의 70% 이상도 같은 의견이었다.
이는 세대를 초월한 근무 방식, 지원, 통제에 대한 사고의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제 좋은 직업의 기준은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유연성이며, AI가 그 모델을 지탱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 리더십과 직원 간의 불일치
물론 모든 사람이 상황을 동일하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AI를 도입하는 리더와 이를 활용해야 하는 직원 사이에 큰 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IT 리더의 91%는 자사가 AI를 원격 및 하이브리드 팀을 지원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직원은 53%만 이에 동의했다.
이 격차는 AI 기반 환경에서 신뢰를 구축하려는 조직에 경고 신호다. 경영자는 AI를 ‘완전히 해결된 문제’로 보는데, 직원은 불완전하거나 일관되지 않다고 느낀다면,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 더 큰 질문: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AI는 이제 사람들이 유능함, 지원, 연결감을 느끼도록 돕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으며, 이는 과거 우리가 관리자, 멘토, 동료에게 기대했던 역할들이다. 그렇게 되면 ▲직원들이 팀보다 AI에 의지하는 것이 괜찮은가 ▲직장에서 의사소통 방법을 배우지 못해 챗봇을 사용하는 것이 괜찮은가 등의 근본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나아가 디지털 전환이 인간 간 연결을 서서히 약화시키지 않도록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에 대한 조직 문화에 대한 질문까지 던진다.
보고서는 이런 문제에 대응하지 않으면 AI는 단순히 업무 수행 방식을 바꾸는 것을 넘어, 우리가 누구에게 의지하고, 어떻게 성장하며, 좋은 업무가 무엇인지 느끼는지까지 재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