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리포트 3] AI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는 중국 클라우드 기업 현황

테크프론티어 한상기 대표 · (전) 카이스트, 세종대학교 교수 · (전) 다음 커뮤니케이션 CSO · (전)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미디어서비스 사업팀 인터넷그룹장 · AGI의 시대’,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저자

2025-04-04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한상기 대표

[아이티데일리] 중국의 주요 클라우드 기업 즉 알리바바, 화웨이, 텐센트는 2024년 3분기 기준으로 중국 시장에서 각각 36%, 19%, 15%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3개 업체가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알리바바가 4% 수준이며 나머지는 모두 1%에 머물고 있다.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2025년 9,128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마켓앤마켓은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약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시장 역시 AI 통합 등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기는 하지만 성장률 8%로 글로벌 시장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AI 관련 서비스는 다르다.

알리바바의 AI 서비스는 분기에 200%씩 성장하고 있으며, 화웨이 역시 팡구(Pangu) 5.0 파운데이션 모델 발표 이후 13%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텐센트는 AI 모델로 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1억 개의 공짜 토큰을 제공하고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바이두 AI 클라우드, 텐센트 클라우드, 화웨이 클라우드를 포함한 중국의 주요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은 모두 딥시크의 AI 모델을 자사 플랫폼에 통합했다. 중국 클라우드 기업에게 AI는 또 다른 성장 동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알리바바는 처음으로 멕시코에 데이터 센터를 구축했다. 이는 첫 라틴 아메리카 진출로 이를 통해 멕시코 지역 회사와 개발자들에게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멕시코 데이터센터 구축은 알리바바가 2월 중순에 태국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운영 시작한 지 6일 만에 발표한 것이다. 태국에 구축한 첫 번째 데이터센터는 2022년이며, 이후에 아시아에서 데이터센터를 늘리겠다는 발표를 했다.

알리바바는 이제 29개 리전에 87개의 존을 갖고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해외 리전과 존이 있는 국가

알리바바는 향후 3년 동안 클라우드와 AI 하드웨어 인프라에 523억 달러에 해당하는 3,800억 위안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클라우드에서 딥시크를 제공하겠다고 했으며 자체 모델 그룹인 큐웬 시리즈를 오픈 소스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GPT-4나 클로드 3.5 소넷, 딥시크-V3 같은 사전 학습 기반 모델을 능가하는 Qwen-2.5-맥스를 발표했다. 이는 20조 개의 토큰으로 학습한 모델로 SFT(지도 미세 조정), RLHF (사용자 피드백을 통한 강화학습), 대규모 전문가 혼합 모델(MoE) 방식으로 구현했다. Qwen-2.5-맥스는 API로 접근하며 알리바바 클라우드 모델 스튜디오 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다. Qwen의 API는 오픈AI의 API와 호환되기 때문에 오픈AI API 사용 관행을 따른다.

알리바바의 큐웬 시리즈는 대규모 언어 비전 모델인 Qwen-VL, 대규모 언어 오디오 모델인 Qwen-Audio, 코딩 모델인 Qwen-Coder, 수학적 모델인 Qwen-Math, 추론 모델인 QwQ-32B를 포함하고 있다. 이 중 QwQ-32B는 32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모델로, DeepSeek-R1과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 이 모델은 대규모 언어 모델의 지능을 강화하기 위해 강화 학습(RL)을 활용했으며, Qwen-2.5-32B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딥시크-R1의 열풍이 부는 가운데 알리바바는 뛰어난 모델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모델 스튜디오 개념도

2위 기업인 화웨이는 모델아츠(ModelArts)라는 AI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엔드투엔드 모델 개발 파이프라인, 비용 효율이 좋은 AI 컴퓨트, 초거대 규모의 학습 등 고신뢰성을 자랑하고 있다.

화웨이의 모델아츠 아키텍처

화웨이는 판구(Pangu)라는 멀티모달 LLM을 자체 개발해 제공하는데 최초 버전은 2023년 7월에 나왔다. 이후 2024년 6월 화웨이 개발자 컨퍼런스(HDC)에서 5.0이 발표됐다. 이 모델은 시각적 모델, 예측 모델, 판구 자연어 모델, 다중 스타일 모델, 과학적 컴퓨팅 모델을 포함해 다양한 매개변수와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판구는 매개변수 규모에 따라 다음과 같은 4개의 시리즈가 제공된다.

