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분리형 인프라 ‘델 파워플렉스’로 탈 VM웨어 고민 덜겠다”

델 테크놀로지스 안동수 전무

2025-07-28     정종길 기자

[아이티데일리] VM웨어 라이선스 비용이 급등하면서 가상화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브로드컴이 VM웨어를 인수한 후 라이선스 정책이 바뀌면서 큰 폭의 비용 인상을 요구받았다는 소식은 이제 더 이상 국내 고객들에게도 ‘머나먼 해외의 일’이 아니다. 10여 년 이상 VM웨어를 문제없이 쓰던 국내 고객들도 ‘탈출’을 고민할 정도다.

엔터프라이즈 서버 및 스토리지 분야의 세계적 리더 기업인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이하 델)는 한때 VM웨어를 품고 고객들에게 자사 하드웨어와 VM웨어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판매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회사는 최근 VM웨어 기반 HCI 인프라에 대한 기존 고객들의 불만과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고민을 했고, 해결책으로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HCI)를 넘어선 ‘분리형(Disaggregated) 인프라’를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가상화 시장을 선도하는 뉴타닉스(Nutanix)와 한층 긴밀하게 협력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이 같은 행보가 어떤 의미인지, 과연 대응책이 될 수 있는지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의 안동수 전무로부터 들어본다.

델 테크놀로지스 안동수 전무

HCI 가상화 종속성 탈피 지원

“델의 분리형(Disaggregated) 인프라 전략의 목표는 고객들이 가상화 환경에 대한 독립성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특히 기존 HCI의 가상화 소프트웨어 종속성을 탈피해 높은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델 테크놀로지스 안동수 전무는 자사 분리형 인프라 전략과 그 핵심 제품인 ‘델 파워플렉스(Dell PowerFlex)’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며 이 같이 강조했다.

이런 안 전무의 발언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VM웨어 라이선스 비용 인상 문제가 있다. 갑작스러운 큰 폭의 가격 인상 통보에 한정된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기업의 IT 담당자들이 VM웨어의 대체재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기업들 상당수가 가상데스크톱인프라(VDI) 또는 소규모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등의 용도로 빠르고 간편하게 도입 가능한 HCI를 도입했다는 데 있다.

HCI는 서버, 네트워킹,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는 물론 하이퍼바이저 및 운영체제, 그리고 관리 소프트웨어까지 통합해 판매된다. 이에 호환성 및 안정성이 사전에 검증돼 있어 전원과 네트워크만 연결하면 간편히 도입 가능하다는 점에서 각광받았다.

특히 VM웨어는 독보적인 가상화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HCI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솔루션으로 자리 잡으며 시장을 주도해 왔다. HCI에 필요한 가상 서버, 가상 네트워킹, 가상 스토리지, 그리고 관리까지 전 분야에 기술력을 보유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러한 소프트웨어들에 대한 라이선스 가격이 대폭 인상되자 고객들은 대안 모색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HCI의 통합 아키텍처 탓에 기존 하드웨어를 유지하면서 소프트웨어만 교체할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물론 이는 HCI 자체 특성에 의한 것으로, VM웨어만의 문제는 아니다. 안 전무는 “VM웨어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HCI 솔루션들이 각 환경에 인증된 하드웨어 제품만을 사용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하면서 “문제는 가상화 소프트웨어에 하드웨어가 종속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리형 인프라 전략 핵심 ‘델 파워플렉스’

VM웨어의 소위 ‘배짱 장사’에 당황한 건 고객뿐만이 아니다. IT 인프라 기업인 델 역시 마찬가지로, 가상화 솔루션에 자사 제품이 휘둘리는 상황을 탈피하고자 한다. 완전 통합형인 HCI를 넘어 차세대로 ‘분리형 인프라’ 전략을 펼치는 이유다. 물론 이는 단일 계층(1-Layer) HCI 구조의 단점을 개선하는 차세대 제품의 방향성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통제가 어려운 VM웨어의 영향이 큼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델의 차세대 스토리지 인프라 전략을 이끄는 제품 중 하나가 바로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DS)이자 분리형 HCI인 ‘델 파워플렉스’라 할 수 있다.

델 파워플렉스는 [컴퓨팅-네트워크-스토리지]를 통합해 제공했던 HCI를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DS) 기술을 기반으로 [컴퓨팅-네트워크]와 [스토리지]의 2계층으로 분리했다. 그리고 이런 분리와 함께 소프트웨어 지원 폭을 확대하는 것이 전략의 또 다른 핵심이다.

델 파워플렉스는 VM웨어, 뉴타닉스와 같은 독립 환경뿐만 아니라 레드햇 오픈시프트(Red Hat OpenShift)와 같은 가상화 환경, 쿠버네티스(Kubernetes)와 같은 컨테이너 환경, 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인 ‘오픈스택(OpenStack)’, 그리고 리눅스·윈도우·AIX OS 기반의 베어메탈 환경까지 모두 지원한다. 즉 기업 내 시스템들이 각각 다른 가상화 환경을 사용하더라도 스토리지는 ‘델 파워플렉스’ 하나만으로 통합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동수 전무는 “이들 환경을 하나의 데이터 플랫폼에서 사용하기를 원하는 고객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으며, 특히 최소 구성에서도 고성능을 제공하고 스케일 아웃(Scale-out) 방식으로 성능, 용량, 대역폭을 선형적으로 확장할 수 있어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면서 “가상화 솔루션에 독립적인 HCI 및 분리형 인프라 ‘델 파워플렉스’를 활용하면 비용 효율성을 챙길 수 있으며, 특히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가상화 솔루션을 변경할 시에도 인프라 투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델 테크놀로지스 안동수 전무는 “‘델 파워플렉스’를 활용하면 비용 효율성을 챙길 수 있으며, 특히 높은 비용을 요구하는 가상화 솔루션을 변경할 시에도 인프라 투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토리지 기술력으로 HCI 단점 혁신

델 파워플렉스는 가상화 소프트웨어 종속성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써 뿐만 아니라, 기존 HCI가 가진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많다.

