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국내 서버 시장 매출 5조 돌파…전년비 72.7% ↑
한국IDC 조사…생성형 AI 확산으로 GPU 성장, x86 서버 시장 확대
[아이티데일리] 지난해 국내 서버 시장이 2023년 대비 72.7% 성장세를 보이며 5조 1,425억 원 매출 규모를 기록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급격한 확산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서버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다는 점과 x86 서버 전환 확대가 국내 서버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IDC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국내 서버 시장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CPU에서 GPU로 재편되는 국내 서버 시장
한국IDC는 이번 서버 시장 성장세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GPU 서버를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성형 AI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대규모 AI 모델의 학습 및 추론에 최적화된 GPU 서버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 판매 가격(ASP)이 높은 8 GPU 서버 시장이 커지면서 이와 함께 국내 서버 시장은 2023년 26.2%에서 2024년 45%까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8 GPU 서버란 최대 8개의 고성능 GPU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서버다. 대규모 병렬 연산이 필요한 작업과 AI·딥러닝 분야에 특화됐다. 한국IDC 엔터프라이즈 인프라 시장 리서치 담당 김민철 수석 연구원은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 생성형 AI 트레이닝이 증가하면서 8 GPU 서버 시장이 함께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존 서버 인프라가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병렬 연산에 강한 GPU가 AI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서버 시장을 주도하는 추세다. 김 수석 연구원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가 고성능 GPU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생태계까지 아우르며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기업들은 이에 맞춰 AI 인프라를 엔비디아 GPU 중심으로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분간 GPU가 서버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서버 가격에서 GPU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에서 서버를 도입할 때 CPU보다 어떤 GPU를 사용하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x86 서버 시장 4조 7,215억 원 규모…75.6% 성장
x86 서버 시장의 성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x86 서버 시장은 전년 대비 75.6% 대폭 성장해 4조 7,215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IDC는 국내 서버 시장에서 x86 서버는 90%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며, 엔터프라이즈 인프라 구성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등 현재 서버 시장의 주류 아키텍처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 연구원은 “많은 대기업들이 기존 non-x86 서버에서 x86 서버로 전환하고 있다”며 “클라우드나 가상화 환경 대부분이 x86 서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x86 서버에서 다양한 워크로드를 운영하는 것이 범용성 및 경제성 면에서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x86 서버가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모든 분야에서 전환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일부 금융권 및 공공·국방 등 민감한 시스템에서는 non-x86 서버 도입이 유지되고 있다. 한국IDC는 이들 시스템의 경우 전환에 따른 기술적 리스크, 복잡한 마이그레이션 과정 등을 이유로 쉽게 대체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x86서버가 서버 시장에서 대세지만, 특정 산업 분야에서는 여전히 non-x86 서버가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며, 이러한 양상은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김 수석 연구원은 서버 인프라의 기술적 전환과 함께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흐름으로 AI 인프라에 대한 기업의 투자 확대를 꼽았다. 그는 “최근 많은 기업의 IT 예산이 AI 및 생성형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GPU 도입에 집중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AI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기존 IT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투자”라며 “특히 노후화된 장비의 교체, 운영 중인 시스템에 대한 기술 지원 및 안정성 확보는 전체 IT 환경의 신뢰성과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AI 중심의 예산 편성과 더불어 기존 장비에 대한 점검과 교체, 유지보수에도 균형 잡힌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