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고객 경험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에이전틱 인터넷’ 개념 구체화
개인 맞춤형 추천과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해 새로운 가능성 제시 구매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 AI로 자동화
[아이티데일리]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현재, 소비자들은 여전히 복잡하고 단절된 온라인 쇼핑에 의존하고 있다. 검색에서부터 비교, 구매까지의 여정은 수많은 웹사이트를 넘나들고, 가격과 리뷰를 확인하며, 탭을 열고 닫는 반복 작업으로 이어진다.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 면에서는 대체로 저렴하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는 즐거움보다 피로와 불안을 먼저 느끼는 경우가 많다.
최근 실시된 세계경제포럼(WEF)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의 75%가 이렇게 ‘분절된 구매 여정’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의 가장 큰 요인은 ‘결정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특히 무엇을, 어디서, 얼마에 사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 부담이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는 복잡한 선택 과정을 단순화하고, 개인 맞춤형 추천과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AI는 각기 다른 소비자의 니즈에 다각도로 대응할 수 있다. 어떤 이에게는 적절한 제품을 추천해 주는 역할이, 또 다른 이에게는 가격을 비교하고 최저가를 찾아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배송 속도를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최적의 물류 경로를 제시하는 기능이 핵심이 된다.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의 과제는 이처럼 다양한 소비자 유형 각각에게 맞춤화된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때 중심에 서는 것이 바로 ‘AI 에이전트’라고 WEF는 어젠다를 통해 제안하고 있다.
어젠다에 따르면 AI 에이전트는 소비자의 의사결정 방식에 혁신을 불러온다. 가상의 전문가를 예로 들어 보자, 기술 스펙에 정통한 조지, 쿠폰 획득과 가격 협상에 능한 조슬린, 빠른 배송을 보장하는 물류 전문가 스티브가 협력해 소비자에게 최적의 제품을 제시하고, 구매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해 준다면, 이는 기존의 쇼핑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식이 된다.
이러한 비전은 ‘에이전틱 인터넷’이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된다. 이는 여러 AI 도구들이 상호 연결되어 검색, 비교, 구매, 사후관리 등 복잡한 과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시간과 인지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에이전틱 인터넷 시대의 도래는 기업의 고객 경험 전략에도 큰 변화를 요구한다. 검색창이나 무한 스크롤, 웹사이트 중심의 UX는 점차 자리를 잃고, 소비자는 자신의 ‘디지털 컨시어지’ 역할을 하는 AI 에이전트를 통해 기업의 AI와 소통하게 된다.
WEF 조사에 따르면 2030년까지 55% 이상의 소비자 구매 행위가 AI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은 지금부터 새로운 AI 인터페이스와 시스템을 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WEF는 앞으로 기업이 고민해야 할 핵심 요소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AI 에이전트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소비자들은 여러 개의 AI 도구를 따로 조작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즉 ‘통합된 슈퍼 에이전트’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둘째, 고객 경험은 에이전틱 인터넷 시대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다. 소비자의 AI 에이전트가 기업의 AI 에이전트와 협력해 정보를 수집하고 자동으로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새로운 AI 기반 생태계에서 브랜드의 존재감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큰 문제다. 기업의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소비자의 AI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실시간 데이터와 백엔드 시스템을 연결해 매끄러운 거래를 지원해야 한다.
이제 고객 경험의 주도권은 소비자와 그들의 AI 에이전트에게 넘어가고 있다. 이에 발맞춰 기업들도 빠르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AI 시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