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AI ②] 5개 컨소시엄 전략 분석
산업 AX 지원, 오픈소스 생태계 확장 등 목표 제시
[아이티데일리]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통해 국가 AI 기술 주권 확보에 나섰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AI를 만들 두 팀을 선정해 글로벌 모델 대비 95% 이상의 성능을 갖춘 결과물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등 5개 정예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각 팀은 각자의 장점을 내세우면서 프롬 스크래치 방식, 오픈소스 공개 등 공동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 지원 규모의 한계, 평가 방식 적절성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컨소시엄별 전략을 살펴봤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AI 생태계 확장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이번 사업에서 ‘미래 역량 결합을 통한 미래 AI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분야별 파트너와 힘을 합쳐 AI를 개발하고 AI 생태계를 확장한다. 전 국민의 AI 접근성을 강화해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개방형 에이전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AI 에이전트 경제’를 창출하고 중심 플랫폼 역할을 하고자 한다. 먼저 세계 최고 수준을 지향하는 옴니모달 파운데이션 모델을 제공해 누구나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한다. 더불어 이 에이전트들이 사용자와 원활히 소통하고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통해 국내외 AI 생태계 확장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최종적으로 수많은 에이전트가 서로 협력하는 생태계에서 그들을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개인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신뢰 기반 AI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의 강점은 ‘AI 풀스택’ 역량이다. 자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자체 개발 파운데이션 모델 ‘하이퍼클로바X’, B2C 서비스 등 전방위적인 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 기반을 통해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실제 서비스에서 바로 적용하고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이 과정서 학습 데이터와 노하우가 축적되는 선순환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성낙호 총괄은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미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또 단순한 모델 경쟁을 넘어 미래 산업 판도를 바꿀 에이전트 플랫폼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며 “이들을 실현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AI 풀스택을 가진 것이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주관사인 네이버클라우드를 비롯해 네이버, 트웰브랩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과학기술원, 포항공과대학교 산학협력단,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 구성됐다.
트웰브랩스는 컨소시엄 내에서 데이터 총괄 역할을 맡아 영상 데이터를 포함한 고품질 옴니모달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는 전략과 방법론을 책임진다. 앞서 영상 AI 기업으로서 다양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구축해 온 역량과 비전 AI 기술을 통해 사용성 중심의 옴니모델 AI를 구현할 계획이다.
5개 대학 연구팀은 최근 네이버클라우드와 컨소시엄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네이버클라우드가 주최하는 ‘산학협력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으며 AI 모델 개발 및 응용 연구를 추진한다.
업스테이지 컨소시엄, 스타트업 중심 유연한 구조 구축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유일한 스타트업 주관 팀으로, 이번 사업을 통해 자체 아키텍처와 학습 알고리즘을 새롭게 설계·구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프런티어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또 개발 로드맵에 따라 모델 사이즈, 언어, 멀티모달, 산업별 특화 등 점진적인 확장을 추구할 계획으로, 국내 AI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스테이지는 스타트업으로서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경우 계열사가 많고 진행하는 사업이 많아 특정 분야에 집중하기 어렵지만 업스테이지는 AI가 회사의 정체성이며 핵심이라 구성원들이 온전히 모델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은 주관사 업스테이지를 포함해 노타, 래블업, 플리토, 뷰노, 마키나락스, 로앤컴퍼니, 오케스트로, 데이원컴퍼니, 올거나이즈코리아, 금융결제원, 서강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과학기술원 등으로 구성됐다. 컨소시엄 관계자들은 스타트업을 주관사로 다양한 기업들이 모여 유연한 의사 결정과 실행력을 갖췄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플리토는 컨소시엄 내에서 고도화된 데이터 구축과 모델 평가 체계 수립을 전담한다. 다국어 말뭉치와 도메인 특화 언어 데이터셋을 보유한 강점을 바탕으로, 언어 데이터뿐만 아니라 LLM·VLM·에이전틱 플로우(Agentic Flow) 등 확장형 파운데이션 모델에 필요한 학습 데이터와 평가데이터를 구축한다. 또 필요시 기존 데이터를 무상으로 모델 개발에 제공할 계획이다.