  • E 시리즈: 10억 개의 매개변수 수준을 갖춘 휴대폰, 태블릿, PC 및 기타 장치에서 스마트 앱을 지원한다.
  • P 시리즈: 100억 개의 매개변수 레벨을 보유하고 있으며 저지연 및 저비용 추론 조건에 적합하다.
  • U 시리즈: 이 라인은 1,350억 및 2,300억 매개변수의 두 가지 변형으로 제공한다. 둘 다 복잡한 작업을 관리할 수 있으며 대형 모델의 기반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 S 시리즈: 조 단위의 매개변수를 포함하고 있으며, 크로스 도메인이나 멀티태스킹 등 AI 기술 관련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
     

화웨이는 또한 업계 최초의 STCG(space-time controllable generation) 기술을 새로운 모델에 통합했는데 이는 시공간 기반의 효과적인 콘텐츠 생성을 위한 것이다. 특히 자율 주행, 산업 생산, 건설 등과 같은 여러 시나리오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자율 주행 분야에서 실제 도로 환경을 생생하게 구현하는 다양한 주행 시나리오를 생성할 수 있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부터 예측할 수 없는 도로 환경, 사고 및 급격한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 등을 담은 영상을 생성해 자동차 기업이 자율 주행 시스템을 더욱 효율적으로 학습시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24년에 화웨이는 판구 모델을 30여 개 산업에 배치했고 교육, 금융, 의료 연구, 정부 업무, 석탄 채굴, 철강, 철도, 자율 주행 등 400개 이상의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클라우드 시장 3위에 있는 텐센트는 AI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해외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첫 번째 중동 데이터 센터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향후 수년 동안 인프라 건설에 총 1억 5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글로벌 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텐센트 클라우드 인터내셔널 중동 및 북아프리카 담당 부사장인 후 단(Hu Dan)은 새로운 데이터 센터가 디지털 미디어 및 스트리밍, 비디오 게임, e스포츠, 전자상거래, 관광, 금융 서비스, 통신을 포함한 주요 분야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디지털 혁신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에는 AI 개발과 인프라를 강화하면서 2025년에 자본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자본 지출이 매출 대비 10% 초반대에 이를 것이라고 했지만 2024년 자본 지출이 1년 전 34억 달러에서 107억 달러로 급증하여 총매출의 12%에 도달한 점을 생각하면 2024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4분기에 AI 이니셔티브에 390억 위안(54억 달러)을 지출한 것을 보면 AI에 대한 의지는 강하다.

그러나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2025년 자본 지출에 1,500억 위안 이상을 책정했다고 보도하면서 주로 AI 개발과 컴퓨팅 성능에 집중할 것이라고 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는 없다.

텐센트 역시 딥시크-R1을 능가하는 논증형 AI 모델을 개발했는데, 3월 22일에 훈유안(Hunyuan) T1이라는 모델을 오픈 소스로 공개했다.

딥시크와 마찬가지로 합성 데이터를 활용한 강화학습으로 성능을 높였는데, 딥시크 R1과는 일부 벤치마크에서 앞서거나 대등한 수준을 보였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특이한 점은 트랜스포머 아키텍처와 맘바(Mamba)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인데, 하이브리드 방식은 메모리 사용량을 줄여 학습 및 추론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텐센트는 T1이 “긴 텍스트 정보를 캡처하는 기능을 보장하는 동시에 리소스 소비를 크게 줄인다”고 강조했으며 디코딩 속도가 2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딥시크-R1을 클라우드 플랫폼과 유안바오(Yuanbao) 챗봇에 통합해 자체 훈유안 모델과 함께 대안을 제공하고 있다.

딥시크 V3와 R1을 통해 AI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중국 정부는 모든 산업에 이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의 주요 클라우드 업체는 당연히 딥시크를 자체 AI 서비스 안에서 제공하게 되었다. 이 점은 그동안 AI 모델을 꾸준히 개발해 온 기업들로 하여금 딥시크 못지않은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하는 동인이 되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딥시크를 능가하거나 이에 필적하는 수준의 모델을 속속 공개하기도 했다.

오픈 소스를 앞세워 세계 AI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알리바바, 화웨이, 텐센트 등 중국 업체들은 모두 해외 데이터 센터 설립을 통해 하드웨어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딥시크로 중국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간 상황에서 해외 파트너를 확대하는 등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하나의 기술 혁신이 그 나라의 주요 기업에 새로운 사업 확장 기회를 제공하게 만든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