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시대는 갔다”…제품 생산에서 마케팅까지, AI로 돈 번다
챗GPT로 PDF제작물 상품화, 5개월간 9억 매출 기록 사례도 얼굴 알리지 않고 AI 통해 지식을 디지털 자산으로 변환해 수익 올려
[아이티데일리] 생성형 AI는 직업과 일의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이제는 사람들의 수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굳이 직장을 구하거나 기업을 운영하지 않고 생성형 AI 도구를 이용하는 것만으로 거액의 수입을 올리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술 전문 리포터 콜라월레 새뮤얼 아데바요는 패스트컴퍼니, 포브스, 벤처비트, IT프로투데이 등 다수의 매체와 자신의 SNS 채널을 통해 AI 등 기술 관련 기고를 이어가는 작가다. 아데바요가 포브스지를 통해 얼굴을 알리지 않아도, 직장인이 아니어도, AI로 큰 수입을 올리는 사례를 발굴해 ‘AI를 이용한 익명 창업’의 유망함을 강조했다.
27세(2024년 기준)의 그레고리 쿡(Gregory Cook)은 이미 여러 차례 창업에 도전,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 인물이었다. 몇 년 전, 그는 42명의 직원을 둔 디지털 에이전시를 운영하며 영국 전역에서 고객들의 웹사이트를 디자인해 성공을 거두었다. 매출은 많았지만 그는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렸다. 주말마다 진행되는 회의, 저녁 식사 중에도 응대해야 하는 고객 등 모두가 부담이었다. 결국 그는 회사를 접었다.
쿡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다시 창업에 나섰다. 그는 챗GPT와 캔바(Canva: AI 활용 디자인 도구)를 활용해 간단한 PDF를 만들고, 제품 홍보부터 구매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여 온라인에서 판매했다. 쿡은 줌(Zoom) 미팅이나 자신이 직접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지 않고도 2025년 초 창업한 후 5월까지 약 7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생성형 AI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창출하면서, 대중적인 이미지나 개인 브랜드 없이 활동하는 익명의 디지털 창업가들이 늘고 있다. 쿡도 그 중 한 명이다. 이런 크리에이터 모델을 ‘페이스리스 오토메이션(faceless automation)’이라고 부른다. 쿡은 이를 ‘AI 자산 농장(AI Asset Farming)’이라는 용어로 부른다. 영상에 직접 등장하지 않고, AI를 통해 지식을 수익화 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파병군인이었던 영국의 애슐리 켐프(Ashley Kemp)는 수년간 다양한 창업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조용히 디지털 제품으로 ‘제휴 마케팅 가이드북’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모두 AI 도구로 제작됐고, 아바타 생성기를 이용한 짧은 영상으로 홍보되었다. 출시 3개월이 지나면서 월 1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들의 행보는 인플루언서 중심 경제와 정반대의 경로를 보여주고 있다. 블로그, 유튜브, SNS 등에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 없이 조용히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레딧(Reddit)의 '패시브 인컴(Passive Income)' 포럼이나 유튜브 자동화 커뮤니티에서는 AI로 만든 영상, 템플릿, 틱톡 채널 등으로 수천 달러의 부수입을 올리는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보통 챗GPT, 캔바, 톰 등을 활용해 전자책, 스크립트, 프레젠테이션 등을 제작하고, 이를 검로드나 스탠 스토어 등과 같은 플랫폼에 업로드하며, 신테시아 등의 플랫폼에서 생성된 AI 아바타로 짧은 홍보 영상을 만들어 유입을 유도한다. 인플루언서 없이 성장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크리에이터 경제가 2027년까지 4,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기존 인플루언서 방식이 아닌 AI 기반의 자동화 콘텐츠가 주축이 되는 모델이다. 또, 리서치앤드마켓은 디지털 교육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8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비즈니스의 또 다른 매력은 초기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도구는 무료이거나 월 30달러 이하이고, 별도의 투자자나 팀도 필요 없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에 접어들어 직업과 창업이 재정의되고 있는 모습이다. 2023년 테크 업계에서만 26만 명이 해고됐다. 4,300만 명의 미국인이 학자금 대출을 안고 있는데, 대졸자의 52%는 취업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을 AI가 바꾸고 있다. 특히 개인이 혼자서 일하고 창업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미국 내 업무 시간의 30%가 자동화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 모델이 모두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모델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할지, 혹은 플랫폼 정책 변화에 취약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분명한 한 가지는 AI가 창업의 문턱을 낮추고, 창의적인 일의 의미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의 창업은 투자자 프레젠테이션과 제품 데모,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도전이었다. 벤처캐피탈을 찾아 기술과 시제품을 설명하고 그들을 설득시켜 투자를 받아내는 부단의 노력이 필요했다. 투자를 받아도 그들의 간섭을 피할 길이 없었다.
그러나 AI 시대를 맞이한 새로운 디지털 워커에게 창업은 더 이상 수많은 팔로워나 사무실, 팀이 필요한 일이 아니다. 아이디어와 인터넷 연결, 그리고 AI 도구만 있으면 누구나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그것으로 수익을 창출하느냐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