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위기…사망·부상으로 매년 1조 5천억 달러 손실 발생

2025-08-07     조민수 기자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세계적인 ‘플라스틱 위기’가 토지·바다·인체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한 사람들의 부상, 장애, 사망이 급증하고 있다. 이를 감당하느라 각국 정부와 납세자들이 매년 1조 5,000억 달러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영국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실렸다.

NBC 뉴스가 전한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 생산은 2060년까지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재활용되는 양은 10%도 되지 않는다. 이미 약 8,000메가톤의 플라스틱이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는 보스턴칼리지의 필립 랜드리건 박사가 주도하고 하이델베르그대와 호주 민데루 재단 등 57개 학술기관 및 유엔기관 소속 122명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글로벌 모니터링 시스템인 ‘건강과 플라스틱에 관한 란셋 카운트다운(Lancet Countdown on Health and Plastics)’ 출범과 함께 발표됐다.

이 시스템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각국의 정치적 시도를 추적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되는 마지막 플라스틱 협상 라운드와 맞춰 시작됐다. 175개국이 세계 최초의 글로벌 플라스틱 협약(Global Plastics Treaty) 체결을 모색 중이다.

보고서는 플라스틱이 생애 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해를 끼친다고 강조하고 있다. 화석연료 추출과 생산 과정에서부터 인간의 활용, 그리고 최종적으로 자연에 폐기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유해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플라스틱은 인류와 지구 건강에 심각하지만, 과소 평가된 위험”이라며 “플라스틱은 유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질병과 사망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플라스틱은 “기후 변화, 오염, 생물 다양성 파괴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특히 “이 피해는 저소득층과 취약 계층에 불균형적으로 집중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이 플라스틱의 만연과 그 위협에 대해 내놓은 최신 경고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물질’이라는 문구로 요약된다.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바다와 강에서 플라스틱이 축적돼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경고해 왔다. 이제는 미세플라스틱이 모유와 뇌 조직을 포함한 인간 몸속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제네바 협상은 오는 14일까지 이어지며,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위한 의무적인 목표 설정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러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는 이러한 조치에 반대하고, 감축 대신 폐플라스틱 재활용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석유화학 대기업 주장에는 이들이 화석연료 수요 감소에 대응해 사업을 플라스틱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배경이 깔려 있다. 이들이 급증하는 플라스틱 생산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는 플라스틱이 최대 1만 6,000종의 화학물질로 만들어지며, 이들이 음식 및 음료 용기, 포장재 등을 통해 섭취, 흡입, 피부 흡수 등의 경로로 인체에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특히 태아, 영아, 어린이는 유산, 신체 기형, 인지 기능 저하, 당뇨병 등 위험에 특히 취약하며, 성인의 경우 심혈관 질환, 뇌졸중, 암의 위험이 있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화학물질에 대한 지식 격차를 고려할 때, 그 건강 피해의 전체 규모는 과소 평가되고 있으며, 현재 이로 인한 질병 부담 역시 과소 산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는 이러한 질병으로 인한 전 세계 비용을 1조 5,000억 달러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세계가 플라스틱 오염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재활용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라며 “플라스틱 위기를 통제하려면 지속적인 연구와 더불어 과학 기반의 법률, 정책, 모니터링, 집행, 인센티브 제공, 혁신 등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