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AI로 재편되는 DB 시장…전통 DB 기업 ‘생존전략’ 수립

다양한 데이터 유형 및 AI 분석 파이프라인 통합 여부에 향후 DB 시장 경쟁 우위 결정

2025-08-14     박재현 기자
(생성: 챗GPT)

[아이티데일리] 전 세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이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워크로드 등 세 축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생성형 AI가 산업 곳곳으로 확산하면서 AI가 구동되는 클라우드에 적합한 오픈소스 DB로 그리고 AI 기반 데이터 분석과 AI 워크로드에 적합한 벡터 DB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먼저 클라우드 DB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조사기관들에 따르면, 클라우드 DB 시장은 2025년 기준 309조 6,237억 원(2,243억 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또 2032년까지 매년 15.7%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와 부합하게 실제로 국내·외 기업들은 비용 효율성과 확장성을 이유로 기존 온프레미스 기반 DB에서 클라우드 기반 DB로 전환하고 있다.

한 오픈소스 DB 기업 관계자는 “온프레미스 DB는 초기 구축비가 높다. 아울러 서버 유지·관리 등 부대 비용도 많이 든다. 이와 대조적으로 클라우드 DB는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구독 모델을 채택하고 있기에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클라우드 DB는 급격한 트래픽 증가나 데이터 볼륨 확대에 대해 자동으로 리소스를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어, 성수기·프로모션·신제품 출시 때도 안정적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클라우드와 AI에 적합한 DB로 평가받는 오픈소스 DB 역시 상승세가 매섭다. 전 세계 DB들의 인기 지표를 보여주는 DB엔진닷컴에 따르면, 오픈소스 RDB인 포스트그레SQL(PostgreSQL)은 2025년 기준 관계형 DB 시장의 16.9%를 차지하며, 국내외 대형 서비스(인스타그램, 레딧, NASA 등)에서 핵심 DB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덕DB(DuckDB)’와 같은 컬럼 기반 오픈소스 DB 역시 BI·AI·DW 시장 확대와 맞물려 급성장 중이다. 이 오픈소스 DB는 적은 비용과 손쉬운 확장, 유연한 데이터 구조를 앞세워 클라우드·AI 중심의 환경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AI·분석 워크로드 분야 대표 오픈소스 DB ‘클릭하우스(ClickHouse)’ 역시 주목받고 있다. 클릭하우스 DB는 행과 열을 기반으로 하는 관계형 시스템이지만, 데이터 저장 방식을 최적화한 칼럼형 아키텍처를 적용해 분석 성능이 높다. 수백 대 서버와 수조 개 칼럼을 처리할 수 있으며, 페타바이트급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다. 클릭하우스 DB 개발사인 클릭하우스는 2025년 기준 전년 대비 고객 수 2배, 매출 300% 가량 성장했다. 테슬라, 앤스로픽 등 AI 기업들이 실시간 분석과 벡터 검색 등으로 사용 중이며, 기존 분석 엔진과 벡터 DB 기능을 결합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클릭하우스의 인기는 투자에서 잘 나타난다. 최근 코슬라벤처스, 인덱스벤처스, 라이트스피드 등이 참여해 4,832억 원(3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2025년 8월 기준 DB 순위 (출처: DB엔진닷컴)

이러한 클라우드 및 AI 워크로드,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DB가 약진하며, 전통적인 DB 기업 역시 생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전통적인 DB 기업들이 설정한 생존 키워드 역시 단연 ‘클라우드 네이티브 및 AI 통합 지원’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DB 기업 관계자는 “자사와 같은 전통 DB 기업들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키텍처, AI 및 생성형 AI 통합, 멀티모델 DB 플랫폼화, 고가용성·안정성 강화, 사용자 맞춤형 클라우드·AI DB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며 생존 및 성장 전략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오픈소스 DB와 상용 DB 두 갈래 전략을 통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오라클은 My SQL, 티맥스는 아울DB 등 상용 DB와 오픈소스 DB를 동시에 제공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이와 같은 비용 효율성, 확장성, AI 지원 능력 강화라는 DB 시장 주요 트렌드와 부합하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오라클 및 MS SQL 서버 등 전통적인 DB들은 단순 트랜잭션 처리 우위에만 의존하면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 DB엔진닷컴에 따르면, 전통적인 DB 기업들의 점유율 감소 현상도 뚜렷하게 포착된다.

오라클은 최신 DB 버전인 ‘오라클 DB 23ai’ 버전에 그래프·문서·벡터 데이터 통합 처리와 생성형 AI 에이전트를 내장했다. 기존 오라클 DB를 활용하는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과 AI 활용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세를 넓혀가고 있다. MS SQL 서버 2025는 벡터 검색, RAG, AI 내장 등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T-SQL에서 AI 서비스 호출, 데이터 임베딩 등 신규 기능을 내세우고 있으며, MS 애저와의 연동으로 엔터프라이즈 AI 응용도 지원하고 있다.

한 DB 기업 관계자는 “앞으로 DB 시장 경쟁력은 쿼리 처리 속도를 빠르게 지원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데이터 유형과 AI·분석 파이프라인의 원활한 통합이 가능한지에 달려 있다”며 “오픈소스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DB 인프라가 비용 효율성뿐 아니라 실시간 처리와 대규모 운영에서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 미래형 데이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