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알토 네트웍스, ID 보안 기업 ‘사이버아크’ 34조원에 인수
비상장 스타트업 인수 기조 버리고 사업 확장 나서 구글, 테너블 등 글로벌 보안 시장 M&A 움직임 ‘활발’
[아이티데일리]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가 통합 신원(아이덴티티, ID) 보안 기업 사이버아크(CyberArk)를 34조 원에 인수한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30일(현지 시각) 사이버아크를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거래 규모는 약 250억 달러(약 34조 7,225억 원)에 달한다. 사이버아크 주주는 주식 1주당 현금 45달러(약 6만 원)와 팔로알토 네트웍스 보통주 2.2005주를 받는다. 거래는 2026 회계연도 안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사이버아크 인수로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ID 보안 분야 진출을 공식화했다. 회사의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플랫폼과 사이버아크의 ID 보안 솔루션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둔다는 계획이다.
사이버아크는 1999년 설립돼 25년여간 신원 관리 분야에서 활약한 이스라엘 소재 ID 보안 기업이다. 특권접근관리(PAM) 솔루션으로 시작해 최근 AI, 머신 ID 분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머신 ID란 네트워크 안에서 이용하는 장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을 인증하고 권한을 부여하는 데 쓰이는 고유 식별자 및 암호화키다.
팔로알토 네트웍스의 사이버아크 인수는 이례적이다. 회사는 그동안 10억 달러(약 1조 3,893억 원) 미만으로 거래 규모를 제한하고 비상장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 7년간 17개 이상의 기업을 사들였으나 인수 금액은 8억 달러(약 1조 1,114억 원)를 넘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250억 달러를 들여 사이버아크를 인수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팔로알토 네트웍스 니케시 아로라(Nikesh Arora)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등장하고 머신 ID가 급증하며 모든 ID에 대한 적절한 권한 제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사이버아크는 AI 시대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을 갖춘 ID 보안 분야의 리더다. 양사는 함께 사이버보안의 다음 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사이버아크 우디 모카디(Udi Mokady) 회장은 “까다로운 ID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로알토 네트웍스와 힘을 합쳤다”며 “양사는 머신 ID, 특권 보호, AI 기반 혁신 등에 대한 전문성을 결합해 미래의 보안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팔로알토 네트웍스 외에 글로벌 사이버보안 기업들도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구글은 클라우드 보안 플랫폼 기업 ‘위즈(Wiz)’를 320억 달러(약 44조 4,576억 원)에 인수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25억 달러(약 17조 3,662억 원)에 이뤄진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건을 넘어서는 구글 역사상 최대 규모 M&A였다.
테너블(Tenable)은 지난 5월 AI 공격 표면 보안 혁신 기업 ‘에이펙스 시큐리티(Apex Security)’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1억 500만 달러(약 1,459억 원) 이상이며, 회사는 올 2분기 내 거래를 완료하고 하반기 중 통합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F5도 6월 2일(현지 시각) 샌프란시스코 소재 AI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플레치(Fletch)’ 인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플레치의 에이전틱(Agentic) AI 기술을 애플리케이션 전송 및 보안 플랫폼에 통합, 사이버보안 환경의 복잡성을 줄이고 위협 대응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