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까지 반도체 생산의 3분의 1, 구리 공급 차질 위험 직면할 수도
PwC 보고서, “기후 변화로 반도체 산업용 구리 공급량 32% 위협받아” 2050년까지 위험은 42~58%까지 크게 증가 주요인은 가뭄…모든 반도체 생산국 위험 회피 불가
[아이티데일리] 컨설팅 회사인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기후 변화로 인해 2035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의 구리 공급의 32%가 위협받아 현재 수준의 4배에 도달하게 되며, 2050년에는 그 비율이 42~58%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그 요약본을 주요 미디어에 배포했다. 이 소식은 CNN,CNBC, 로이터 등 외신들도 비중있게 보도했다.
보고서는 구리 공급의 위기로 젠 세계반도체 생산국 모두가 영향을 받을 것이며, 위험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구리 공급 위기를 부르는 핵심 위험 요인은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이다. 가뭄으로 인한 구리 정제 공정 차질이 타격을 입히며, 어떠한 반도체 생산 지역도 예외가 없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는 이미 물 부족 문제로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PwC에 따르면, 2035년까지 반도체 산업에 구리를 공급하는 17개국 대부분이 가뭄 위험에 처할 전망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발생했던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는 자동차 산업을 마비시킨 바 있다. 당시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장 폐쇄 또는 조업단축이 겹쳐 공급망이 무너졌다.
TSMC 등 고기술 파운드리 업계는 고성능 정보기기용 반도체를 제조 공급하느라 상대적으로 저기술인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할 수 없었다. 낮은 기술의 파운드리 기업들도 코로나19로 인해 조업을 이어가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뿐만 아니라 반도체에 의존하는 여러 산업의 생산라인이 멈추기도 했다. PwC의 프로젝트 책임자 글렌 범은 보고서 요약글에서 미국 상무부 자료를 인용해 “이 사태로 미국 경제는 GDP 성장률 1%포인트, 독일은 2.4%포인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PwC는 최근의 구리 생산 위기로 인해 중국, 호주, 페루, 브라질, 미국, 콩고민주공화국, 멕시코, 잠비아, 몽골 등 주요 구리 생산국 모두가 영향을 받을 것이며, 세계 어느 반도체 생산 지역도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구리는 모든 반도체 내부의 수십억 개 회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필수 금속이다. 반도체 칩 내부는 물론 다수의 반도체로 구성되는 보드(예컨대 컴퓨터 메인 보드, GPO 보드 등)도 마찬가지다. 구리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구리를 대신할 수 있는 소재가 없다.
PwC는 기후 변화에 대응한 소재 혁신과, 위기의 영향을 받는 국가들에서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가 이뤄지지 않는 한, 구리 공급 위험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각국 구리 공급의 절반 가량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데, 이는 전 세계가 탄소 배출을 얼마나 빨리 줄이느냐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는 위협 요인이다”라고 강조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더라도 현재로서는 기후 변화와 기상 이변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칠레와 페루 등 핵심 구리 생산국들은 광산 운영 효율을 높이고 해수 담수화 시설을 구축하는 등 수자원 확보에 앞장서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가 바다 접근성이 낮은 국가들에는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현재 칠레 구리 생산의 약 25%가 차질 위험에 있으며, 이 수치는 향후 10년 내에 75%까지, 2050년까지는 90~100%로 치솟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