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꾼 부자 지도…포브스 2025년 억만장자 순위에 AI 분야 거물 대거 진입

2025-05-14     조민수 기자
AI가 창출하는 비즈니스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세계 억만장자 지도도 바뀌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포브스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 ‘세계 부호 순위’에서는 하이테크 업계 중에서도 특히 AI 분야 억만장자들의 진입 또는 부상이 두드러졌다. 2022년 챗GPT가 등장한 이후 AI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었고, 투자자들의 열광과 최첨단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탄생으로 새로운 부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포브스는 이들 AI 신흥 부호들을 별도로 분석해 전했다.

2021년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떠난 7명의 전 직원들은 앤트로픽을 설립해 사업을 급속히 확장시켰고, 올해 3월 기업가치 615억 달러 평가를 받으며 35억 달러를 조달해 전원이 억만장자가 됐다. 중국의 기업가이자 딥시크의 공동 창업자인 량원펑은 회사가 아직 큰 수익을 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보유 자산이 10억 달러를 초과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번역 서비스 기업 트랜스퍼펙트의 창업자 필 쇼, 언어 학습 앱 듀오링고의 공동 창업자 루이스 폰 안, 상하이의 게임 개발사 페이퍼게임즈의 창업자 야오룬하오 역시 AI를 활용한 혁신을 통해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방산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기업가로는 지난해 5월 펀딩 당시 평가액이 약 140억 달러에 이른 스케일AI의 공동 창업자 알렉산더 왕이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미국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하고, 군사 계획 및 작전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는 썬더포지(Thunderforg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AI 연구 및 운영에는 막대한 컴퓨팅 파워가 요구되기 때문에, 이를 제공하는 기업도 크게 성장헸다. 이 분야의 대표적 사례는 코어위브로 소규모 스타트업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도 고객이다. 이 회사의 3명의 공동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 1명도 새로운 억만장자가 되었다.

아래는 주목할 만한 AI 분야의 기술 억만장자들이다. 표기된 자산은 3월 7일 기준 주가와 평가액에 따른 것이다.

◇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 중국, 10억 달러)
중국의 기업가 량원펑이 설립한 AI 기업 딥시크가 1월 발표한 최신 LLM 모델은 오픈AI의 챗GPT에 필적하는 성능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구현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2015년 대학 동창 2명과 함께 공동 설립한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수익 일부로 딥시크를 창업했으며, 외부 자금은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미국, 11억 달러)
인도 첸나이 출신 순다르 피차이는 2019년부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CEO를 맡고 있다. 알파벳 주식의 0.02%만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 1년간 주가가 약 30%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처음으로 억만장자가 되었다. 그 배경에는 구글이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2.0을 출시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 루이스 폰 안 (듀오링고 공동 창업자 겸 CEO, 미국, 11억 달러)
아랍어부터 이디시어까지 40개 이상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앱 듀오링고는 세계적으로 매달 1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중미 과테말라의 편모 가정에서 태어난 루이스 폰 안은 미국으로 건너가 듀크대학과 카네기멜론대학에서 공부했다. 온라인 인증 시스템 CAPTCHA의 발명자로도 알려진 그는 회사의 현 CTO 세버린 해커와 함께 2011년 듀오링고를 공동 창업했다. 해커 역시 11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미국, 12억 달러)
챗GPT의 경쟁 모델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은 지난 3월 615억 달러의 평가를 받아 35억 달러를 조달했다. CEO 다리오 아모데이는 여동생 다니엘라와 전 오픈AI 동료 5명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이 멤버들(다니엘라 아모데이, 톰 브라운, 잭 클라크, 재러드 카플란, 샘 맥컨드리시, 크리스토퍼 올라)도 모두 각각 12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억만장자다. 클라크는 전 블룸버그 기자였으며 카플란은 이론물리학 교수다.

◇ 야오룬하오 (페이퍼게임즈 창업자, 중국, 13억 달러)

야오룬하오가 창업한 상하이의 게임 개발사 페이퍼게임즈가 만든, AI와 음성 인식을 활용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사랑과 심해‘는 월 600만 명이 플레이하고 있다. 2013년 설립된 이 회사의 연간 매출은 약 8억 5000만 달러에 이른다. 야오는 어린 시절부터 열정적인 게이머였고, 현재의 아내와 함께 모바일 패션 게임을 개발한 경험도 있다.

◇ 필 쇼 (트랜스퍼펙트 공동 창업자, 미국, 18억 달러)

AI 기반 번역 서비스 기업 트랜스퍼펙트의 CEO 필 쇼는 1992년 뉴욕대학교 기숙사에서 당시 연인이자 공동 CEO였던 파트너와 회사를 창업했다. 이후 3년 이상의 소송 끝에 2018년 법원이 그녀의 지분을 필 쇼가 사들일 수 있도록 판결했다. 2024년 매출은 13억 달러이며, 마이크로소프트와 미 법무부 등이 고객이다.

◇ 조 론즈데일(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미국, 20억 달러)

피터 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회장의 오랜 측근이자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진 조 론즈데일은 2003년 틸과 공동 창업한 팔란티어의 주가가 지난 1년간 225% 상승하며 억만장자가 되었다. 2012년 공동 창업한 정부 예산 관리 도구 ‘OpenGov’는 2024년 18억 달러 규모의 거래로 콕스 엔터프라이즈에 매각됐다.

◇ 알렉산더 왕 (스케일 AI 창업자, 미국, 20억 달러)
알렉산더 왕은 28세로, 세계에서 가장 어린 자수성가 억만장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17세에 풀타임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했고, MIT에 진학했지만 19세에 중퇴하고 Y콤비네이터를 거쳐 스케일 AI를 창업했다. AI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 라벨링을 다루는 이 회사는 2024년 5월 140억 달러 평가를 받고 10억 달러를 조달했다.

◇ 마이클 인트레이터 (코어위브 공동 창업자 겸 CEO, 미국, 31억 달러)
코어위브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AI를 제공하는 회사다. 상품 트레이더 출신 마이클 인트레이터 등이 공동 창업한 회사는 AI 붐 이전인 2017년부터 암호화폐 채굴용으로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를 대량 확보해 왔다. 이후 2019년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자체 GPU 서버가 없는 기업에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 모델로 전환했다. 2024년 5월에는 190억 달러 평가로 11억 달러를 조달했고, 2025년 3월 나스닥에 상장해 첫날 시가총액이 230억 달러를 기록했다. 공동 창업자 3명 모두 억만장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