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시대 비즈니스 혁신의 촉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리비젼컨설팅 전용준 대표
[아이티데일리] 인공지능(AI)은 이미 기업 경영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그러나 이제 질문은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 많은 조직이 AI를 도입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AI는 스스로 혁신을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이다. AI를 움직이는 조종간인 프롬프트 없이는 정지된 기술에 불과하며, 비즈니스 혁신 역시 일어날 수 없다.
AI가 변화의 잠재력이라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그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촉매(Catalyst)다. 프롬프트는 기술과 조직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이며, 도구를 전략으로 전환시키는 설계 언어다. 같은 AI 모델을 사용해도, 프롬프트 설계에 따라 결과는 극적으로 달라진다. 여기에 기업이 원하는 혁신의 성패가 달려있다.
급증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한 관심
검색 추이에서도 변화가 드러난다. 전 세계적으로 챗GPT가 2023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AI 붐을 이끌었고, 2024년 이후에도 AI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초기에 일시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끌다 주춤해졌다. 이후 2025년 봄 이후 다시 큰 관심을 받았다. 이는 AI 도입 초기의 기술 중심 관심이 이제는 전략적 활용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시장에서도 드러난다. 프레시든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프롬프트 설계 역량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에서 전담 조직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금융, 제조업, 교육 분야에서는 업무 자동화와 의사결정 지원에 프롬프트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3,801억 달러 규모로 추산됐으며, 향후 10년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2025년에는 5,051억 달러를 넘어서 2034년에는 약 6조 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5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32.9%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2024년 현재 전체 시장의 35%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예제를 바탕으로 답을 만드는 예시 기반(n-shot)과 문제를 분해해 각각의 답을 도출한 후 종합해서 최종 답을 만드는 연쇄적 사고 기반(CoT) 설계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프롬프트가 단순한 지시가 아니라 맥락 제공과 추론 유도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직은 업무 성격에 맞는 프롬프트 기법을 선택해야 하며, 특히 전략적 활용에는 CoT와 문제 해결 이전 단계에 필요한 지식을 먼저 생성하는 사전 지식 생성 방식(Generated Knowledge)의 결합이 중요해지고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고도화는 단순한 텍스트 입력이 아닌, 설계 구조와 사고 프로세스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기업에게 의미하는 것들
이러한 변화의 이유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단순히 AI의 출력을 통제하는 기술이 아니라 AI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조직의 목표에 맞춰 설계하고 유도하는 사고 구조이며 조직의 사고 체계 자체를 재설계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기존 프로세스에 단순히 AI를 붙이는 방식으로는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다. 고도화되고 최적화된 프롬프트를 중심에 둬야 조직의 지식, 커뮤니케이션, 의사결정이 실질적으로 AI 중심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
프롬프트의 역할은 단순한 입력 이상이다. 프롬프트는 질문이자 명령이고, 조건이자 기대값이며, 구조화된 대화의 시나리오다. 인간의 언어로 AI를 설계하고 작동시키는 유일한 수단이므로 프롬프트를 다룬다는 것은 AI의 행동을 설계한다는 것이고, 이는 기업에게는 곧 조직의 업무 방식을 재정의하는 것이 된다.
구체적인 사례로 보면 이 변화는 분명해진다. 한 글로벌 유통기업은 고객 서비스에 AI 챗봇을 도입했지만, 수개월 동안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유는 챗봇의 기능이 아니라 프롬프트 설계의 실패였다.
고객 문의 유형에 따라 세분화된 응답 흐름, 상황별 어조 조정, 브랜드 언어 일관성 유지 등의 프롬프트 구조가 전무했던 것이다. 이후 프롬프트 템플릿을 재설계했고, 그 결과로 고객 응대 자동화율은 38%에서 87%로 획기적으로 상승했으며 고객 만족도 또한 향상됐다고 한다. 같은 AI, 다른 프롬프트. 그 차이가 곧 비즈니스 혁신의 성패를 결정짓는다.
이처럼 프롬프트는 AI를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전환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 반응을 시작하게 하고, 속도를 높이며,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제대로 된 프롬프트 없이 AI의 잠재력은 실현되지 않는다. 프롬프트는 실천으로 이끄는 트리거이자 가속기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단지 기술이 아니라, 전략 설계이자 조직 역량이다. 전 세계 선도적인 기업들은 이 점을 인지하고 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부서별 프롬프트 템플릿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프롬프트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운영하며, 성능 개선을 위한 실험과 반복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코드를 관리하듯 프롬프트를 관리하는 체계가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이는 단순 자동화를 넘는 지식 기반 AI 체계를 가능하게 한다.
또, 미국의 한 의료 데이터 분석 기업은 AI를 활용한 진단 리포트 생성을 위해 GPT 기반 모델을 도입했지만, 결과물의 품질 편차가 심해 실제 실무에는 적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도메인 전문가와 함께 진료 과목별 프롬프트 템플릿을 개발하고, 복수의 예시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구조화된 설계를 적용하자 리포트 오류율이 28%에서 7%로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AI가 아니라, 프롬프트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결국 기업 간의 경쟁력 격차로 이어진다. 단순히 AI를 도입한 기업과 프롬프트 설계를 전략적으로 내재화한 기업 사이에는 실행력, 생산성, 혁신 속도에서 근본적 차이가 발생한다. 지금까지는 AI를 갖췄는지가 관심사였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설계하고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기술은 잠깐의 열풍일 수 있지만, 활용 설계는 장기적 경쟁력의 조건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인재 전략도 바뀌고 있다. 프롬프트는 더 이상 기술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고 마케터, 기획자, HR, 영업 담당자까지 모두 프롬프트를 능숙하게 설계할 수 있어야 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프롬프트 교육을 리스킬링 과정 중에 핵심으로 포함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한 내부 인증 체계도 마련하고 있다. 프롬프트는 기술을 쓰는 법이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해답을 구성하는 능력이며 조직 전반에 요구되는 사고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흐름은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 단순한 텍스트 명령을 넘어, 멀티모달 프롬프트, 자동화된 프롬프트 튜닝, 모델 자가학습 기반 프롬프트 최적화 기술 등이 점차 상용화돼 간다. 단 이러한 진화 속에서도 프롬프트는 AI와 조직을 연결하고, 전략과 실행 사이를 잇는 작동점이며, 바로 그 지점에서 혁신이 촉발된다는 본질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결국 비즈니스 혁신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설계하고 활용하는 방식으로부터 만들어진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바로 그 방식의 정수다. 프롬프트는 AI 기술을 폭발시키는 점화장치이며 조직의 혁신은 프롬프트라는 촉매를 통해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한다.
마음만 먹고 투자한다면 누구나 AI를 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제대로 작동시키는 조직만이 경쟁력을 갖는다. 지금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더 정교한 도구보다 도구를 움직이는 질문의 방식 즉, 프롬프트이며 그 설계가 곧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