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알토, 테너블, F5 등 글로벌 보안 기업 ‘AI 보안’ 스타트업 속속 인수
자체 개발보다 검증된 AI 스타트업 인수로 빠르게 역량 확보
[아이티데일리] 2025년 들어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보안’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다수 인수하며 발 빠르게 혁신에 나서고 있다.
외신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글로벌 보안 업계에서는 1월 45건, 2월 28건, 3월 23건, 4월 31건, 5월 42건 등 매월 20~40건의 M&A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의 프로텍트 AI(Protect AI) 인수(약 5~7억 달러), 테너블(Tenable)의 에이펙스 시큐리티(Apex Security) 인수(1억 5백만 달러) 등과 같이 보안 분야 스타트업들이 만족할 만한 딜(deal)들이 잇따르면서 AI 보안에 대한 투자 업계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팔로알토, 5~7억 달러에 프로텍트 AI 인수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4월 28일(현지시각) 시애틀 소재 AI 보안 스타트업 프로텍트 AI를 인수하기 위한 확정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5~7억 달러(한화 약 5700억~95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팔로알토의 회계연도 2026년 1분기(2025년 8월 1일~10월 31일) 내로 거래를 완료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설립된 프로텍트 AI는 AI 및 머신러닝 애플리케이션 보안을 전문으로 하며, 2024년 시리즈 B 라운드에서 6천만 달러를 조달해 기업가치 4억 달러를 인정받았다.
테너블, 1억 5백만 달러에 에이펙스 인수
테너블은 5월 29일(현지시각) AI 공격 표면 보안 혁신 기업 에이펙스 시큐리티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1억 5백만 달러(한화 약 1,400억 원) 이상으로, 2025년 2분기 내 거래를 완료하고 하반기에는 통합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2023년 설립된 에이펙스는 오픈AI 샘 올트먼(Samuel H. Altman) CEO, 허깅페이스 클레망 들랑그(Clement Delangue) CEO 등이 엔젤 투자자로 참여하고 세쿼이아 캐피털과 인덱스 벤처스가 주도한 시드 라운드에서 700만 달러를 조달했다.
테너블의 마크 서먼드(Mark Thurmond) 공동 CEO는 “에이펙스는 보안팀이 AI 생성 노출을 사전에 줄이는 데 필요한 가시성, 맥락, 제어를 제공한다”며 “테너블 원 플랫폼에 강력한 추가 기능이 될 것이며 우리의 선제적 사이버 보안 접근법에 완벽하게 맞는다”고 평가했다.
F5, 플레치 인수 완료
애플리케이션 보안 및 전송 기업 F5는 6월 2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소재 AI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플레치(Fletch) 인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설립된 플레치의 직원 15명 중 13명이 F5에 합류했으며,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플레치는 트루 벤처스(True Ventures)가 주도한 시리즈 A 라운드에서 1,25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총 2,840만 달러 이상의 외부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F5의 쿠날 아난드(Kunal Anand) 최고혁신책임자는 “플레치의 에이전틱 AI 기능을 우리 플랫폼에 추가하면 팀이 위협에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더욱 심층적인 통찰력, 실시간 위협 인텔리전스, 사전 보안 권장 사항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지능형 AI 네이티브 보안을 위한 큰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AI 보안 기술 필요성 급증, 인수로 빠른 역량 확보
2025년 상반기 사이버 보안 시장의 활발한 M&A 움직임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이 사이버 공격에도 본격 활용되면서 AI 특화 보안 기술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모건 스탠리는 AI 기반 사이버 보안 제품 시장이 2030년까지 1,350억 달러(한화 약 18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한 보안 기업 대표이사는 “AI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보안 업체들이 자체 개발보다는 검증된 AI 보안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빠르게 역량을 확보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며 “국내에는 M&A가 아직 활성화돼 있지 않지만, 해외는 향후에도 보안 분야, 특히 AI 보안 관련 M&A 활동이 활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