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데이터 라벨링’ 사업 확장…스케일AI 공백 ‘틈새 파고들기’ 전략

30개국 이상에서 사업 전개하며 LLM 시장 공략 수만 명의 작업자 및 50개 이상 기업 고객 확보

2025-06-26     조민수 기자
사진=우버

[아이티데일리] 데이터 라벨링 대기업 스케일AI가 메타에 49%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데이터 라벨링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스케일AI와 협력했던 오픈AI나 구글 등이 스케일AI와의 관계를 단절하거나 협업을 종료할 움직임을 부이면서다. 스케일AI가 유지했던 공급망에 균열이 생기면서 그 틈새를 파고들려는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승차 공유 부문 최대 기업인 우버(Uber)가 그 틈을 타고 데이터 라벨링 사업을 전면에 부각시키며 대대적인 영업 확장에 나섰다. 우버는 지난주 이를 공식 발표하고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로 게재했으며, 포브스, CNBC 등 다수의 언론이 이를 보도했다.

홈페이지 게시글에 따르면 우버는 지난해 말 AI 분야를 위한 데이터 라벨링 사업을 새로이 출범시켰다. 우버는 자사의 역량이 데이터 라벨링 분야에서 부상하고 있는 소규모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최근 메타는 스케일AI의 지분 49%를 약 143억 달러에 인수했고 이 소식은 거의 모든 언론이 헤드라인으로 다루었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큰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스케일AI와 긴밀하게 협력했던 오픈AI는 협력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고, 구글 또한 그 뒤를 따를 계획이다. 이로 인해 여러 경쟁 기업들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업체가 우버다. 우버는 지난해 11월 AI 모델 학습을 지원하는 데이터 라벨링 부서 ‘우버 AI 솔루션즈’를 출범시켰다. 스케일AI 공급망에 틈새가 벌어지면서 우버가 신규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버의 데이터 라벨링 사업 책임자 메가 예사도카는 포브스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버는 오랜 기간 세계 각국에서 승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승차 공유 비즈니스 경험을 통해 온디맨드(주문형 서비스) 플랫폼 사업의 최강자 입지를 다졌다. 이는 현재의 AI 및 디지털 태스크 시장에도 잘 맞는다”고 밝혔다.

우버는 게시글을 통해 “AI 관련 데이터 라벨링 서비스를 글로벌 규모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고객에게 음성, 영상, 이미지, 텍스트 등 다양한 형태의 즉시 사용 가능한 데이터셋을 제공할 예정이며, 사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 라벨링 관리 플랫폼과 클릭워커(우버 승차 공유 차량 운전자, 일반적으로는 작업자를 의미) 계약 시스템도 외부에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고객이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도 제공할 계획이다.

우버는 데이터 라벨링 작업의 자동화를 통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이 원하는 데이터 작업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그 내용을 기반으로 시스템이 클릭워커에게 자동으로 작업을 배정하고, 워크플로우와 품질 관리까지 실행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수작업을 최소화하고 작업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우버는 데이터 라벨링 사업을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운영하고 있다. 사업을 출범할 당시에는 미국, 캐나다, 인도 등 5개국에서 시작했으나 이후 빠르게 확장했다. 클릭워커 수는 올해 초보다 거의 두 배로 증가했으며, STEM, 코딩,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만 명이 활동 중이다.

일부 숙련된 클릭워커는 하루 3~4시간 작업하며, 작업 복잡도에 따라 시급은 최소 20달러에서 최대 200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우버의 설명이다. 현재 자율주행 기업 오로라, 포켓몬 고 개발사 나이앤틱 등 50개 이상의 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데이터 라벨링 분야는 현재 메르코어, 튜링, 인비저블 테크놀로지 등 여러 스타트업들이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우버는 이들대부분이 소규모이며 벤처 자본에 의존한다고 지적하며, 우버는 연매출 44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와 풍부한 자원을 통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케일AI 측도 우버의 시장 진입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데이터 라벨링은 잘 분류되고 정제된 데이터를 통해 LLM(대규모언어모델)에 데이터셋을 제공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 작업에서 고급 기술을 요구하는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버의 사업 경험은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