뷰노는 이번 사업을 통해 AI 기술의 의료 분야 확산을 담당한다. 개발 과정에서는 파운데이션 모델의 의료 특화 경쟁력을 위해 데이터셋 구축에 기여하고 라이선스 문제가 없는 의료 데이터에 한해서는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셋의 정의 및 확보 방안을 제시하고 데이터 품질 검증을 위한 전문가 위원회를 운영한다.
마키나락스는 제조 및 국방 분야 특화 AI 에이전트의 개발과 현장 적용을 주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제조 분야에서는 산업군별로 특화 모델을 세분화해 적용하고,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특화 AI 에이전트의 시범 적용을 추진한다. 또 중소기업을 위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경량 서비스와 일본 제조 환경에 최적화된 현지화 모델 사업도 진행한다.
올거나이즈는 컨소시엄 내에서 개발된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글로벌 진출과 확산을 전담한다. 금융, 제조, 법률 등 다양한 산업별 특화 모델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화 전략을 수립하고, 현지 파트너십 구축 및 서비스 론칭까지 전체 확산 과정을 총괄한다. 특히 일본과 미국에서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완성될 결과물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SK텔레콤 컨소시엄, 초거대 AI 모델 개발 도전
SK텔레콤 컨소시엄은 반도체, 모델, 데이터, 서비스로 이어지는 독자 기술 기반의 풀스택 AI를 구현하고, 개발하는 모델을 국내 AI 생태계의 다양한 기업들에 오픈소스로 개방하는 것이 목표다. 총 프로젝트 인력의 80% 이상이 석·박사로, 120여 명의 AI 전문 인재들이 원천기술 연구에 집중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 국내 LLM 규모를 뛰어넘는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도전한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옴니모달’ 기술을 구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모든 국민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사무·제조·자동차·게임·로봇 분야의 AI 혁신과 대전환을 이끌고자 한다.
SK텔레콤은 앞서 자체 AI 서비스인 ‘에이닷(A.)’을 통해 1,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 경험을 축적해 왔다. 더불어 자체 슈퍼컴퓨터인 ‘타이탄(TITAN)’을 통해 모델 학습을 진행해 왔으며 이는 실용적인 모델을 만들고 실제 서비스로 확장하는데 뒷받침이 될 전망이다. 그룹사를 통해 다양한 산업의 레퍼런스를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보유한 점도 특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통해 개발될 AI는 한국어를 잘하는 한국어 특화 모델, 특히 산업 현장의 한국어에 특화된 AI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실제 제조 현장이나 산업현장에서 외국 모델들이 잘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잦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주관사인 SK텔레콤 아래 크래프톤, 포티투닷, 리벨리온, 라이너, 셀렉트스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과학기술원이 참여하고 있다.
먼저 라이너는 △실사용 기반의 데이터셋 제공 △정확도 평가 시스템 구축 △문장 단위 신뢰도 검증 모듈 설계 등을 통해 AI 환각 현상을 줄이고 모델의 신뢰성과 정확도를 높이는데 기여한다. 더불어 검색 LLM 기술과 서비스 구현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AI가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글로벌 수출 파트너’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셀렉트스타는 학습 데이터 설계·구축과 안전성 검증, 데이터 구축을 담당해 컨소시엄 내 데이터 품질을 총괄한다. 한국어 맥락 특화의 고품질 데이터를 대규모로 구축·납품해 온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모델 신뢰성과 완성도를 향상할 계획이다.
NC AI 컨소시엄, ‘도메인옵스’ 통해 산업 AX 지원
NC AI 컨소시엄은 게임 분야에서 14년 동안 쌓은 데이터와 멀티모달 AI 처리 역량을 기반으로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AI를 만들고자 한다. 이번 사업으로 글로벌 범용 AI 경쟁에만 몰두하지 않고 산업군의 AI 전환(AX)을 지원하고 경쟁력과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다. 즉 산업 특화 AI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둔다.
