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UPS·듀오링고 등 AI 대체해 인건비 절감
[아이티데일리] AI로 인해 기업 임직원들에게 그리 달갑지 않은 직장 환경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AI와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융합하면서 업무 효율화, 경비 절감,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를 활용하는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근로자들이 AI로 대체되어 정리해고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기업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정리해고를 포함한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용 형태가 비교적 유연한 선진국과 다른 한국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AI를 이용한 일자리 대체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기업은 자칫 대외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한국 경제의 딜레마이다.
포브스지가 UPS 등 글로벌 대기업 5사를 찾아 이들의 AI 적용 상황과 근로자 변동 현황을 조사해 전했다.
핀테크 기업 클라나(Klarna), 물류 서비스 글로벌 기업 UPS, 글로벌 어학 학습 서비스 듀오링고(Duolingo), 재무 관리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인튜이트(Intuit),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Cisco) 등으로, 조사 결과 이들 기업은, 다수의 종업원을 해고하고 AI나 자동화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를 보면 기술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긴 하지만 고용 안정성에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경제적 하방 압력이나 인플레이션, 변동성이 큰 주가 등의 요소에 따라 기업들은 경영의 슬림화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인간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앞으로 감소할 것이다. 투자자들이 AI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AI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클라나
후불결제(BNPL) 서비스 핀테크 기업인 클라나는 2022년 전 세계 종업원 수의 약 10%에 해당하는 1000명 이상의 감원을 발표해 큰 화제를 모았다. 그 후 회사는 AI를 중심으로 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고객 응대 서비스, 결제의 처리, 사업 운영의 최적화 부문에 AI를 접목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2023년에는 오픈AI와 제휴했고 2024년 2월 AI 어시스턴트를 발표했다.
회사가 도입한 AI 어시스턴트는 700명의 정규직원에 해당하는 업무량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세바스찬 시미아트코스키 클라나 CEO는 AI를 이용한 챗봇과 자동화된 시스템이 고객 질문에 대한 답변과 환불 절차 등 과거 인간이 맡았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공언해 왔다.
클라나는 생성형 AI를 업무에 도입해 서비스 규모를 확대하면서도 운영 비용은 삭감한다는 목표다. 회사의 고객 응대 상당 부분은 현재 AI가 담당하고 있다.
◇ UPS
UPS는 지난 4월 말, 2만 명의 인원 감축을 발표했다. 이는 이 회사의 116년 역사상 가장 큰 인력 정리였다.
회사의 캐롤 토메 CEO는 기계학습을 포함한 새로운 기술이 이 같은 대규모 인력 감축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는 가격 책정을 위한 전문가가 필요했다면, 현재는 영업팀 전용의 견적서 작성 등의 작업을 신기술로 자동화하고 있다.
UPS는 다만, AI가 직접적으로 인간 노동자 모두를 대체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에서는 AI 도구를 채택해 물류의 효율성 향상, 배송 루트의 최적화, 고객 대응의 효율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자동화가 근로자 감축 가능성을 시사한다.
◇ 듀오링고
인기 외국어 학습 앱을 제공하는 듀오링고는 'AI 퍼스트'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AI로 대응할 수 있는 작업에 대해서는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을 단계적으로 해지한다는 것이 골자다다.
링크트인에 공개된 회사 CEO의 메일에는 AI가 콘텐츠 작성이나 인사 평가, 채용을 주도하는 미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듀오링고는 업무 위탁계약의 10%를 해지하겠다면서, 그 이유로 “콘텐츠 작성에 AI를 이용한다”는 전략 전환을 들었다. 회사는 이 결단에 AI가 영향을 준 것을 공식 인정했다. 앱이 제공하는 교재를 10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하는 등의 작업도 이제 자동화 시스템이 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듀오링고는 정리해고된 정규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AI 주도의 콘텐츠 작성으로 전환하고 인간 번역 의존도를 낮출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과거 자동화와는 무관하다고 여겨졌던 창작 업메에서까지도 AI를 채용하는 추세다.
◇ 인튜이트
터보택스(TurboTax), 퀵북스(QuickBooks) 등의 솔루션을 공급하는 재무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인튜이트도 2024년 약 1800명의 종업원을 해고하고 이로 인해 출어드는 경비를 AI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경영진은 자사의 장래 전략에 AI는 불가결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객 지원, 데이터 분석, 세무 신고 프로세스의 자동화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근로자를 AI 도구로 대체함으로써 효율화를 진행하고 급속히 진화하는 핀테크 부문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 시스코
시스코는 2024년 전체 직원의 7%인 5900여명을 정리해고할 계획을 밝혔다. 이는 AI와 사이버 보안 같은 성장률이 높은 분야로의 전략적 방향 전환의 일환이다. 회사는 자사의 네트워크 솔루션에 AI 통합을 가속하고 있다. 여기에는 네트워크 관리의 예측 분석, 고객 지원 시스템의 자동화 등이 포함된다.
시스코의 정리해고 계획은 새롭게 탄력받고 있는 기술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다. 네트워크 감시나 문제해결 등의 작업에 AI 도구를 도입하고 있다. 자동화에 의해 일부 일자리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스코의 사례 역시 인간 종업원 수를 줄이고 AI로 대체하는 기술 업계의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