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유럽 AI 자립 돕는다…소버린 LLM, 엑사급 슈퍼컴 등 공개
개발자 컨퍼런스 ‘엔비디아 GTC 파리(GTC Paris)’ 성료
[아이티데일리] AI 컴퓨팅 기술 분야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NVIDIA)가 유럽의 AI 기술 자립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과 기술 협력에 나섰다. 엔비디아는 현지시간 10일부터 12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2025(Viva Technology 2025)’의 개발자 컨퍼런스 ‘엔비디아 GTC 파리(GTC Paris)’에서 최신 기술을 대거 공개하고, 유럽 전역의 모델 개발사 및 클라우드 제공업체들과의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11일 엔비디아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AI는 이제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 잡았으며, ‘인텔리전스 인프라(Intelligence Infrastructure)’로서 각국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설에서 유럽이 AI 생태계를 자립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어떤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지 집중 조명하며, 엔비디아의 전략적 비전을 공유했다.
유럽형 ‘소버린 LLM’ 구축 협력 본격화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소버린(Sovereign) 대규모언어모델(LLM) 구축이다. 소버린 LLM은 특정 국가나 지역이 자국의 언어, 문화, 법적 규제를 반영해 독립적으로 개발·운영하는 AI 모델로, 데이터 주권과 기술 자립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LLM 최적화 기술인 ‘네모트론(Nemotron)’을 기반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센터(BSC), 스웨덴 국립 슈퍼컴퓨팅 학술 인프라(NAISS) 등과 공동으로 소버린 모델 개발을 진행한다.
모델 사후 훈련과 추론은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NCPs)의 유럽 내 AI 인프라에서 진행된다. 유럽 기업들은 AI 검색 엔진 ‘퍼플렉시티(Perplexity)’에서 해당 모델들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엔비디아 DGX 클라우드 랩톤(NVIDIA DGX Cloud Lepton)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의 신규 통합 기능을 통해 자국 내 NCP 인프라에서 소버린 모델을 미세 조정할 수 있다.
엔비디아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유럽의 다양성은 창의성과 혁신의 원동력”이라며 “엔비디아는 유럽의 모델 개발사와 클라우드 제공업체들과 함께 현지에서 인텔리전스가 개발되고 제공되는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럽이 AI 시대에 번창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지역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유럽 최초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주피터’ 선봬
엔비디아가 그레이스 호퍼(Grace Hopper) 플랫폼 기반의 ‘주피터(JUPITER)’ 슈퍼컴퓨터를 공개했다. 주피터는 유럽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차순위 시스템 대비 고성능 컴퓨팅(HPC)과 AI 워크로드에서 2배 이상 빠른 성능을 구현한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주피터는 이른 시일 내 초당 1경의 FP64 연산을 실행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 최초의 엑사스케일(Exascale) 슈퍼컴퓨터가 될 예정이다. 기후 모델링, 양자 연구, 구조 생물학, 전산 공학, 천체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규모 AI 모델의 시뮬레이션, 훈련, 추론을 가속화한다.
젠슨 황 CEO는 “율리히(Jülich), 에비덴(Eviden)과의 협업을 통해 유럽 최고의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도적인 연구자, 산업, 기관이 인류의 지식을 확장하고 혁신을 가속화하며 국가 발전을 주도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유럽 각국의 기업과 연구기관들은 과학적 발견과 기술 혁신을 더욱 빠르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컴퓨팅, 전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젠슨 황 CEO는 11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통해 “양자컴퓨팅은 전환점에 다다르고 있다”며 “우리는 양자 컴퓨터를 활용해 흥미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는 자사 최신 시스템인 ‘GB200 NVL72’가 양자 컴퓨팅의 유용성을 강화할 수 있는 선도적인 아키텍처라고 강조했다. 현재 엔비디아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양자 컴퓨팅 워크로드는 △더 우수한 양자 알고리즘 개발 △저노이즈 큐비트 설계 △양자 훈련 데이터 생성 △하이브리드 애플리케이션 탐색 △양자 오류 수정 등 총 5가지다.
GB200 NVL72은 기존 CPU 대비 최대 4,000배 빠른 연산 성능을 제공하며, AI 기반 제어와 디코딩 알고리즘 처리 등 복잡한 워크로드를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다. 양자 오류 수정에 필요한 디코딩 알고리즘은 기존 컴퓨팅 하드웨어에서 실행된다. 이는 큐비트 오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 매초 테라바이트(TB) 규모의 데이터 처리가 수반된다. 엔비디아는 GB200 NVL72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디코딩 알고리즘을 실행하는 데 500배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