NC AI의 강점은 지금까지 게임 개발 경험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다. 이미지·영상·3D·음성 등 멀티모달 데이터를 AI로 처리하는 기술과 디지털 트윈 구현 기술을 통해 다양한 산업 AI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다. 또 프롬 스크래치 방식으로 모델을 개발한 경험도 있다.
또한 NC AI는 ‘도메인옵스(DomainOps)’ 플랫폼을 별도로 개발 중이다. 도메인옵스 플랫폼은 산업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맞춤형 AI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AI 모델을 신속히 배포하고 운영할 수 있으며 실질적인 AI 전환과 효율화를 제공받는다.
NC AI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산 AI 자립’과 ‘산업 현장 디지털 전환’이라는 비전을 이루고자 한다. 국내 산업별 특화 AI를 개발하고 적극 공개할 계획으로 중소기업, 스타트업, 공공기관이 부담 없이 AI 기술을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고품질 학습 데이터셋과 신뢰도 높은 오픈소스 모델을 공개해 지속 가능한 연구 생태계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NC AI 컨소시엄은 주관사 NC AI를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에이아이웍스, 포스코DX, 롯데이노베이트, HL로보틱스, 인터엑스, 미디어젠, 문화방송, NHN 등의 참여기관으로 구성됐다.
먼저 NHN은 컨소시엄 내에서 공공 산업 분야의 사업 확장을 담당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하고 산업 전반의 효율화를 지원한다. 판교 데이터센터(NCC)를 중심으로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AI 인프라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에이아이웍스는 이번 사업 과정에서 AI 안전(Safety)과 수학 데이터셋 구축, 15종 모델 검증을 담당해 초거대 모델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지원한다. 특히 모델 검증을 통해 단순한 성능 검사가 아니라 안전성·윤리성·현업 적합성 등을 포함한 종합 검증을 실시해 AI 모델이 글로벌 수준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품질 책임자 역할을 맡게 된다.
LG AI연구원 컨소시엄, ‘엑사원’ 중심 준비된 연합 구성
LG AI연구원 컨소시엄은 ‘K-엑사원(K-EXAONE)’을 중심으로 AI 산업 생태계를 보다 탄탄히 구축할 계획이다. 향후 공개될 결과물을 통해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기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업들의 발전에 기여하고 AI 서비스 기업들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좋은 AI 서비스가 많이 만들어지면 새로운 산업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 AI연구원 측은 엑사원을 통해 영어 고난도 벤치마크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점을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선행 기술 검증과 데이터 확보를 이미 완료한 상태로, 준비기간을 최소화하고 곧바로 프로젝트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는 점도 부각했다.
LG AI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체 AI 시장이 확장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이 생태계 안에서 만들어지는 AI 제품과 서비스가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 중이다.
LG AI연구원 컨소시엄은 엑사원을 중심으로 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경험이 풍부한 기업들로 팀이 구성됐다. 주관사 LG AI연구원과 LG 유플러스, LG CNS, 슈퍼브에이아이, 퓨리오사AI, 프렌들리AI, 이스트소프트, 이스트에이드, 한글과컴퓨터, 뤼튼테크놀로지스 등이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이들은 새롭게 시작하는 조직이 아닌 즉시 성과를 창출할 준비가 된 팀”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슈퍼브에이아이는 컨소시엄 내에서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과 피지컬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 설계, 선별, 합성 전 과정을 주도하게 된다. 더불어 AI 모델 개발에도 참여해 VLM 개발과 피지컬 AI 확장을 지원한다. 궁극적으로 국내 최초로 상업용 활용이 가능한 대규모 산업 행동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멀티모달·피지컬 AI에서 글로벌 선도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스트소프트와 이스트에이드는 이번 사업에서 AI 검색, AI 브라우저, AI 휴먼 등 각사의 역량을 활용해 전 국민 AX 라이프사이클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