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C 인프라①] ‘물 만난 AI 데이터센터’, 수랭식으로 전력 효율 높인다

2030년 세계 전력 소비 945TWh 육박 전망…냉각 방식 전환 필요성 제고

2025-07-15     성원영 기자

[아이티데일리] 인공지능(AI) 모델 고도화에 따른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열처리 방식으로 수랭식(액체 냉각, Liquid Cooling)이 각광받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열처리 방식으로 수랭식(액체 냉각, Liquid Cooling)이 각광받고 있다.(사진:픽사베이)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945테라와트시(T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국내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IDC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5년 4,461메가와트(㎿)에서 2028년 6,175㎿로 약 1.4배 증가, 연평균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AI 모델의 규모 확대로 데이터센터 또한 고집적화가 진행되면서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수랭식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지난해 최대소비전력 120㎾에 달하는 슈퍼컴퓨터 시스템 ‘GB200 NVL72’를 발표하며, 초고집적 GPU 시스템의 냉각을 위해 수랭식을 권장한 바 있다.

고집적 랙(Rack) 대응코자 냉각 방식 변화

기존 데이터센터의 열처리 방식은 공랭식이 일반적이었다. 공랭식은 기계식 냉각기가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켜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지난 2020년까지 데이터센터에 2.2킬로와트(kW)의 저집적 랙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공랭식으로 대응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30~50㎾의 고집적랙이 등장하며 수랭식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수랭식은 로우 쿨링(Row Cooling)과 랙 기반 리얼 도어 쿨링(Rear Door Cooling) 방식으로 구분된다. 고집적 랙 사이에 냉각 유닛을 설치해 서버에서 발생한 열을 직접 흡수하고, 냉각수 분배 장치(CDU)를 통해 냉수를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기존 서버 환경에 비교적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리얼도어 쿨링은 랙 후면 도어에 열 교환 유닛을 장착해 더운 공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바로 열 교환을 통해 찬 공기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두 방식다 전용 서버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4월 열린 KT클라우드 서밋 2025에서는 차세대 냉각 시스템으로 다이렉트 투 칩 쿨링(D2C) 방식과 액침 냉각(Immersion Cooling) 방식이 소개됐다. D2C는 서버에 콜드 플레이트 설치해 냉수가 직접 들어가서 냉각하는 방식이다. KT클라우드 DC전력기술팀 정상수 발표자는 “이 방식의 경우 차세대 시스템 중 가장 빠르게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액침 냉각 방식은 특수 액체에 서버를 담구는 간단한 방식이며,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 방식은 액체가 직접 순환해 냉각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 방식은 액체가 직접 순환하는 게 아니라, 더워진 액체가 기체로 기화해 상부로 올라가면 차가운 배관에 닿아 찬 액체로 액화해 떨어져 냉하는 방식이다. 모두 전력사용효율(PUE) 1.0 이하가 가능해 효과적인 방식이나 전용 서버가 필요하다.

국내도 ‘수랭식’ 도입 본격화

국내에서도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랭식 인프라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KT클라우드는 올해 하반기 개소 예정인 가산 데이터센터의 GPU 전용 구역에 수랭식 냉각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KT클라우드 관계자는 “액침 냉각 방식도 도입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5월 LG유플러스의 초대형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평촌2센터’에 CDU를 공급했다고 발표했다. 발열량이 많은 AI 서버 환경에서 CDU 성능을 테스트하며 AIDC 맞춤형 액체 냉각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수랭식 인프라 도입이 기존 시설 리모델링보다는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랭식 시스템은 초기 구축 비용과 전환 시 공사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기존 데이터센터의 냉각 방식을 전환하기보다는 신규 구축되는 GPU 전용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도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