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급했으면”…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텐트까지 동원하는 메타
[아이티데일리]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14일, 메타가 AI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파격적인 방식을 동원해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발표했다.
저커버그가 발표한 데이터센터는 5기가와트 이상의 대용량 전력을 필요로 한다. 페이스북과 스레드에 올려진 그의 게시물에는 거대한 직선 블록의 데이터센터 이미지가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저커버그의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 정체는 저커버그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났다. 더인포메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저커버그는 메타가 수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텐트를 활용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텐트는 허리케인에도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력한 보안과 내구성을 요구하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텐트를 활용한다는 발상은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텐트까지 동원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현실은 빅테크들이 얼마나 AI 비즈니스에 사활을 걸고 있는가를 알려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저커버그는 인터뷰에서 "메타는 데이터센터를 혁신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강력한 인프라 팀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콘크리트 건물을 짓기 위해 걸리는 4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방수 텐트를 짓고 그 안에 네트워크와 GPU 클러스터를 더 빠르게 구축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를 시급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었음을 저커버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메타는 이를 보도한 패스트컴퍼니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현재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에 건설 중인 수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중 최소 한 곳에 텐트가 설치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패스트컴퍼니에 따르면 ‘신속 배치 구조물’이라고 불리는 이 텐트는 버섯 모양의 경사 지붕이 있는 알루미늄 하부 구조로 지지되는, 구멍이 뚫리지 않고 방수 처리된 직물로 만들어진 긴 직사각형 건축물이다.
프로메테우스로 명명된 메타의 오하이오 데이터센터는 이미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 단지다. 이곳에서는 서버 텐트 건설을 통해 컴퓨팅 용량이 추가되고 있다. 메타는 이 시설이 2026년까지 1기가와트 전력 이상의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 및 반도체 연구 기업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에 따르면, 이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AI 교육 클러스터 중 하나다. 메타는 이곳에 텐트 구조물 데이터센터를 통해 필요한 컴퓨팅 용량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메타는 루이지애나주 리치랜드 패리시에 또 다른 수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도 건설하고 있다. 하이페리온이라는 이름의 이 데이터센터는 2030년까지 2기가와트 규모로 확대되며, 향후에는 5기가와트까지 확장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아직 텐트를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
메타 홈페이지 게시글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데이터센터 건설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규모는 매우 크다. 데이터센터는 11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총 136만 평방미터가 넘는 규모다. 부지 면적은 약 7.6평방킬로미터로 데이터센터 확장에 충분한 공간이다.
메타가 짓는 데이터센터의 얼마 정도가 텐트로 구성될지는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오픈AI, 알파벳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중심 기업들의 AI 전쟁이 가열되는 상황이고 메타 역시 그 전선에 참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AI 전쟁의 와중에서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빨리 대규모로 확보하는가는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메타와 저커버그는 내구성보다는 신속성을 중요하다고 판단해 텐트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