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전략에 유연한 폭스콘…AI에 집중해 미국서 서버 생산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 계획 과감히 연기, 데이터센터용 AI 서버 생산 기지로 전환
[아이티데일리] 폭스콘은 대만 전자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1974년 설립한 후 성장을 거듭, 2007년 포춘 100 기업에 선정됐다. 세계 쵀대의 애플 아이폰 위탁생산 업체이기도 하다. 2016년 일본 샤프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 모바일 사업부도 인수했다. 그리고 2022년에는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미국 로즈타운 모터스로부터 오하이오주 전기차 생산 공장을 사들였다.
그러던 폭스콘이 공격적으로 추진했던 전기차 사업을 조정한다.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것. 일단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발을 빼고 급성장 중인 AI 인프라 시장에 집중한다. 폭스콘은 로즈타운 전기차 공장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에 매각했다. 같은 부지에 AI 서버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오픈AI와 함께 진행하는 5,000억 달러 규모 스타게이트 AI 프로젝트의 거점을 이곳 로즈타운 공장에 둘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콘은 같은 부지에서 서버를 생산해 공조할 가능성이 높다.
니케이에 따르면 폭스콘은 북미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생산 능력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AI 기술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훨씬 수익성이 높다고 본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폭스콘이 미국 내 AI 서버 제조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이 변화는 지난달 말 폭스콘이 대만의 TECO전기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직후에 나왔다. 양사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기회를 공동 모색할 계획이다. TECO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수적인 에너지 인프라 전문 기업이며, 폭스콘은 서버와 각종 맞춤형 하드웨어를 제조해온 ‘만능 제조업체’다.
이번 결정은 폭스콘이 애플 등 미국 내 기술 기업에 AI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주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더 큰 목표의 일환이다. 로즈타운 공장을 AI 생산 거점으로 전환하는 것은 이러한 계획과 맞물리며, AI 분야 입지를 강화하게 된다.
그러나 폭스콘이 전기차 제조를 위해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던 전기차 전략 향방은 불투명해졌다. 폭스콘은 과거에도 신규 사업에 진출했다가 포기한 경험이 있다. 과거 위스콘신주에 대규모 LCD 디스플레이 공장을 짓겠다고 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LCD 수요가 줄어든 현재를 돌이켜보면 당시의 전략적 후퇴가 현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폭스콘의 이번 전략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과도 닿아 있다. 미국은 해외 기업의 미국 현지 제조를 장려하는 한편, 전기차 구매 세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또 AI 규제 완화 정책은 데이터센터 확장을 더욱 부추겼다.
한편, 폭스콘과 테슬라의 협력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테슬라 이사회는 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약 290억 달러(주식 9,600만 주 상당)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테슬라는 주주 서한에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에서 AI, 로봇공학, 관련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는 지금, 일론 머스크의 존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향 전환 속에서, 테슬라가 폭스콘의 AI 서버를 구매하거나 로봇 제조 부문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