기존 HCI는 간편한 설치와 관리가 장점이긴 했지만, 역설적으로 고객들은 제한적이고 복잡한, 비효율적인 인프라 구조를 지적했다.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그리고 소프트웨어까지 하나의 제품으로 통합된 구조 탓에 스토리지만 추가 도입하고 싶어도 서버 자원까지 함께 확장해야만 했다. 반대로 서버만 확장하고 싶은데 아직 여유가 있는 스토리지 용량만 늘어난 경우도 있었다.

고성능 워크로드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혔다. 이는 SDS 기술의 한계로 인한 것으로, HCI 노드를 추가했을 때 스토리지 성능이 선형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문제와 함께 압축 및 중복제거 등 기술을 사용할 경우 성능 저하가 발생하는 등 이슈가 있었다. 이 때문에 HCI는 고성능을 요하는 핵심 업무에는 채택되지 못하고 주로 VDI나 사내 소규모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에 사용됐다. 뿐만 아니라 이런 단점은 결국 소규모 클러스터로 구축된 시스템들이 쉽게 사일로(Silo)화 되는 문제까지 이어졌다.

분리형 인프라는 이런 문제들을 개선할 수 있다. 스토리지뿐만 아니라 컴퓨팅 및 네트워킹 자원들을 소프트웨어 기술 기반으로 통합 관리하면서도 하드웨어는 독립적으로 확장 가능하다. 특히 델 파워플렉스는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델의 SDS 솔루션을 활용하므로 고성능 워크로드까지 수용 가능해진다. 안동수 전무는 “일반적으로 SDS에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와 같은 핵심 시스템을 올리는 것을 꺼린다. 성능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외장 스토리지를 구축하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델 파워플렉스’는 해외에서 DB 구축용으로도 많이 제안되고, 실제 사례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델 파워플렉스’ 기반의 차세대 HCI는 스토리지 성능뿐만 아니라 컴퓨팅 자원의 활용도까지 높일 수 있다. 데이터 관리 부하가 델 파워플렉스로 이전되므로 컴퓨팅 자원은 VM 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델은 파워플렉스가 멀티 하이퍼바이저는 물론 베어메탈까지 폭넓은 환경을 지원하는 ‘만능(Universal) SDS’임을 강조한다. 먼저 VM웨어 ‘v스피어(vSphere)’와의 긴밀한 결합은 이미 10여 년간 이어져 왔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VM웨어의 엔드유저컴퓨팅(EUC) 사업부가 독립한 옴니사(Omnissa)와의 소프트웨어 궁합 역시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델은 최근 뉴타닉스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이제 뉴타닉스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하는 환경에서 외장 스토리지로 델 파워플렉스를 최초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뉴타닉스의 검증된 하이퍼바이저 및 관리 기능을 사용하면서 델의 고성능, 고가용성 스토리지 옵션의 선택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선택지 확대는 최근 VM웨어에 대한 불만이 높은 가운데 뉴타닉스가 공격적인 행보를 결정하면서 가능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환경 지원하는 확실한 대안”

가상화 종속성을 탈피할 수 있으며, 고성능·고가용성의 델 스토리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파워플렉스를 이미 도입해 사용 중인 기업들은 현재도 통합의 이점을 적극 누리고 있다. 미국의 한 대형 은행 고객사는 기존 7개 데이터센터를 4개로 통합하면서 인프라를 델 파워플렉스 기반으로 통합하고 있다. DB를 사용하는 기존 핵심 중요 업무와 데이터 분석 및 가상화 환경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업무에 파워플렉스를 표준 인프라로 채택, 대체하고 있다. 성능과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굳건하다는 의미다.

국내 고객사 중에서는 델 파워플렉스를 랙 단위로 3개 건물에 나눠 배치하면서도 단일 스토리지 클러스터로 구성해 가용성과 데이터 안정성을 높인 대기업 사례도 있다. 이 기업은 내부 업무용 클라우드 시스템을 위한 스토리지로 델 파워플렉스를 사용하고 있다.

안동수 전무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가상화 환경을 일시에 걷어내고 다른 솔루션으로 전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고객들이 다양한 선택지를 모색하고 있고, 앞으로도 다양한 가상화 솔루션들의 채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다양한 환경을 모두 지원하는 스토리지 측면의 확실한 대안이 바로 델 파워플렉스다”라고 강조하면서 “델 파워플렉스는 DB를 포함한 데이터센터의 모든 미션 크리티컬 업무에 대응할 수 있고, 개방형 생태계(Open Ecosystem)를 수용하며, 다양한 가상화 환경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유니버설(Universal) 인프라 솔루션”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