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우수기업연구소 20곳 선정…업계 ‘지원 범위 확대’ 한 목소리
CSAP·CC 인증, 조달 연계 등 실질 지원 필요성 제기… 인력난도 여전
[아이티데일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가 2025년도 상반기 우수기업부설연구소(이하 우수기업연구소) 공모‧심사 결과, 20개 기업부설연구소를 우수기업연구소로 지정했다. 선정 기업에는 연구개발(R&D)사업 참여시 우대 등 여러 혜택이 제공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해당 제도의 지원 범위가 R&D사업에 한정돼 제품 인증 및 사업화 등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부설연구소를 R&D 사업 핵심 허브로”
‘우수기업연구소 지정제도’는 기업 연구개발의 핵심 기반인 기업부설연구소의 성장을 견인하고, 우수 사례 확산을 통해 민간 연구개발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마련됐다.
기업부설연구소는 매년 R&D 역량진단을 의무적으로 작성해 과기정통부로 제출해야 한다. 해당 보고서에는 R&D 투자 현황, 운영 방식, 기술 사업화 현황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다.
우수기업연구소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R&D 역량진단 결과 상위 30% 이내에 속해야 하며, 과기정통부의 자가진단 절차를 거쳐 일정 점수를 충족해야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후 발표심사, 현장심사, 종합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이 이뤄진다.
선정된 연구소는 3년간 지정 자격이 유지되며 △지정서와 현판 수여 △국가 R&D 사업 참여 우대 △병역지정업체 가점 등 여러 혜택이 제공된다. 이 중 국가 R&D 사업 우대의 경우, 과제에 따라 주로 참여 심사 시 0.5~1점 정도의 가점이 부여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술력 기반의 연구소 지정…이노그리드·모니터랩 선정
올해 상반기 선정된 주요 기업을 살펴보면 먼저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 전문 기업 이노그리드(대표 김명진)가 있다. 이노그리드는 자체 연구소인 ‘㈜이노그리드 클라우드컴퓨팅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100건이 넘는 특허와 GS인증, 보안기능확인서,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등 다수의 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이노그리드는 최근 10년간 약 200억 원 규모의 정부 R&D 과제를 수주하며, 차세대 클라우드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에는 ‘AI 반도체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및 최적화 기술 개발’ 과제에 참여기업으로 선정돼 오는 2029년까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보안 전문 기업 모니터랩(대표 이광후)도 우수기업연구소로 지정됐다. 모니터랩은 프록시 기술을 중심으로 어플라이언스 보안 솔루션 사업을 진행해왔다. 2016년도부터는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보안 기술 개발에 착수해, 풀스택 네트워크 보안 플랫폼 ‘아이온클라우드(AIONCLOUD)’를 출시했다. 아이온클라우드는 프록시 기술, 시큐어 웹 게이트웨이(SWG) 등 웹 보안 기술들이 통합된 보안 서비스 에지(SSE) 플랫폼이다.
모니터랩 관계자는 “아이온클라우드를 중심으로 그동안 쌓아온 기술 개발 성과가 이번 우수기업연구소 지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원 범위 제한적…우수제품 지정제도 좋은 예시”
과기정통부는 우수기업연구소 지정제도에 대해 “우수기업연구소로 지정되면 공공 R&D사업에서 가점을 받아 원활히 채택되도록 해, 기업부설연구소가 R&D 허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지원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반응이다. 현재는 국가 R&D 과제 참여시 가점 부여 등의 혜택이 제공되고 있으나,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이나 정보보호제품 평가・인증(CC 평가・인증)과 같은 기술 인증 심사에서도 가점을 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우수기업연구소로 지정된 기업이 개발한 솔루션이 국가 인증을 추진할 때 일부 비용을 지원하는 등의 실질적인 지원이 추가된다면 제도의 효과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D 외에 솔루션 판매 등 사업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표적인 예시로 조달청의 우수제품 지정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조달물자의 품질 향상을 위해 중소기업 및 초기 중견기업이 생산한 제품(소프트웨어 포함) 중 기술‧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우수제품으로 지정하는 제도다. 우수제품에 선정되면 해당 제품을 우선 구매토록 관련기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등에 협조요청이 진행된다. 또한 전시회개최, 카탈로그 및 팸플릿 발간, 인터넷 게재 등 홍보도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수기업연구소에서 개발한 제품이나 솔루션도 이처럼 공공 프로젝트나 조달 사업에 연계될 수 있다면 보다 해당 제도가 더욱 실질적인 지원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겪는 주요 애로사항으로 자금 조달과 우수 인력 수급 문제를 꼽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은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대응할 수 있지만 인력 수급 문제는 기업 차원에서 해결이 어렵다”며 “정부가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지원책도 함께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